"정말 이걸로 괜찮아?"


"괜찮다니깐."



청하는 치치와 함께 평범한 뷔페에서 저녁을 함께 한다.



"그래. 네가 정 그렇다면야."


"이러고 있지 말고 음식 담으러 가자! 맛있는 거 많아 보이던데."


"그래."



청하와 치치는 뷔페에서 식사를 하며 서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참동안 혼란스럽고 고된일상 속에 드디어 찾아온 평화는 왠지 모르게 어색하기도 했지만 썩 나쁘지는 않았다.



"여기 꽤나 괜찮네?"


"그치? 먹을만 하지?"



그렇게 한참을 식사하고 있을 때였다.



"어? 탐정님?"


"응? 어?! 분명히... 그... 아! 동생 그렘린!"



청하는 우연히 전에 한스와 함께 수압 살인사건의 피해자였던 동생 그렘린을 만났다.



"아는 사람이야?"


"나랑 한스 선생님이 도와준 분이야."


"아."


"이야~ 이걸 또 여기서 보네요? 남편분은 잘 계시죠?"



청하의 질문에 동생 그렘린은 웃으며 즐겁게 음식을 답는 남편을 가리켰다.



"좋아지신 거 같아서 다행이네요."


"탐정님 덕분이에요. 탐정님 아니였으면 저흰 계속 언니에게..."


"뭘요~"


"언제 보답해야지 라고 다짐했는데 꽤 얼굴 뵙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걸 전해주지 못했고요."



동생 그렘린은 작은 상자 두개를 전해 주었다.



"이게 뭐죠?"


"아직 실험 단계지만 이 도구는 마물과 인간을 이어주고 서로를 신뢰하는 반응에 힘을 내 보호해주는 마도구 장비에요."



청하가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어여쁜 보석이 박힌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응? 색이 다르네요?"


"파란색은 인간이, 초록색은 마물소녀가 지니고 있는 거에요."


"오~"



청하는 파란색 목걸이를 목에 걸더니 초록색을 치치에게 건내주었다.



"어?"


"받아."


"난 왜?!"


"나도 뭐 이렇게 얻어먹기만 하는 건 좀 그래서... 그리고 아직 실험단계라곤 하지만 마물과 인간사이에 도움이 되 보이니까."


"...난..."


"아! 사심 없어! 그냥 우정의 증표로 가지고 있기라도 하라고~"


"...고마워."



치치는 내심 기쁘지만 티를 내지 않고 초록색 목거리를 목에 찼다.



"두분 어울리시는데... 혹시."


"아뇨! 그냥 그 뭐냐! 직장 동료에요!"



동생 그렘린의 질문에 치치가 얼굴을 붉히며 청하와의 사이를 부정한다.



"와... 이건 좀 아프다?"


"너도 마음에 든 여자 있다며!"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동생 그렘린 눈에는 연인사이처럼 보였지만 딱히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웃어 넘긴다.



"그래서? 정확히 무슨 반응을 일으켜요?"


"서로의 신뢰나 다른 긍정적인 감정이 반응하면 마물에게 없는 인간의 능력이 마물에게 일시적으로 부여되고 대상이 반대면 인간에게 마물의 힘이 적용되요."


"오~"



청하는 신기하다는 듯이 목걸이를 만지작거렸고 치치가 피식거리며 웃는다.



"나보다 힘도 약해보이는데..."


"난 너보다 더 똑똑하거든~"


"하여간 진코님 남편분 말대로 어른 되기는 한참 먼거 같네."


"에이~ 됐어! 먹기나 하자, 아! 동생분 정말로 고마워요."



청하의 감사인사에 동생 그렘린은 그들에게 인사를 건내고 남편에게 돌아갔다.


그렇게 어느정도 식사를 마치고 둘이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저기, 내가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뭔데?"


"마물과 인간의 정권이 바뀌어도 이런 범죄가 일어나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해서."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그냥... 믈랑의 정체가 인간이란 걸 알고 난 후에 혼란스럽더라... 모든 인간이 마물과의 공존을 받아들인 건 아니구나 해서."


"...인간만 그런 건 아니지, 와이트 파크 때를 봐."



시끄러운 뷔페에 그들만의 공간이 잡음을 없에 주는 듯 하다.



"난... 솔직히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찾고 엄마에게 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집을 나왔어, 마물과 떠서 뒤질 각오로 집을 나왔지만 막상 날 반긴건 서로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인간과 마물이었지."


"그래?"


"응, 근데 또 막상 와이트 파크 때나 믈랑을 보면... 모르가니아가 꾸미는 뭔지 모를 일을 생각하면 이게 또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엄마 말대로 아직 내가 세상 빛을 보긴 이른게 아니었나 하는 기분도 들고 그래."



청하는 괜히 커피잔은 만지작 거리며 치치에게 푸념을 풀어 논다.



"미안, 괜히 분위기만 망쳤네, 원래 한스 선생님에게 말할 거였는..."


"괜찮아. 당연한 거야."


"어?"



치치의 갑작스런 말에 청하는 당황한다.



"나도 내가 찾는 그 남자아이를 위해 강해지고 싶어서 기관요원이 된 거지만 일을 하면 할 수록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인간과 마물사이를 노리는 범죄에 몸도 마음도 성한 날이 없었거든, 이대로 포기하고 싶다 싶을 땐 내가 기관에 들어온 이유와 날 애타게 기다리는 그 남자를 생각하며 버텼어."


"이유와... 기다리는 사람..."


"나와 함께할 그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겸사겸사 인간과 마물도 모두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목표가 생겨 이렇게 버티고 있어."


"...그랬구나."



청하는 미지근한 커피를 단번에 들이마시며 자신의 뺨을 양손으로 힘껏 친다.



"갑자기 뭐야?!"


"나도 이럴게 아니라 정신 차리고 목표를 정하려고! 그럼... 난... 아! 탐정으로서 손이 닫지 않는 위협과 풀리지 않은 범죄를 해치워 나가는 거야! 내가 만날 그 여자를 위해서!"


"괜찮네!"



둘사이에 정적이 흘렀고 이내 서로를 빤히 처다보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아하하하!!"


"푸흡! 흐헤헤헤!"


"아~ 쯥, 이제 갈까?"


"그래."



청하와 치치는 뷔페를 나와 이제 해어질 시간이 되었다.







"고마워, 너 아니였으면 난 찌질이 처럼 질질짜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몰라."


"그렇게 고마우면 다음엔 네가 사는게 어때?"


"뭐? 목걸이 줬잖아!"


"그건 뷔페 산거에 대한 보답이라면서~ 히히히. 갈게~ 지령이 나오면 모르가니아가 있는 브라디울스에서 만나~"


"그래~"



그렇게 치치는 길을 건너 맞은 편으로 향했고 청하는 개운한 마음으로 그녀를 뒤로 하며 숙소로 향한다.



"음~ 뭐 어때! 진코님 남편분도 신뢰하는 애인데."



치치는 떠나는 청하에 뒷모습에 소리친다.



"탐정!!!"


"응?"



치치가 큰 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청하는 그녀를 돌아봤다.



"왜!!"


"내 이름!! 알려 줄 까?!!!"


"이름?!! 진짜?!!"


"응!!!"



본래 진코의 허락이 떨어지기 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밝혀선 안되지만 청하의 진실된 마음과 탐정으로서의 의지가 그녀의 마음을 열게 되어 드디어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되는 순간이 다가온다.



"내 이름은!!! 치..."



그 순간이었다.



"어? 기관 요원?"


"치... ㅊ...."



치치가 자신의 이름을 외치려 하는 순간 검은 로브를 입은 누군가 그녀를 지나쳤고 동시에 치치는...



"치.... ㅊ..."



"요원!! 야!!"



갑자기 목에 자신의 이름을 외치지 못했고 혈관이 베여 피를 흘리고 쓰러지게 된다.


그 모습을 본 청하는 황급히 그녀에게 달려간다.



"요원!! 정신차려! 야!!"


"ㅇ...ㅣ....르...ㅁ..."


"지금 이름이 문제가 아니잖아!! 시발!! 뭔데!! 어떤 새끼야!!!!"



청하는 그녀를 끌어 안으며 온몸이 피로 물들어 가는 체 분노했고 치치가 피를 계속 토하자 서둘러 긴급 치료기관을 불러 그녀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괜찮죠? 괜찮은 거죠?"


"골든타임은 맞추셨어요! 여기서 딱히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켄타우로스는 마차를 끌고 의료팀인 바실리스크가 치치의 부상을 석화해 출혈을 막아 다행히 숨은 붙어있다.


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여기서 늦으면 상태가 악화 될지도 모른다.



"뭐야! 비켜!!"


"무슨 일이죠?"



켄타우로스 앞에 검은 로브를 쓴 여성이 길을 막아선다.


치치를 습격한 녀석이다.


그녀는 손에 핏줄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힘을 주고는 그대로 자신에게 돌격해 오는 켄타우로스의 다리의 힘줄을 모조리 잘라버렸다.



"꺄아아악!!"


"으으으윽!!"



청하는 치치를 꼭 끌어안아 구르는 마차에서 버텨 간신히 바질리스크와 치치를 구조한다.



"하아, 하아... 야!! 너지!! 개 시발년아!!"


"......"



청하는 분노해 정체모를 그녀에게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역으로 반격당해 왼 다리가 부러지는 불상사가 생겨버렸다.



"크아아아악!!!"


"......"



고통에 쓰러져 몸부림 치는 청하, 그리고 슬쩍 올려다봐 보인 그녀의 모습에 정체를 확인하고는 충격에 빠진다.



"엄....마?"


"...이제 없네? 돌아 올 수 밖에 없지? 목표도 없잖니."



백택은 그렇게 청하를 떠났다.



"크으으윽!! 엄마! 왜 이렇게 까지 하는 거예요!! 왜!!!"



청하의 애타고 분노가 섞인 외침마저 무시하고 그대로 유유히 사라진 백택.



"크으으!! 으아아아아아!!!"



청하는 그렇게 울부짖고는 바로 치치와 치료기관 팀에게 다가간다.



"괜찮아요! 저기요!"


"저흰 괜찮습니다! 어서 환자분 엎고 병원으로 가세요! 50m 남짓입니다!"


"여러분은...!"


"저흰 치료팀입니다! 환자를 우선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원이 올 때 까지는 준비시간 까지 합하면 너무 늦어요! 서두르세요!"



그녀들의 각오에 청하는 눈을 질끈 감고 치치를 업고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며 병원으로 향한다.



-------------------------------------------------------------------------------------------------------------------------------------------------




몬붕이들 몬하~


뭔가 이번 연출은 정석적이면서도 너무 흔한 클리셰라 맘에 들지는 모르겠어ㅎㅎ


그래도 아직 챕터 2는 끝나지 않았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기 바래


내 글 아직도 계속 봐주는 몬붕이들 너무나도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