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때론 영화같기도 하다. 그리고 현실은 영화보다 때론 잔인하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 집에 없는 애비, 새끼들을 돌보다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와 모질이 여동생, 그리고 나.


 어머니는 죽으면서 약간의 돈과 집, 그리고 모질이 여동생과 쓸모없는 유언을 내게 유산으로 남기셨다. 


 '너희는 항상 서로를 돌봐야 해. 왜냐면 가족이니까. 

10년 후에 아버지가 오실테니 집을 잘 지키렴.

미안하구나. 못난 어미는 먼저 가마..'


 차라리 안 남겼으면 했다. 그럼 지랄맞은 상황은 덜했을테니까.


 "야, 집 잘 보고 있었냐? 뭐 이상한 거 없었고?"


 "으,응. 헤헤."


 ...짜증이 났다. 동생은 할 줄 아는 게 잘 웃는 거 말고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동생은 모질이었다.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는 걸 미숙아라 하던가.


 그래서 그런 지 몰라도 동생은 웃는 거 말고는 잘 할 줄 몰랐다. 어느날은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을 때였다. 잠시 화장실이 급해 용변을 보러 갔다. 부얶에 들어가자 바닥에 핏자국이 보였다. 


동생은 자기 손가락을 잡고 호호 불고만 있었다.


 "뭐해!"


 아마 돕겠다고 칼질을 했을 터인데 알 리가 있나. 빠르게 힐을 걸고 손가락 끝을 확인했다. 분명 아팠을 터인데 동생은 웃고만 있었다.


 "넌 안 아파?"


 "헤,헤, 아, 아빠, 아파."


 "아빠가 아니라 오빠라니까."


 동생은 항상 지금이나 전이나 똑같다. 항상 나를 아빠라 불렀고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모질이었다.


 뭐, 이런 지긋지긋한 일도 이제는 끝난다. 삯일을 하던 집에서 한 여성분이  조수를 구한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당연히 지원했다.


 사모님은 나하고 같은 백발의 30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조수를 왜 내 또래인 15,16살에서만 찾는 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난이 해결된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면접은 다행이 잘 끝났다.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내 사정을 듣고는 날 간택해주셨다. 덤으로 여동생은 근처의 좋은 보육원으로 보내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녀는 우리 집이 궁금하다고 하셨지만 난 부끄러웠기에 내일 만날 때에 보여드리기로 했다.


 여기까지가 오늘 오전 일과였다. 암튼 동생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말했다. 


 "암튼 이해했지?"


 동생은 가짜 뿔이 달린 후드를 뒤집어 쓴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베시시 웃어보였다. 바보같은 여동생. 굳이 헤어진다는 말은 안해도 되겠지. 


 "아, 맞아. 오늘 올만에 소고기 사왔다. 빨리 먹자."


 여동생은 내 옷소매를 잡더니 물었다.


 "아,아빠,도,도오 가, 가치, 가는, 거지?"


 "...응,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어차피 악연일 뿐이다. 이게 여동생에게도 좋고 나에게도 좋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주방으로 향하려 했다. 갑자기 여동생이 팔을 잡았다.


"가, 가치, 가, 가는, 거지?"


 잠깐 왜 이리 팔힘이ㅡ


"가, 같이, 가는, 거지?"


잠만, 팔 좀


"같이, 가는, 거지?"


"야, 팔 아ㅡ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사랑해.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 같이 가자. 오빠ㅡ"


 "어머, 이러다 당신 오빠 죽겠어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총 2화 완결임. 

몬무스는 다음화에 나올 꺼야. 웬디고 개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