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버섯을 캐다가 갑자기 거미줄에 묶여서 고치가 된 채로 끌려가는거지

나뭇잎 밟는 소리를 지나고 찰팍거리는 물소리를 지나고 동굴처럼 울리는 소리도 지나서 어딘가에 내동댕이 쳐지고 고치에서 풀려나는데

눈앞에 말로만 듣던 아라크네 여왕이 있는거지

사람을 잡아먹기로 유명한 폐쇄적인 종족이었기에 난 이제 죽었다 라고 벌벌 떠는 남자를 들어올리더니 침대에 눕히고 갑작스럽게 야스하는거야

강제로 동정을 빼앗기고 멍해진 남자를 뒤로 한채 여왕은 여기서 나가지 말라는 말을 무감정하게 말하고 나가는거야

남자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꽤나 넓고 고급진 방이었어

문을 슬쩍 열어보니 문 앞에는 경비병 아라크네가 서있었지

경비병은 나오시면 안됩니다 라고 말하면서 문을 닫았고 남자는 체념하고 침대에 뒹굴거리고 있었어

그러기를 수시간이 지나고 문이 열리더니 아라크네 한명이 고급진 식사를 들고 오는거야

평소라면 비싼 돈을 줘야할 음식을 받고 오히려 의심스러워서 처음엔 안먹으려 했지만 30분만에 어차피 탈출도 못한다며 먹는거지

배불리 먹고 누워있던중 자신을 여왕의 오랜 부관이라 소개한 아라크네가 여왕님이 부른다고 하는거야

부관 아라크네를 따라가니 싸늘한 표정의 여왕이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거지

잔뜩 쫄아버린 남자의 손을 강제로 끌고 침대에 눕히고는 야스 몇판을 후 남자를 껴안고 그대로 자는거야

그 후로 이런 일상이 패턴화 하는거지

하루의 대부분은 전용방에서 뒹굴거리다가 가져온 식사를 먹고 다시 뒹굴거리다가 밤이 되면 여왕의 방에 가서 야스하고 곁잠을 자는 일상

이런 일상에 완전히 익숙해져서 아라크네 시종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부탁하거나 시종과 잡담을 떨거나 하는거지

그러던 어느날 여왕이 잠시 한달동안 왕궁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그동안은 자신의 부관이 관리해줄 거라고 말하는거야

그렇게 여왕이 나가고 몇시간 후 부관이 방으로 들어오는데 분위기가 심상찮은거지

다짜고짜 거미줄로 남자를 속박하더니 여왕님은 이런 변변찮은 인간을 왜 잡아먹지않고 오랫동안 두시는지 이해 못하겠다며 입맛을 다시는 거야

네놈같은 인간은 어차피 다른 녀석으로 데려오면 된다며 체액을 빨아먹어 주겠다고 말하는거지

부관이 꽁꽁 묶일 남자의 목에 송곳니를 박아넣으려는 순간 부관의 목에 거미줄이 묶이며 뒤로 잡아당겨지고 순식간에 고치로 변해버려

고치 뒤에는 여왕이 서있던 거지

여왕은 부관에게 역시 이럴줄 알았다고 말하며 네놈은 지금 내가 건드리지 말라고한 남자를 건드린 명백한 반역자라고 말하는거야

고치가 된 부관은 이런 남자따위 또 데려오면 되는거 아니냐며 오랜 부관보다 저 인간이 더 중요하냐고 울부짖는거지

여왕은 아무말 없이 거미 다리로 고치를 꿰뚫었고 발버둥치던 고치는 이내 움직임이 멈춰버리는거야

여왕은 부관을 다시 뽑아야겠다며 중얼거리며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거야

그 사건 이후로 여왕의 방과 남자의 방을 하나로 합쳐서 하루의 대부분을 여왕과 남자가 함께 있는게 보고싶어

어느날은 평소의 아침식사와는 달리 완전 타버린데다가 잼도 쏟은듯이 과하게 발라진 토스트가 나와서 이건 뭐냐고 묻는 남자가 보고 싶어

시종 아라크네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여왕이 빨개진 얼굴로 급하게 뛰어와서는 당장 치우라고 말하는거지

그리고는 이걸 만든 주방장이 누구냐며 언성을 높히는데 시종이 어버버하다 대충 아무 주방장 이름이나 대며 장단을 맞추는거야

여왕은 침착하지 못한 목소리로 그러면 언젠간 그 주방장을 꾸짖어야겠구나 라며 애써 도도한 포즈를 하지만 손에 딸기잼이  덩그러니 묻어있는게 보고싶어



근데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사랑받는 장면이 별로 없네

아무튼 아라크네가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