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게임은 마이너한 장르다. 인싸들도 한 번 쯤은 해본적 있겠지만, 그걸 열심히 파는 게이머는 소수다. '모르면 맞아야 한다'와 '맞으면서 배운다'는 게임의 핵심 요소가 뉴비 입장에선 불합리하게 다가온다. 당연히 불합리를 극복하고 격투게임에 빠지는 사람은 극소수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극소수 중에서도 마이너한 게임들 도 있다. '몬소도 바서스'는 그런 마이너한 게임이다. 이곳의 캐릭터와 초보자를 배려한 원버튼 커맨드 시스탬이 마음에 들어 입문했다. 그런데 '조작'이 쉬운거지 '모르면 맞아야 한다'는 변한게 없었다. 젠장. 그래도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트레이닝룸-로비-패배-트레이닝룸을 반복했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게임이라 분명히 내 실력이 조금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인물들만 만나 패배는 계속되었고 게임에 대한 애정이 패배로 인한 불쾌감으로 바뀌려던 찰나-

'혹시 뉴비세요?'

란 체팅이 왔다.

'네. 이 게임 산지 10일 된 뉴비에요.'

'커맨드는 잘 넣으신데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지시는 것 같아요. 도와드릴까요?'

고인물이 친히 강의 해주시겠다는 거다. 정말로 좋았지만, 오늘은 컨디션이 떨어져 다음에 꼭 받고 싶다 하니까 디코에 초대해줬다.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가 게이저라는 걸 알았는데 딱히 신경쓰진 않았다. 나보다 연상이라 누나로 부르기로 했다. 생각보다 가까이 살아서 주말에 만나서 강의를 받기로 약속했다.


주말. 나는 그녀의 집으로 초대받았다. 게이저를 

"데오노라의 버진실드는 무적승룡기니까 구석에 몰렸을때 내질러. 다만 가드당하면 네가 불리니까 잘 생각하고 쓰는게 좋아."

수많은 눈들이 모니터속에 캐릭터를 주시하고 있다.

"데오노라의 장점은 장풍과 리치가 길다는 점에 있으니 거리를 유지해줘야해."

그 중 가장 큰 하나의 눈은 나를 보면서 신났다.

나도 그런 눈을 바라보는게 좋다.

"그 거리를 유지하는 건 어떻게 하는데요?"

"특수기에 텔레포트가 있잖아. 느린 돌진기는 그걸로 피하고 장풍을 날려. 아니면 다이브기술로 탈출하는 것도 괜찮지."

"그거 한번 보여주실 수 있어요?"

"알았어."

점프-아래-뒤 아래- 뒤. 손가락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런식으로 하는거야. 혹시 모르겠는거 있어?"

"그램린이랑 붙을때는 어떻게 해야해요? 셋업기술들을 뚧고 들어가질 못하겠어요."

"아. 그건 리플레이를 하나 보여줄게."

그녀가 키보드를 몇번 딱딱 거리고-

저 손놀림이 어딘가 야하다.

"아, 찾았다. 이거야. 내가 랭킹에서 찍은건데....응?"

저 눈. 저 아름다운눈. 저 우주의 초신성같은 눈이 나를 바라본다.

"아.....저....그래. 이제 사실대로 말할게."

잠깐 당황하던 눈이 이네 나를 바라본다.

"집으로 부른건 마안으로 매혹하려던거야."

판단이 흐려진다. 저 눈이 빛난다. 아아, 아름다운 시선이 나를 본다.

"왜...요?"

"그거야 네가 너무 야하니까. 구석에 몰리면 가드 굳히다가 잡기에 매번당하는게 야했어. 거기에 남자라고? 너무한거 아니야? 게임도, 다른 것도 전부 가르쳐 줄게."

그녀의 손이 내 옷으로 파고들었다.

그녀의 눈이 내 머릿속에 파고 들었다.

리플레이는 실행되지 않았지만-

"....여기 기분 좋지?"

플레이는 실행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