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쉬는날 저녁, 언제나 똑같이 부모님은 집을 나가고 집에 아무도 없을 한적한 상황, 한 남성 몬붕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집에 박혀서 절대 움직이지 않고 집에 쟁여 있는 라면을 먹으며 너무나 재밌게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띵동"



집에 초인종이 울렸다.




"아, 누구야. 재밌는 부분인데."



몬붕은 이밤중에 뭔 방문이야 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약간의 투정과 함께, 일단 하던 게임은 중지하고는 현관쪽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덜컥"



"누구세... 어??"



이런 평범하고 한적한 날에 누가 초인종을 눌렀는지 상판대기를 보고 따지려했던 몬붕은 현관을 열고 본 뒤 당황했다. 자신이 아는 것으로는 이 녀석이 우리집을 알지도, 올 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몬붕아.. 안녕. 나 사실.. 계속 너 좋아하고..있었..어.."



같은 반 학생인 쇼거스였다. 반에서 말도 없고 소심한 그런 아이다. 그런애가 갑자기 와서 이상한 소리를 한다니.



"응..? 에? 그게 무슨.."



"나한테 말 해주고 잘 대해주는데.. 매일매일 계속 보고.. 어디사는지.. 뭘 좋아하는지.. 누구에게 잘 해주는지.. ❤ 계속.. 나 받아줄 수 있어..?"



  쇼거스는 갑자기 몬붕에게 찾아와서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인 흐르는 타르가 핏줄처럼 꿀렁이는 촉수를 가진 모습으로 몬붕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타르 액체를 떨어뜨리며, 오로지 시선을 몬붕에게 고정하면서, 초점이 흔들리는 동공으로 바라봤다. 진심이었다.



"어.. 아.."



  너무나 갑작스럽고 상상하지 못한 내용이라 몬붕은 잠시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잠시 뜻을 곱씹어보던 몬붕은 상황을 파악하더니 말을 꺼냈다.



"음.. 나는 괜찮은데.. 넌 내가 괜찮은 거 맞아? 나보다 더 좋고 멋진 사람도 있잖아.. "



  그 내용의 전재는 아무튼 수락이였다. 몬붕은 이런 쇼거스를 받아줬다. 학교에서 다른 마물 애들과 말은 잘 하고 다니지만 이런 고백은 처음이라 당황했을 뿐, 쇼거스가 싫진 않았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좋은 애들이 많다며 자신으로 괜찮냐고 하면서 다시금 되물었다. 



그러자 쇼거스는



"어.. 나 받아주는 거야? 나랑,, 나랑, 나랑.. 날 사랑해줄 수 있는거야?"



몬붕의 질문 따윈 무시하고 지 할 얘기를 했다. 



  몬붕은 또 한번 당황했지만 일단 저 말에 답했다.



"으음.. 어.. 그럴 수 있긴 하지..? 근데 진짜 괜찮--"



"진짜..!? 진짜지?? 몬붕아! 몬붕.. 하아..❤ 받아주지 않았으면.. 나 어떻게 됐을지 몰라.. 내 사랑..❤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어..어..?"



  몬붕의 질문 따윈 끊으면서, 끝까지 무시해버리고, 그저 몬붕이 받아줬다는 사실에 기뻐한 쇼거스였다. 



  쇼거스는 기쁨을 방출하듯, 온 몸을 바르르 떨면서 쇼거스의 풀린 눈이 야릇하게 변하였다. 그리고 뒤에 수틀리면 사용하려고 준비해둔 수 많은 촉수들도 정리하며 몬붕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몬붕은 그걸 보지 못했다만, 이번에 쇼거스는 몬붕에게 좀 더 다가가서 또 다시 무언가를 요구했다.



"근데.. 몬붕아,, 나 한 번만 널 꽉 안고 싶어.. 이제 우린 서로 연인이니까 그정돈 할 수 있지..?"



  그건 껴안고 싶다는 것이었다. 쇼거스는 몬붕에게 다가가, 껴안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음.."



  잠시 몬붕은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을 끝내고, 돌려서 지금은 이른것 같다, 라고 거절을 말하려는 순간, 쇼거스 모습을 보곤 몸이 얼어 멈칫한 뒤 답했다.



"어.. 어어 그럼!"



몬붕은 저 촉수가 축축하게 녹아 흐르는 모습을 보고 거절 할 수 없었다. 결국 둘은 꽈악 껴안게 됐다. 



"몬붕.. 히으..❤ 주인님.. ❤❤"



껴안는 중, 쇼거스는 몬붕이 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학교에 한 쇼거스가 있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 아무말도 없고 미동도 없는 아이였다. 또한 모습은 촉수가 주위로 맥박치듯 움직이고 검은 타르를 바닥과 책상에 흘리는.. 거기에 이런 기괴한 모습과 함께, 검보라색 타르 젤리 사이사이에는 눈이, 온 몸에 괴기한 꿈틀거림이 있는 아이였다.



  이런 쇼거스를 학교 애들이 볼 때 보인 반응은 항상 똑같았다. 쇼거스를 보며 '이상해, 위험해보여, 가까이 가지 말자' 등 안 좋은 생각들이었다. 어느 누구도 쇼거스를 보며 꺼림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모두들 쇼거스를 무시하고 없는셈쳤다. 



조별과제가 있어도 그녀만을 빼고하며, 무엇이든지 참여시켜주지 않았다. 왕따아닌 왕따를 행했다. 벽이 있는 듯 그녀 자리를 피해가는 것, 그녀 뒤에서 그녀욕을 하는 행동, 대놓고 쇼거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조별과제에서 하지도 않는다며 쇼거스를 빼달라고 선생님께 조르는 것, 침을 대놓고는 뱉지 못하니 쇼거스가 없는 날에 책상에 뱉거나 그곳에 쓰래기를 버리는 행동. 그외 등등.



쇼거스는 그 학교의 불가촉천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개학식날 새 학년이 되어 새로운 반이 정해졌을 때, 그곳의 한 남성이 쇼거스에게 다가갔다. 말 하는 것을 좋아해, 누구에게나 말을 걸 수 있는, 완전 쇼거스와 성격이 반대이며 친절한 남성인 몬붕이었다. 



몬붕은 애들과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이곳의 새로운 반장이되게 되어 다가가 묻게 됐다. 



뭐, 그냥 애들이랑 잘 지내고 매우 낙관적이며 친절하여 뽑히게 된 것인데


이런 그는 저 끝에 있는 쇼거스를 보고 처음에



"안녕?" 으로 시작해 자신이 누군지 말하고 쇼거스의 이름을 물었다. 



분명 몬붕도 재가 쇼거스란 것을 소문상 눈치채 알았지만 예의상 물어봤다. 그런데, 이런 몬붕에게 쇼거스는 처음으로 눈을 바라보더니 곧 말을 꺼냈다. 자신이 쇼거스라고 작게 말이다.



"어어. 쇼거스구나. 음.. 앞으로 같이 잘 지내볼래?"



  쇼거스라는 이름을 들은 몬붕은 방긋 웃으며 손을 내밀고 답해줬다. 모습이 어쨌든간에 뭐, 그는 상관 없었다. 그냥 혼자있어 보이고, 뭔가 반에서 말 거는 애들이 없어 보이길래, 그리고 일단 반장이 되었으니까 말을 걸 뿐이였다. 



  쇼거스는 이런 몬붕에게 처음으로 무표정이 아닌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응" 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엎드리던 몸을 일으켜 몬붕의 손도 잡았다. 후에 몬붕이 다른 애들한테 몬붕이 가버렸을 때에도, 몬붕을 지긋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계속 계속.



  그렇게, 이건 그 둘이 처음 만났던 날이었던 것이다.





  이후였다. 새로운 학년의 한 달 정도가 흘렀을 것이다.



  지금의 그 둘은 어느정도 친하게 지냈다. 다른 애들과는 일제히 단절된 쇼거스였지만 몬붕만큼은 그녀의 연결고리가 되었다. 몬붕에게는 쇼거스가 매일매일 바라보며, 묻는 말에 작게나마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중간중간 과제가 있을 때 쇼거스를 싫어하고 험담하던 아이에게 몬붕은.


"말도 안해보고 쇼거스가 할 지 안 할지 어떻게 알아?"

라고 맞받아치며 화내고 보호해줬고,




  재 이상해, 혐오스러워, 역겨워 등. 뒤에서 쇼거스를 향한 비난을 하는 아이들에겐,


"그렇게 비난할꺼면 직접하지그래?"

라며 꼽을 줬다.



  뭐, 몬붕의 이런행동이 정의로움, 쇼거스를 좋아한다, 이미지 관리등을 하는게 아니였다. 그냥 반장으로 뽑혀서 모든 친구들에게 '공평'하게 대하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힘, 지능, 그 외 어느 부분마다 조금씩이라도 마물에게 지는 인간의 특성상 강제적으로 주도하고, 막기란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꼽을 주거나, 쪽팔리게 하거나, 합리적인 내용을 전달함으로 어느정도 이런 조금있는 따돌림을 멈출 순 있었다. 



  이런걸 쇼거스가 원할지 안 원할지는 모르지만 몬붕은 그저 행동을 했다. 반장으로서 그냥 반에 따돌림 당하는 친구가 없었음 하며 말이다. 그리고 쇼거스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그녀와 조금씩 이야기하며 알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몬붕이 느끼기에 쇼거스는 그저 조용하고 내성적인 특이한 아이였다. 특이한 것이 몬붕에겐 나쁜뜻이 아니었다. 몬붕은 그냥 개성이 넘치는 것으로 느꼈다. 모습, 구조와 성질, 성격모두 낯설 뿐, 그냥 다른 마물처럼 예쁜 일반적인 학생이었다. 



그녀와 왠지모를 내적친밀감이 생기기도 했고 말이다. 



  이런식으로 몬붕이 쇼거스를 보호하는 듯한 느낌으로 계속 지내다보니 이상한 몬붕의 소문을 퍼트리는 아이들이 생겼다. 



분명 어느정도 애들과 완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몬붕이지만, 쇼거스랑 지낸다는 것이 조금 아이들 사이에선 소문이 돌기 충분했다. 그래서 몬붕은 가끔 별로 친하지 않은 애들에게 쇼거스와 같은 취급을 당하기도 하고, 양아치 무리가 괴롭히기도 했다. 



자주 일어났다. 어느날은 중립에 서있는 애들이 보기에도 선을 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괴롭힘을 받다가, 괴롭힘이 몇주정도 지속된 때였을까? 어느순간, 갑자기 양아치들이 몬붕에게 사과를 하는 날이 왔다. 



미안하다면서 다신 안 그러겠다고 몬붕에게 두 손발 다 싹싹 비비며 말했다. 심지어 그 날엔 다른 무리 양아치 애들도 함께 잠잠해졌다. 



  그건 갑작스런 일이였다. 주말을 지내고 학교에 오니 괴롭힘이 싹 사라진 것이다. 어느정도 괴롭히든가 말든가 무시하기 때문에 상관이 없던 몬붕이였지만 갑작스러운 말에 몬붕은 확실히 어리둥절했다.



  근데, 그날 몬붕은 이상한 것을 보았다. 일진들의 무리들. 뭔가 없어졌다. 단순히 학교에 안 오는것은 그의 알 바가 아니였지만, 몇몇 무리의 애들은 조금의 인원을 빼고는 보이지 않았다. 원래같음 같이 몰려 다니는 년들이기에.



  게다가 그 학교에 온 양아치들도 모두 뭔가 하자가 있었다. 팔과 다리에 붕대를 감거나, 감지 않았어도 다리와 팔이 움직는데, 뭔가 이상해 보였다. 



  뭐,, 몬붕은 자신을 괴롭히던 놈들 이었기에 묻지는 않았고 약간의 통쾌함과 이제 그냥 지낼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하긴 하였다. 그치만, 뭔가 찜찜함이 있는건 확실했다.



  몬붕은 그렇게 잠시 여러 생각을 하고 반으로 갔다.



"아아..❤.. 어..어어.. 몬붕아.. 왔어..?"



  그날은 뭐든, 특히 일진들 무리가 사과를 하고, 그것으로 만으로도 이상했는데, 왜인지 반에 있던 쇼거스마저 이상했다.



처음으로 쇼거스가 먼저 몬붕에게 아는척을 한 것이다. 



  보통은 몬붕이 학교에 도착하고 먼저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재야 쇼거스가 몬붕을 지긋이 바라보며 답을 하였는데, 오늘은 달랐다. 쇼거스가 방긋 웃으며 뭔가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몬붕을 반겼다. 


  이상한 날 이었다. 쇼거스가 몬붕에게 처음으로 다가가, 막 반기고. 저 양아치들은 잠잠해지며..


  이 몬붕에겐 뭔가 시선이 느껴지는 느낌이였을까?


  어쨋든, 할 것은 해야하기에 몬붕은 인사를 나눴다. 



"응. 안녕 쇼거스. 좋은 아침."



  웃으며 인사를 나누면서도 뭔가 찜찜함을 걷어낼 수 없는 몬붕이었다.




  음..


아..❤ 몬붕...❤


  그 몬붕의 감각은 진짜였나보다.






  이상한 느낌을 받은 그 일주의 쉬는날이었다. 



좀전까지 쇼거스는 갑자기 몬붕의 집에 찾아가서 고백을 행해 껴안고, 집에서  전혀 나가지 않는 상황이다.



  쇼거스는 그동안 집에 있으면서 "몬붕아.. 여기가 너 방이지..?" 라며 집 탐방을 하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몬붕은 대답해줘야 했기에 답답했다. 사실 빨리 보내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겜 할 생각이 가득한 몬붕이었기에. 



  뭐, 쇼거스가 예고도 없이 찾아와서 연인해달라고 하고, 껴안고 싶다고 하고 이런건 몬붕에게 그다지 상관 없었다. 약간은 상관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몬붕은 그저 빨리 내보내고 겜이나 하고싶었다. 



"응. 맞아 거기가 내방이야"



  하지만, 저 노란 눈동자를 일렁이며 타르의 꿈틀거리는 검은 침을 조금씩 흘리고, 어딘가 나사빠진 모습으로 자신에게 딱 달라붙어 웃고있는 쇼거스를 보면 내보내기란 쉽지 않았다. 따라서 몬붕은 그냥 포기하고 쇼거스가 원할 때 까지 있게 해 주기로 했다. 



  그렇게 몬붕은 집을 짧게짧게 알려주는데,



"음.. 몬붕아 잠시만.. 갑자기 생각났는데.. 나.."


"응? 왜 쇼거스?"



  온몸을 비틀며 몬붕에게 딱 달라붙어 갑자기 말하는 쇼거스였다. 그녀는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오늘 너네 집에서 잘거야.. 괜찮지..?"


"에? 뭐라고..?"


"알고있어.. 평소에.. 아무도 없다는거..❤  오늘도.. 내일도..  없는거 맞지..? 그렇지..?~❤"



  어떻게 알고 있는건지, 쇼거스는 몬붕에 대한걸 대부분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당황한 몬붕의 허벅지와 허리를 촉수로 감싸안고는 끈적한 몸을 비벼댔다. 



  그러다가 갑자기,



"설마.. 싫은거야..? 아니지..? 내가 싫어..? 몬붕아.. 몬붕아.. 몬붕아.. 몬붕아..? 몬붕..?"



  순식간에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멍한 표정으로 몬붕에게 물었다. 수 많은 촉수가 몬붕을 집어삼켰다.



   갑작스럽게 온 몸이 포박됐다는 것이 느껴지는 몬붕은, 급변하는 저표정과 행동을 보고 쇼거스가 좋든 싫든 공포가 밀려들어왔다. 일단 상황은 해결해야하니 말을 꺼냈다.



"아..니. 아니야 괜찮아. 난 좋아"


"그렇지..? 히히..❤"



  다행히 몬붕의 말에 쇼거스의 표정은 다시금 조금씩 웃는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 몬붕은 당황했지만 말이다.



"그럼 지금 어느정도 저녁이잖아.. 그러니까 잘까..? 같이 자자.. 막 부등켜 안고... 가까이.."



  몬붕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저기 보이는 컴퓨터는 몬붕을 불렀지만, 그는 게임따윈 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았다. 일말의 가능성따위 느끼지 못했다. 



  쇼거스는 이제 몬붕을 포박한 촉수로 몬붕을 더듬으며 침대로 유도하려 했다.



"어.. 그게,, 지금은 졸리지 않.."


"몬붕..❤ 빨리 누워.. "



  쇼거스의 급격한 행동에 급히 방어한 몬붕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 쇼거스는 유도하지 않고 그냥 강제로 침대에 몬붕을 눕혔다. 자신도 함께 몬붕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 몬붕이 이런 말도 안되는 힘에 당황하는 사이, 쇼거스는 꿈틀거리며 몬붕을 껴안았다. 

  순간 침대가 급격히 울렁거렸다.



"몬붕아.. 몬붕이 엄청 따뜻해.. 으응.. 몬붕.. 괜찮지..?"


"아.. 어.. 어 괜찮아."


"히히.. 다행이야..❤ 그나저나.. 항상 이랬으면 좋겠다.. 몬붕이랑 매일 껴안고..❤ 몬붕아.. 다음에도 올거야.. 알았어..?"


"응.. 어.. 그래."



  뭔가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는 몬붕이였다.


  그렇게 쇼거스는 몬붕을 집어삼킬듯 자신의 몸쪽으로 품었다. 몬붕의 옷과 몸은 쇼거스의 체액으로 물들어갔다.



  다행인지 아닌지 쇼거스는 몬붕을 그저 부등켜 안고 행복해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끔 수많은 눈이 나타나 몬붕의 상태를 야릇한 눈빛으로 보기도했지만, 그저 꼬옥 안을 뿐이었다.



"...❤"



  쇼거스는 더욱 몬붕을 끌어안았다.


  그렇게 몬붕은 강제로 쇼거스품에서 졸리지도 않지만 강제로 자게 되었다. 저 옆, 컴퓨터가 켜진채로 가까이 가지 못한 채.





  다음날이었다. 뭔지모를 감촉에 일어난 몬붕은 쇼거스가 해준 모든 것을 받고 지금 같이 학교를 가는 중이다. 아침밥, 교복, 준비물, 가방까지 가지런하게 정리된 모든 것을 받고 말이다. 



  몬붕이 느끼기에 쇼거스는 자신의 마음의 빈 자리를 채우는 그 이상이었다. 어찌 이런 집안일들을 하고 싶었는지 쇼거스는 몬붕이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도 아침부터 "아니..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 라며 미소를 보이며 몬붕에게 해줄 뿐이였다.



  아무튼, 쇼거스는 몬붕에게 꼭 붙어 같이 학교에 걸어갔다. 양 손을 몬붕의 팔에 휘감아서, 터벅터벅. 터벅터벅.



쇼거스는 그렇게 걸어가는 중간중간 몬붕을 바라보며, 다른 눈으로는 주위를 살폈다. 



  이동안 몬붕은 부담스러워 "음.. 쇼거스. 조금만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될까?" 라고도 말을 했지만 "싫어.. 몬붕이랑 붙어있을거야.." 라며 귓등으로도 안 듣는 쇼거스였다. 



  그렇게 곧, 그 둘이 학교에 도착했다. 복도 주변에는 많은 학생들이 있었다. 보는 눈, 시선이 많았다. 그렇더라도 쇼거스는 몬붕에게 딱 붙어, 몬붕이 자신의 것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 모습에 역시 주위는 수근거리는 소리가 퍼졌다. "뭐야?" "저기봐" 등의 소리가 주된 이야기였다. 작게 험담하고, 걷는 둘을 깍아내리는 말이 작게 들렸다. 역겨워 라든가, 토악질을 하는 것들이었다.



쇼거스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주위에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소리가 들릴 때 마다 몬붕을 잡고있는 팔을 더 꼬옥 붙잡았다. 거기다가 중간중간, 움찔 거리기도 했다. 특히 몬붕을 욕하는 말이 들릴 때 마다 그랬다.



"쇼거스."



  그러던 중간, 몬붕이 갑자기 가던 발을 멈췄다. 이 소리를 견디지 못해서였을까? 아님 시선과 이런 자신이 깍아내려지는 상황이 싫어서였을까?

  그는 곧이어 쇼거스가 붙잡고 있던 팔을 뿌리쳤다.



".. 왜.. 왜그래 몬붕.. 나.. 내가.. 싫어..? 내 손을 왜.."



  그러자 쇼거스는 바로 반응이 왔다. 몬붕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몬붕에게 답을 요구했다. 쇼거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보내며, 몬붕에게. 몬붕의 팔에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몬붕은 다른 답을 내놓았다.



".. 너가 맨날 겪던 것이 이거지? 맨날 이랬던거야?"


"아니.. 아니야.. 괜찮아.. 이런건 아무것도.. 상관없어. 그냥 내 몸체에 몬붕 너만.. 있기만 하면은... 몬붕,, 혹시 주위가 마음에 안 들어..?"



  주위는 이미 둘을 둘러싸고, 둘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쇼거스의 얼굴에 있는 본체 눈빛은 이미 한 곳만 응시했다. 그저 몬붕을 바라봤다. 



  그런데, 쇼거스 몸체의 다른 보조적인 수 많은 눈들은 주위를 보고있었다. 그것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확인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쇼거스는 뭔가 이상한 행동과 기운을 뿜었다. 뭔가 슬금슬금 나오고 있었다.



"아.. 미안해 쇼거스. 내가 잠시 이상한 말을 했나봐. 주변은,, 괜찮아.. 다시가자"



  몬붕은 급격한 싸함을 느껴 말을 철회했다. 그리고, 다시금 쇼거스에게 팔을 건냈다. 그 순간 쇼거스는 순간 하려던 모든것을 멈추고, 빠르게 양쪽 손 뿐만 아니라 몸에있는 촉수까지 몬붕의 팔을 감싸갔다. 



그러면서


"응..❤ 그럼 됐어..❤"


  라고 작게 속삭이며, 쇼거스는 기괴한 웃음을 지었다.




'...'


  이런 쇼거스를 계속 보고있던 몬붕은 무언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분명 뭔가 잘못 된 것이 맞았다. 얼굴이 붉어지면서, 어두워졌다.



   둘이 이러는동안 주위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들의 수근수근대는 소리가 모든걸 감췄다. 주위 애들은 잠시 그 둘이 떨어졌다가 다시 걷는데, 왜인지 몬붕의 팔이 감싸져 점차 보이지 않을 뿐이었다. 물론 속삭이는 욕설과 함께 말이다.



~



   애써 시끌벅적한 주변을 무시하고 반에 들어간 둘이었다. 아니, 주변을 무시한 것은 몬붕 뿐이었다. 쇼거스는 그저 몬붕을 조금씩 집어삼켜가며 누구보다 행복한 모습을 보였었다. 



  오히려 그 시간동안 쇼거스랑 걸으면서 몬붕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자신이 느낀 시선, 그리고 점차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공포가 늘어난 것이다.  




  "음.. 우리 서로 자리로 가야할 것 같아."



  이건 반에 도착한 뒤, 몬붕의 첫 한 마디였다. 그는 이 상황에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말을 들은 쇼거스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처럼 웃으며,



"응.. 그래야겠지.."


라고 했다.

웃지만, 조금 작은 목소리에 아쉬움이 보이는 쇼거스였다. 



  쇼거스는 몬붕의 팔에서 스르륵 나왔다. 그리곤, 꾸물꾸물 저 뒷 좌석 자신의 자리로 갔다.


  몬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하지만 곧, 그것은 안도가 아니란 것을 몬붕은 깨달았다. 잠시 쇼거스가 떠나갔을 때, 몬붕 주변과 저 거리있는 뒤나 앞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몬붕도 그녀와 똑같아 진 것이다. 



  방금 그 상황으로 인해 지금까지 왔던 모든것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자신이 쌓아올린 모든것이 흔들렸다. 천천히 학교, 사회적으로 단절되기 시작했다.



  주위 소리에 민감해지고, 자그마한 그저 그럴 뿐인 대화에도 몬붕은 소스라치게 놀라 주눅이 들었다. 주위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고,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지기도 했다. 



원래 친하게 알던 친구들에게 사인을 보내 말을 해보려했지만, 그들은 몬붕과 일부러 거리를 두었다. 물으려는 순간 몬붕을 피했다. 몬붕은 점차 혼자가 되어갔다.



  몬붕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게 다 쇼거스 때문이야 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어느 마음 한 구석엔 자리잡혀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재를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치만 곧 그건 머리속에서 지운 몬붕이었다. 부질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신세를 잊고 싶었기 때문에 또다시 한숨을, 이번엔 짧게 쉬었다. 시선이 이런 느낌인가 하였다. 



..



  몬붕은 이후 잠시 옆 뒷자리를 봤다. 그건 쇼거스가 있는 자리였다. 

  분명 몬붕은 궁금해서다. 과연 쇼거스는 어떨까 말이다.



  몬붕이 본 쇼거스는 이런 상황에 익숙해 주위 수근거림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몬붕을 계속 바라보던 눈을 몬붕에게 들키자 깜짝 놀라며 움찔거리다 시선을 회피했다.



".. 풉"



  한 순간 몬붕은 그런 상황이 웃겼다. 왜 웃긴지는 몰랐다. 그냥 갑자기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자신은 이렇게 뭔가 여러 괴로운 감정이 교차하는데, 쇼거스는 그런건 신경 안 쓰고 자신만 보다가 마주치니 피하는ㅡ..



  몬붕에겐 점차 수근 거리는 소리가 작아져갔다. 왜인지 그저 저 반대편에 있는 쇼거스를 보며 조금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과연 방금까지 무서웠던게, 혼란스러웠던게 사실인지 알가가고 있었다.



  주위로 뭔가가 들려와도, 약간의 먹먹한 물결로 귀를 통과했다. 몬붕은 물 속에서 듣는것 같았다. 약간 몽롱하게 의식이 조금씩 뒤틀렸다. 



  쇼거스는 몬붕을 부르지도 않았다. 쇼거스는 그저 몰래 몬붕을 보고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몬붕에게 들켜 마주치면 숨기에 급급했다. 아무것도 아니였다.



  몬붕은 그런 쇼거스를 봤다. 계속 봤다. 


  지금까지 그렇게 본 적은 없었을 것이다. 보고 보고 또 봤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몬붕은 일어나려 했다. 그렇게 일어나서는 터벅터벅, 언제부턴가 쇼거스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건 무의식이었다. 천천히 주위와 층이 있는 것 처럼 무시하고 걸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는 걸어가서 쇼거스옆, 빈자리에 왔다.



"옆에 앉을 게. 쇼거스."



  그곳. 


항상 쇼거스의 옆, 빈 자리였다. 짝꿍따윈 없는, 있더라도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자리였다.


거긴 때가 타 있었다. 조금의 점액이 굳은 모습. 아무것도 없었다. 점액 외에는 책상엔 아무것도 없었다. 가끔 누군가 있던 흔적같은 것도 없이 조금씩 침범한 쇼거스의 점액이었다.



"어.. 몬붕..아.. 와준거야..?"



  몬붕은 이 쇼거스의 옆에서 바로 바라보더라도, 쇼거스의 표정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몬붕은 점차 그녀의 몸인지 뭔지 모를 무언가 자신을 올라타고 있다는 것은 느꼈다.



"응. 물론. 그렇지?"



아무것도 아니라지만, 몬붕은 쇼거스에게 조금 더 기대어 붙었다. 주위는 그 둘을 보고 있었다. 



그 순간 학급 반장과 같은 것은 아무짝의 없는 명찰일 뿐이였다. 욕설도 갔다. 비난도 화살처럼 둘에게 향했다.



"갑자기 말해서 미안. 음.. 어제는 괜찮았어?"



"...응. 너무 좋았어..❤"



"다행이네."



  하지만, 몬붕은 이미 주위의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 둘만에 시간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몬붕은 이렇게 혼자가 되는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뭐가 됐든간, 자신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아니,, 그런 생각같은건 다 의미 없었다.



  그렇게, 모든것을 잃어버린것 같은 몬붕이었지만 왜인지 뭔가 꽉 찬듯 했다. 마음의 평온이 느껴졌다.



  몬붕은 쇼거스를 대할때면 다른 애들과 말을 할 때와 다르게 가식적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됐다. 



친해도 자신의 삶 상태를 돌아볼 시, 어느정도 가식이 석여 있었다만 이제 그는 그런 것 마저 벗겨내고 그저 순수히 그의 생각과 말만 건낼 수 있었다. 뭔가 자신 제외한 모두가 혐오하지만, 왠지 행복한 것 같았다. 


  응. 처음으로 몬붕은 느꼈다. 혼자가 아니였다는 것을.




  몬붕은 그렇게, 자신이 겪는 모든 것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치부하고, 오늘 하루 쇼거스 옆에서 왜인지 모를 평온한 학교생활을 마쳤다. 중간중간 뭔 일이 있었지만, 금방 넘기고 이상한 마음과 감정이 교차한채, 집으로 가서 오늘을 마무리 하려했다.






  집이었다.



  다행이라 해야할까. 오늘도 언제나 똑같이 집에 아무도 없지만 어제처럼 쇼거스는 집에 오지 않았다. 학교가 끝난 뒤 한 눈을 팔 때 그녀는 사라져 있었다. 그저 학교에서 해어지고 그상태로 집에 간 몬붕이었다. 



  몬붕은 집에서 쉬며 시간을 보냈다.

그건 좀 빠르게 지났을 것이다. 시간에 대부분은 멍을 때리거나 가만히 있는 등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말이다. 그동안 몬붕은 가만히 있는 시체같았다.



  그대로 시간이 늦어 자기 직전까지 가버렸다. 시간을 본 몬붕은 이제 침대에 눕기전 한 번 더 마무리로 씻고 나와,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침대에서 내일을 어떻게 버티지 라는 생각을 내보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몬붕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한참을 고민하며 끙끙 앓는 몬붕이었다.




"쯔윽.. 츠르륵.."



  그 순간이였다.

왜인지 끈적하고 축축한 소리가 몬붕의 방 전체에 울렸다.



"몬붕..❤"



  그건 예상과 동일 했다. 쇼거스였다. 오늘도 저녁때 온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왠지 조금 느낌이 달랐다. 뭔가의 이야기거리를 말할 느낌이 있었다. 눈빛과 모습도 후련해보였다.



"어어.. 너, 뭐야. 여기에 있었어..?"


"응.. 그냥.. 만나고 싶어서.. 좀전에 벽타고 와서 기다렸지..❤ 그나저나.. 나 할 얘기가 있어.."


"어..?"



  저 축축한 소리는 침대에서 났다. 침대에서 쇼거스는 몬붕이 씻는동안 숨어서 몬붕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몬붕은 저 의미 모를 쇼거스 말에 당황해 벌떡 일어나고, 쇼거스는 침대 밑에서 천천히 나와 온 몸을 몬붕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으응..❤ 몬붕아.. 오늘 불편했지..?"



  그 다가오는 동안, 쇼거스는 뭔 이상한 말을 뱉어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주변에 애들 몇명정도.. 내가.. 조금 손 봤어...❤"


"응? 뭔.."



  몬붕은 뭔가 쇼거스의 이상하고 직설적인 말에 당황했다. 


  쇼거스는 다시 한 번 말을 꺼냈다.



"내사랑.. 몬붕이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안되지..❤ 나 잘했지..?❤"



  쇼거스는 몬붕의 눈 앞에서 꿈틀거리다 웃고 있었다. 분명 몬붕의 칭찬을 바라는 것 같았다. 모습도 행복 그 자체로 눈이 몬붕을 향한채 분홍노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쇼거스."


"응..❤ 왜..?"


"..설마, 넌 이게 괜찮다고 생각하는거야?"



  몬붕은, 저 말을 듣고 쇼거스에게 정색하며 물었다. 쇼거스도 몬붕의 말에 순식간에 표정이 변했다. 

  점차 표정이 굳어지며 말을 꺼낸다.



"어.. 왜.. 왜. 왜? 왜,, 몬붕아.. 난 그냥 너가.."


"저번에 그 양아치들도 너였지?"



  몬붕은 쇼거스가 더 말하려던 것을 끊었다. 그는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쇼거스는 무표정으로 허하게 몬붕을 바라봤다. 밝은 눈빛은 순식간에 칙칙해졌다. 그러다 웃으면서, 떨리면서, 동시에 소름끼치게 똑바른 목소리를 내보냈다.



"응.. 맞아 몬붕. 내가 다 했지. 오로지 너만을 위해.. 그저 조금만 더 가까이, 가까이 가고싶어서❤"



  그러면서 쇼거스는 천천히 바닥에서부터 촉수를 몬붕에게 올려갔다. 쇼거스는 아직까지도 몬붕의 생각을 알지 못했다.



"그녀석들.. 뼈 마디마디를 다 아작냈어야 했는데❤ 나는 괜찮지만,, 너가 괴롭힘 당하는건 못참아❤ 너는 안돼 몬붕아❤"


"하아.."


  몬붕은 이런 쇼거스를 보며 한숨을 섞었다. 그러곤



"거스야. 원래부터 넌 이랬던거야? 나 만나기 전부터 원래 이렇게 행동했어? 어제부터 왜그래."


  라며 따지듯 쇼거스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쇼거스는 잠시 멈칫 하였다.



"예전에 나랑 이야기 했을 땐. 그냥 그랬잖아. 그냥 나랑 친하게 지내고.. 원래 지금같이 행동하려던 거였어..?"


  또다시 몬붕에 말에 쇼거스는 굳었다. 



"어.. 몬붕아. 난 그저,, 너랑 같이 있으려고,, 널 위해.."


"뭔 날 위해야. 너가 어제 갑자기 찾아왔을 때에도 난 상관 없을 정도였는데. 뭘 해도, 내가 무엇을 당하더라도 너랑은 상관 없어. 그리고, 이럼 문제가 된다고.."


몬붕은 한탄했다. 



"그치만.. 난 안돼. 난 너의 연인이잖아..❤ 그리고 방금,, 그 상황 싫었던거 아니야..? 그럼, 모두 없애버려야 하는거지. 맞지❤"


"아니야. 생각해봐. 계속 옆에서 같이 있었어. 싫었으면 같이 있지 않았겠지."


  쇼거스의 말과, 그것이 답답한 몬붕이었다.



"맞잖아, 안 그래?"


  그렇게 몬붕의 마지막 말이 들리고, 쇼거스는 방금전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치만. 그치만. 그치만.. 몬붕.. 그런게 반복되면.. 넌 날 떠날거잖아.. 날 싫어할거잖아.. 어디로 가버리고.. 난 또다시 혼자가 될거야.."


"흐으.. 싫어,, 싫어.. 몬붕.. 몬붕.. 어디서나 있어도,, 계속 있고싶어. 방해하는 모든건 없애버릴거야.. 유일하게 너만.. 날 봐줬으니까.."



  순식간에 쇼거스는 모습과 상태가 변하더니 몬붕 아래에서 쭉 감쌌다. 그러며 왜인지 쇼거스는 울기 시작했다. 갑자기 더이상 못 버티겠다는 듯, 울면서, 울분을 토하며 똑바른 표정이, 목소리가 완전히 잠겼다. 



쇼거스는 계속 울먹거리며 몬붕과 떨어지기 싫다는 모습을 보였다. 분명 지속적으로, 끝까지 몬붕이 자신을 떠날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졌던 것이다.



  곧, 하체가 완벽히 포박된 몬붕은 잠시 생각하는 듯 멈췄다. 


그러다가.


"야 쇼거스."

라는 말과 함께, 순간 쇼거스에게 확 뛰어들었다. 




  바닥에서 쇼거스의 철푸덕 거리는 소리가 났다.



"내가 그렇게 보여? 그렇게 널 피하고 도망 갈 것 같다는 거야?"


"흐으... 미안.. 몬붕.. 그렇게 보여.. 계속 떨어지려 하고.. 그럴거같아.. 모두가 그랬던 것 처럼.. 계속 압박이 오면.. 날 떠날거고.. 안돼.. 절대 안돼.."



  바닥에서 울며 몬붕을 꽉 껴안는 쇼거스였다. 그녀는 몬붕이 떠날거라고 확신했다. 



  그 순간, 몬붕은 이런 쇼거스를 보며 약간 슬픈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생각에 있는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음.. 사실 나도 가려했는데, 못 빠져나가겠어. 너가 하는 행동을 보고 무서워서 그랬다? 갑자기 집에도 오고,, 내 사생활도,, 몰래 알아내고 말이야."


"봐바 몬붕아.. 갈 거라면서.. 히윽.. 난.."


  몬붕은 말을 끊었다.



"아니야. 들어봐. 오늘 학교에선 좀 그러긴 했어. 주위도, 뭣도 다 잃은 것 같아. 그런데도 난 말이지."


  몬붕은 쇼거스 품에서 울먹이는 쇼거스를 크게 안아줬다.



"너가 싫지 않아."


  쇼거스는 이 말을 듣고, 이성을 잃은 듯 더 펑펑 울었다. 순식간에 검보라로 꿈틀거리는 액체가 눈에서 흐르고 몸체가 타르액으로 조금씩 붕괴했다.



  그리고 또다시 부정했다. 그럴일은 없을 것이라고. 몬붕이도 곧 괴물같은 몸을 가진 자기를 싫어하게 될 것 같다고. 지금 자기를 봐보라고. 이게 괴물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그러며 자신은 많이 겪었던 것이라면서 예전부터 쭉 그래왔다고. 항상 누군가는 자신을 보며 떠났다고.. 



하지만 그런 말들에도 몬붕은 확고했다.



  몬붕은 쇼거스의 한탄섞인 말을 듣다가 말이 끝나자 웃으며.



"어떻게 싫어해. 가끔 이상한 짓 하는거랑, 무섭게 하는거 빼고는 이렇게 예쁜데."


  라고 말했다.




"흐윽..히윽..."


"... 므..라고..몬붕..?"



  쇼거스는 훌쩍거리다가 흘려 들은 몬붕의 말에 당황했다. 아니, 놀랐다.


눈물을 질질 흘리며, 끈적한 타르를 뿜어대는 쇼거스라 재대로 말 조차 못하지만,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인가 하여 말을 다시 전했다.



"흐익.... 몬..븡아.. 내가.. 예쁘다고..?"



  쇼거스는 슬금슬금 몬붕의 아래에서 떨리는 목소리, 그리고 눈빛으로 다시금 물었다. 


  몬붕은 이에, 강렬한 눈빛으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응. 물론. 정말 예뻐."


라고 답했다.



  그 순간, 쇼거스는 순식간에 몬붕을 더 꽉 끌어안으면서, 왜인지 몬붕에게 역으로 안긴 듯 했다. 분명 쇼거스가 몬붕의 아래에서 몬붕을 안았지만 안긴 것은 쇼거스였다. 


몬붕의 팔과, 등 양쪽으로 묻은 점액이 계속 몬붕의 온 몸으로 퍼졌다.



"흐으으으.. 히으.. 믄븡아.."



  쇼거스 울면서 뭉게진 목소리로 몬붕의 이름을 부르며 꾸물거렸다. 그러며 자신의 녹아버린 신체의 모든 것을 몬붕과 붙이기 시작했다.



점차 쇼거스의 눈에서도, 입에서도, 어디든간에. 끈적이는 자아를 가진 액체가 더 흘러나왔다. 



  쇼거스는 그렇게, 발음도 뭉개져 재대로 못 하지만 몬붕을 연신 부르며. 자신이 완전히 몬붕을 감싸 안았지만 오히려 몬붕의 팔과 몸을 중심으로 위로 받고 싶은 듯, 몬붕에게 붙어 문질렀다.



"거스야. 그만 붙어서 울어. 이미 옷 다 젖었어."


"히윽.. 히끅.. 몬붕.."



몬붕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웃으며 하는 말에도 계속 우는 쇼거스였다. 그동안 몬붕은 계속 쇼거스를 토닥여줬다. 어떻게든 쇼거스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천천히 몬붕의 손도 토닥이는 쇼거스의 점액으로 물들어갔다.



~



"이제 안정됐어? 쇼거스?"


"으응..괜찮아졌어.."


"그래. 다행이다."



몇분이 지났을까? 마지막 몬붕의 토닥임과 말을 끝으로 쇼거스의 우는것은 멈췄다. 그리고 그 상황속 둘은 서로를 빤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 순간, 둘은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됐다.


 

"어.. 근데.. 몬붕아.. 우리 지금.."


  곧이어 서로는 약간의 붉은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어어.. 쇼거스. 조금 그렇네."


  그건 서로 민망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좋긴 한데.. 일단 침대로 올라가자.."


"음.. 그래."



  이럴때, 원래라면 쇼거스는 몬붕을 덥쳤겠지만, 오히려 흥분하지 않으며 이성을 찾은 쇼거스는, 몬붕을 꽉 안고 있던 것을 놓지는 않고 몬붕과 함께 바닥에서 침대로 올라갔다.


  서로 누워서 붙어있는 상태로 잠시 정적이 흘렀다.



.

.

.



"몬붕.. 그게 말야.. 지금까지 고마워.. 같이 있어주고.."



그러다 그 먹먹한 정적은 쇼거스가 깨버렸다. 침대에서 몬붕을 꽉 안음과 동시에 몬붕품으로 파고들어 몬붕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것이다. 


  몬붕도 순순히 이런 쇼거스의 말에 응했다.



"뭘. 당연한거지."


그리고 자신을 꽉 안고있는 쇼거스를 자신이 더 꽉안았다.



"근데, 거스야."


"응..? 왜그래 몬붕..?"


  몬붕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고민했다.



"아.. 아니야. 음,, 쇼거스. 일단 늦었으니 잘까?"


"으음.. 그러자..❤"



몬붕은 무엇 때문인지, 뭔가를 말 하려다 말았다. 왜인지 칙칙한 표정이었다.






 

  아침이 되고, 어제와 동일하게 서로는 학교로 향했다. 다른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몬붕이가 쇼거스의 허리춤을 끌어안으며 걷는다는 것이다.



둘은 시선따윈 없는셈쳤다. 그저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갈 뿐이었다. 서로를 꽉 잡고, 한 쪽 면을 내어주며.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그렇게, 걷기를 잠시. 둘은 학교에 도착했다. 그곳의 상황은 어제와 같았다. 수근거림이 있었다. 하지만 그 둘이 지나가는 주위에는 그 둘을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누구도 주위에서 그 둘을 몇 초 이상 보지 못했다. 지나가고 둘의 뒷모습을 보며 당황과 충격에 빠질 뿐이었다.




  천천히 복도를 지나 둘은 반에 들어갔다. 들어가서 구석 맨 뒷자리에 둘은 앉았다. 그리고,


"몬붕.. 오늘도 옆에 있는거지..? 히히.. 잘 부탁해..❤"


라며 쇼거스가 먼저 말했다.



  몬붕은 웃음으로 답했다. 긍정이었지만, 약간의 차가운 웃음이다. 그는 뭔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띵동댕동-


  그때였다. 종이 울리고 곧이어 잠시 안내방송이 울렸다. 쇼거스와 몬붕을 교무실로 부르는 내용이었다.


"어.. 몬붕아..이게 뭔소리야..?"



쇼거스는 당황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가 살면서 누군가 부른다는 것은 몬붕이 유일했지, 다른 것은 없었다.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이 확실했다.


"후우.. 응. 거스야 가야겠다. 빨리 가자."



몬붕은 깊게 한숨쉬더니 쇼거스를 대리고 급히 가려했다. 수긍한듯 쇼거스를 꽉 붙잡고 일어났다.


"왜.. 몬붕.. 우리가 왜 가야돼..?"



  쇼거스는 뭔지 모르는 듯 보였다.

  몬붕은 약간 시선을 회피하며 작게 말했다.


"어제 일 때문에 그런가봐."



몬붕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곧 교무실에 둘이 도착했고, 그 순간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둘에게 종이를 주더니, 선생님들은 어제 사건에 대해 자세히 진술하라고 지시했다.



  어제 단체로 10명정도 되는 아이들이 뭔 일인지 병원으로 실려갔었다. 모두 전신에 피멍이 들어있었고, 그들의 몸과 호흡기에는 보라색 점액이 있었다. 이 학교에 마물은 많다만 보라색 점액을 가진 마물은 오로지 쇼거스 뿐이었다.


즉, 쇼거스가 했다고 판단하에 징계가 열린 것이었다. 그것 때문이었다. 몬붕은 쇼거스랑 같이 있는 유일한 친구라는 애들의 말로 같이 부르고 말이다.



  이 상황에서 쇼거스는 이제야 알겠다는 듯, 뭔가를 거침없이 적어나갔다. 표정변화 하나 없이, 몇몇 촉수는 몬붕은 꼬옥 잡고 써내려갔다.


아는것이 없는 몬붕은 그런 쇼거스를 바라만 봤다. 바라보며 쇼거스의 몸체 일부분을, 쇼거스가 잡은 것 처럼 꽉 잡았다. 그리고 잡지않은 손으론 주먹을 꽉 지었다.


  잠시뒤, 쇼거스가 쓴 내용을 가져가 그걸 본 학주는, 일단 둘에게 가보라고 했다. 결과는 좀있다 나온다며 내보내려 했다.



  "선생님. 쇼거스가 지금까지 어떤걸 겪었는지 알고 계시죠?"


그때 갑자기 아무말 없던 몬붕이 한 말을 꺼냈다. 



  "모두가 방관했고 모두가 똑같다는거 알고 계시잖아요."


몬붕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모두가 쇼거스 입장에서는 똑같았기 때문이다. 선생님도 포함이었다.



  이런 상황에도 교무실에선 그 둘을 그저 내보냈다.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무시하며, 귀찮다는 듯 알겠다면서 그저 나가라고 할 뿐이었다. 둘은 어쩔 수 없이 나갔다.


  복도에 나온 몬붕은 탄식을 내뱉었다.



"거스야. 이제 우린 학교에서 볼 수 없을거같아."


"응.. 그럴것 같긴 하네.."



  몬붕은 얼굴을 떨궜다. 분명 알고 있었다. 자신이 뭘 하든 하등 도움도 안된다는 걸.


하지만 쇼거스는 뭔가 생각이 있었다. 왜인지 밝은 모습으로 몬붕을 점차 끌어안으려 했다.



"그래도.. 결과까지 반에서 기다려보자 몬붕..❤"



  쇼거스는 뭐가됐든 웃고있었다. 무엇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분명히 자신은 몬붕이와 떨어지는데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쇼거스는 몬붕에게 더욱 붙었다. 누구보다 밀착해서 몬붕을 끌어당겼다.



~



하교 시간에 다시금 교무실로 간 쇼거스였다. 몬붕에게 잠시 갔다 오겠다고 복도에서 말 하곤 가버렸다.



그동안 몬붕의 시간은 느리게 지나갔다. 분명 몇분정도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몬붕은 초조한 마음에 마치 몇배는 더 되는 시간인 것 같았다. 분명 마지막 쇼거스 모습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몬붕..❤"



  곧이어 쇼거스는 왜인지 기쁘게 몬붕을 부르며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어어.. 거스야.. 거스야. 어떻게 됐어? 괜찮아..?" 

몬붕은 기다리지 못해 쇼거스에게 다가가 성급히 물어보았다.



"물론.. 학교는 못다녀.."


"아.. 그래... 그렇구나.."



몬붕은 순식간에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쇼거스를 꽉 잡았다. 등을 손으로 꽉 안아버렸다.



"거스야.."



꽉 잡아서 몬붕은 흐느적 거리는 모습으로 투명한 눈물을 보였다. 차갑게 울었다. 들키지 않으려고 조용히 흐느꼈다.



"그래도 몬붕.. 괜찮아~"



  쇼거스는 몬붕을 위로해주려고 했다. 토닥이고 품었다. 몬붕이 조금씩 들키지 않으려고 훔치던 눈물도 미리 알아버리곤 먼저 촉수로 닦아주었다.



"거스..."



몬붕은 어떻게든 흐르는 것을 멈추고 쇼거스를 보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보려는 순간 또다시 눈물이 터져나왔다.



"아무것도.. 못하는데.. 난 아무것도 못해.."



  몬붕은 자신의 무력함에 깊은 회의가 들었다.



"아니야,, 아니야. 몬붕 이거."


  쇼거스는 계속 슬퍼하는 몬붕에게 무언가를 건냈다. 



"내가 없는 동안 가지고 있어줘❤"



옷이었다. 축축한 쇼거스 색 자캣. 쇼거스는 웃으며 몬붕의 몸에 선물을 걸쳤다.


"...."


몬붕은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끅끅 거리며 눈물을 훔치려 했다. 뭔가 말을 해야할 것 같았지만, 그마저 입에선 슬픈 목소리만 울릴 뿐이었다.



   그저 자신은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허탈함이 몸을 지배했다. 울고 울고, 또 우는 어린 아이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생각은 담을 넘어, 끝까지 쇼거스는 자신을 위한걸 생각한다는 것에 큰 거부감이 느껴졌다. 자신의 무능력에도 그녀는 떠날리 없었다. 몬붕의 뇌에 괴로움만이 지배했다.



  그렇게 한참을 쇼거스 품에서 쇼거스에게 보살핌 받는 몬붕이었다. 시간은 짧기도, 길기도 했다. 



그저 몬붕은 그 길고 짧은 시간동안 쇼거스의 품에 집어삼켜져 있었다. 누구보다 아프게 말이다.









  둘은 이제 해어졌다. 이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조차 모른다. 사실 그저 학교에서만 퇴출되고 둘끼리 만난다면 좋았겠지만, 이 학교의 결정은 지역에 접근조차 불가한 것이었다. 


한 마디로, 추방이다.



  이건 모두 권력이었다. 모두들 한 마음 한 뜻을 모으니 쇼거스는 학교 즉, 이 지역에서 퇴출당한 것이다.



모두들 싫어하니까. 


모두들 역겨워 하니까. 


모두들 혐오하니까.



  그런 흐름속에서 몬붕은 혼자 지냈다. 그저 쇼거스와 같은 부류로 낙인찍혀 모든것을 잃었다. 모두 몬붕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 대꾸조차 해주지 않았다. 


그를 보는 경우, 말을 거는 것, 심지어 일반적인 괴롭힘조차 있지 않았다. 그는 있지만 없는 것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몬붕은 쇼거스의 선물을 매일 보면서 고히 보관했다. 때론 혼자 입어보며, 모두의 무시하는 행동을 잊으려 노력했다.



..



끝까지 신경 안 쓴다고 하던 몬붕이지만 감정이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었다. 언제나 혼자로 살아가며, 모두의 무시와 따돌림을 그대로 받아갔다.



심지어 최근엔 부모님도 뭐가 또다시 시작인 것인지, 자주 집에 들리지도 않았다. 왠지 억울하기도 했다.



약간이라도 자신이 있다는걸 알 수 있는 상황조차 없어졌다. 그는 실제로는 아니더라도 부모님 조차 자신의 존재를 잊는 것 같았다.



  점차 몬붕의 외로움과 곧이어 몰아치는 괴로움도 함께 커졌다. 괴로움은 곧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툭하면 저기압이 되고, 이젠 정신 착란 증세까지 중첩되었다.



언제나, 아주 가끔을 제외하고는 혼자인 몬붕이였기에, 그럴때면 이상하게 환청과 환상이 보이는 듯 느껴졌다. 뭔가 이상한 감각과, 사랑한다는 소리. 



그리고 왜 그런 것인지.. 순간 아무리 저기압이여도, 음식을 먹지않아 배고프더라도, 너무나 급격한 성욕증가를 겪었다.



하지만 그걸 해소하려고 해도 도저히 감당이 되질 않았다. 비로소 해소한다 하더라도, 그 후 또다시 순간적으로 괴롭고 우울해지니 몬붕은 점차 피폐해져갔다.



배고픔도 신체적 아픔도 없었는데, 평소와 똑같은 한적하고 평탄한 하루하루만 있을 뿐인데, 그저 누구도 자신에게 '말' 만 안 걸어줄 뿐인데.



몬붕은 극심한 환청과 외로움과 고통, 스트레스를 받아갔다.


.

.

.



   분명 원래 아무런 감흥이 없던 몬붕이었다.



아무도 말을 걸든 말든 상관없었고, 집에서 혼자서도 잘 놀며, 부모님이 어디를 가든지 말든지 상관 없던 몬붕이었는데,

부족했다. 무언가 부족했다. 



이미 부모님에게 사랑따윈 받기 힘들어 부족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몬붕은 그저그런 삶으로 길러져 왔던 것이기에, 부모는 집조차 잘 오지 않기에,



  "응.. 그래.. 난 원래 이랬었어.."



그딴건 필요 없었다.


분명 관심조차 없었다. 아니라고 해도 분명 관심 없다고 몬붕은 느꼈다. 같은 피가 흐른다고 하는 사람은, 그저 가끔 찾아와 술을 퍼먹고 몬붕에게 폭언만 할 뿐이기에.


몬붕의 생활비는 특수 가정 비용으로 나오는 돈으로 충당하고, 그것마저도 일부분은 다시금 술값으로 빠지는. 기본적인 삶만 보장되는.



  "오늘도 혼자.."



몬붕은 그렇게 계속 살아갔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는 부족하지 않았다. 사랑은 필요 없었다. 




  그는 이런 살아감 속에서.


그저 학교에서만 정상인 척. 괜찮은 척. 즐겁고 유쾌한 척. 상황은 쇼거스와 똑같으면서, 다를것이 없으면서 쇼거스를 위로했다. 너무나 똑같은 상황인데 쇼거스를 보살폈다.



  친구도 뭐도 의지거리가 다 아니였다. 그에게 이런 '모든것은' 부족하지 않았다. 집에서 어차피 게임만 하던 몬붕이었다. 즐거웠던 몬붕이었다. 다 필요 없다.


혼자여도 괜찮으며, 같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럼 그는, 왜일까. 뭐가 부족할까. 왜. 도대체 왜.



  몬붕은 한 시간, 몇 시간, 하루, 며칠, 몇달이 지날동안 뭔지모를 부족함과 허탈함 속에서 흐름의 고통을 계속 보냈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점차 무뎌간다. 그리고 다른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 왜아지 많이 미쳐버린듯 보이는 몬붕은 벽에대고 이야기를 내뱉기 시작했다.



  "이제.. 볼 수 있지? 그렇지..?"



그런 그를 위한 것인지, 집에는 약이 존재했다. 



  "음.. 이걸 먹으면 빠르게 볼 수 있다고? 먹고 있으면..? 그럼 이제 외롭지 않아도 되는거야..?"



받은 약, 사다둔 약은 전혀 아니었다. 아무도 없는 어느날 도저히 못 버틸 것 같을 때. 집에 생겼다. 그게 오늘이었다.



그게 있다는건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그냥 존재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있던 것 처럼. 매우 진한 검붉은 캡슐이 잔뜩 들어있는 봉지. 



  "응. 알겠어."



몬붕은 그걸 다 꺼내 거침없이 먹는다. 다 한꺼번에, 삼켜지지 않는 것은 씹어가며.



  ".. 왜인지 뭔가 기분은 좋네.."



그리고 몬붕은 허공과 천장에 대고 웃는다. 벽에 몸을 기대고 실실 웃는다.



  "응. 이제 남은게 없어. 그렇다면, 알고 있지?"



웃는다. 계속 웃는다. 


  그러다 몬붕은 웃음을 줄여갔다. 점차 소리가 작아지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혼잣말을 했다.




  "진짜, 곧 이란걸 알아.. 난 혼자 지냈잖아. 진짜 내가 모를줄 알았어? 언젠가는 이렇게 될 것 같았는데,, 다행히 빨리 왔네. 정말 오래 기다렸어.. 너무나도 기다렸다니까..?"



그는 그렇게 홀로 말하다 갑자기 막히는 목소리가 되었다. 



  "그래도 내가 기다릴동안은 그저 잠시였어.. 너보단 훨씬.. 그나저나 이런 나를 위로해준다라.. 이런 내 상태를 보고도.."


  "응.. 분명 행복할거야."



그래도, 표정이 어두워도 웃는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표정을 피며 웃는다. 입술을 깨물면서 웃는다.



  "갈까..? 지금 가면 되는거야..?"


  "응... 꼭.. 빨리 갈게."



그는 왜인지 말을 끝냈다. 그리고, 이제 뭔가 결심한듯 움직였다. 양말은 없이, 바지는 그저 잠옷에, 그저 쇼거스가 준 선물을 부랴부랴 입어 챙기며, 고작 슬리퍼를 신고 나간다.



  현관앞에 펼처진 모습은 어둠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로등도 있지만 왜인지 보이지 않았다.거기에 더해 한겨울 밤의 바람이 그를 제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냥 감각적으로 거리를 넘어 그는 어디론가 간다.



"하아.."



그의 드러난 몸엔 찬 바람이 지나가 알지도 못하는 상처가 생긴다. 하지만 뭐가 일어나든 그는 움직였다. 



피부가 조금씩 추워 얼어가고, 상처로 따끔거린다. 웃음기도 싹 사라진 채, 몬붕은 똑같이 계속 감각으로만 이동한다.



  어느정도 움직였을까. 그의  눈은 어둠에 익숙해졌다. 조금씩 앞의 윤곽이 보인다. 어디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만, 그의 몸은 어딘지 알고 있는듯 확실히 움직였다.



"저기인가..."



저기 끝, 몬붕이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보는 부분 있다. 헐거벗은 풀숲이 무성한 곳이다. 몬붕은 자신도 모르는 곳으로 순식간에 이동한 것 같았다. 



그는 곧 잎사귀가 없는 풀의 가지를 양팔로 걷어내고 쭉쭉 들어갔다. 바람소리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 발을 내딛을 때 마다 쩌걱 거리는 낙엽소리가 몬붕을 괴롭혔다.



몬붕에게 여기가 어딘지는 중요치 않다. 그냥 갈 뿐이다. 소리가 괴롭게 만들지만 몸이 이끌어주는 곳으로 쭉쭉 걸어갈 뿐이다.



점차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줄어들었다. 정신이 더욱 아찔해지는 바람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다. 걸을 때 마다 낙엽의 기분나쁜 소리가 아닌 왜인지 기분좋은 질척질척 소리가 들릴 뿐이다.



"조금더.."



축축한 소리가 진해진다. 시야도 어둠 속에서 안개로 아득히 진해진다. 이제 몬붕은 아팠던 피부들도 아프지 않았다. 추움도 점차 무뎌졌다. 



곧 그의 표정이 점점 알 수 없어진다. 설명 불가능한 감각이 몸을 감싸간다. 



이번엔 주위 나뭇가지가 움직였다. 그건 조금씩 몬붕에게 다가갔다. 그는 알지 못했다. 그곳으로 향하기만 할 뿐이었다.



"응.. 거의 다 왔..어.. 이..제...."



윤곽으로 조금 앞이면 나온다. 안개는 습기로, 앞을 가려댔지만, 몬붕은 알고 있었다. 조금만 더 뻗으면..




"..."




"몬붕..💜"




감각이 몬붕을 강타한다. 그저 몬붕의 축축한 발걸음만 존재하던 그곳에, 감미로운 목소리가 몬붕을 간지럽힌다.



저 끝. 움직이는 나뭇가지의 너머 노랗고 진한 불빛이 여럿 보인다.


몬붕이 이젠 웃었다. 걸음속도도 조금 더 늘렸다. 오래였다. 편안함을 느껴본 날이 정말 오래됐다.


몬붕은 순식간에 가고싶었다. 저기로 빠르게, 저기로 너무나도 빠르게 가고싶었다. 하지만, 몬붕의 몸은 따르지 않았다. 



"으으.. 거스..야.."



몬붕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나뭇가지들에게 붙잡혔다. 대신 저기 노란 불빛이 조금씩 다가온다. 조금씩 올때마다 축축함과 습함이 전이되는 듯, 이 구역 전체를 적셔갔다.



"미안해 몬붕.. 더 빨리 불렀어야 했는데..💜"



몬붕에겐 사랑스런 소리였다. 누구보다 듣고 싶은 소리였다. 저 멀리서 들리는 소리. 몬붕은 보고 싶었다고, 꼭 빨리 보고 싶었다고 말 하고 싶었다.



"거..스.. ㅂ흐.."



하지만 몬붕의 몸은 거부했다. 발, 옷 사이사이 피부로 꿈틀거리는 나뭇가지들이 몬붕에게 이상한 감촉을 주고 있었기에.


심지어, 이젠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융합적 쾌락이 몬붕에게 전해졌다. 주위도 습함을 넘어 끈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저 불빛은 더욱 가까이 온다.



"몬붕.. 너가 도망가지 않는다는건 알고있지만.. 그래도 모르니까..💜  몬붕..💜"



  몬붕에게 사랑스런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그리고 왠지 지금부터 몬붕은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아니 녹아 흘러갈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행복감에 말조차 못하겠는 몬붕이지만, 왜인지 액체처럼 녹는 다리로 한 발 한 발 불빛을 향해 다가간다. 몸에 무엇이 기어 올라오든간에 상관없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기위해 어떻게든 힘을 내어 앞으로 간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의 이동거리는 조금씩 느려지는 것 같았다. 점차 그의 몸, 바닥이 더 찐득해지는 것 같았다.



"조금 천천히 와.. 아직 완벽한건 아니니까..💜 나도 가고있어.. 몬붕..💜"



느려지다 못해 멈추는듯 했다. 소리는 점점 커지는데, 바닥의 점액이 이번엔 바닥이 그를 잡고 놔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니, 바닥과 몬붕은 점차 같아졌다.



그치만 몬붕은 노력했다. 계속 노력해 저기 행복한 안식처로 가려한다. 



"...으ㅡ.."


"많이 힘들었구나 몬붕.. 그래도 이젠.. 괜찮을거야..💜 너가 나를 봐준것보다.. 더욱.. 난 널 돌볼거야..💜"



가려했는데, 몸을 던지려 했는데, 몬붕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왜인지 더욱더 자신의 몸이 아닌듯 느꼈다. 아래는 그저 축축한 곳일 뿐이었다. 그저 그럴 뿐이었단 말이다. 


어느세 바닥은 늪이 되었다.어둠속에 넓게 퍼진 늪이 몬붕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부터 보이는 것은, 몬붕의 발과 바닥이 구분이 안 가는 정도라는 것이다. 신발은 녹아버리고 몬붕의 발과 바닥은 붙어댔다.



물론 몬붕은 저 멀리 행복이 다가오는 순간순간 이성을 잃어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쾌락과 행복감 그리고 넘처흐르는 편암함만 존재했다.



다가오면 올 수록 높아지는 감도에 몬붕은 말 할 수도, 움직일 힘도 없다. 움직일 수 있더라도 끈적하게 잡힐 뿐이었다. 그저 침을 질질 흘리며 흐릿한 눈빛으로 다가오는 불빛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나 다 왔어..💜"


곧바로 거의 다 왔다. 한 팔 정도 거리다.



"몬붕아,, 지금까지 많이 기다렸지..? 💜"


바로 눈 앞까지 왔다. 지금 당장 몬붕의 눈 앞에 있다.



"ㅓ....ㅅ..ㅡ.."



   눈 앞에 바로 있는, 이 순간이었다. 이 때였다.


몬붕은 무언의 감정을 온 몸으로 느꼈다. 지금까지 기다린 모든 시간의 흐름과 보고싶다는 외로움, 그리고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던 흥분과 갈망. 모든것을 느낄 수 있다.



모두 몬붕 자신의 감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몬붕도 느꼈던 원초적 감정 이었지만 몬붕과는 많이 달랐다. 몬붕은 외로움과 사랑을 원하는 것이었지만, 쇼거스는 몬붕과 하나라는 것을 희망했다.



그저 같이 존재하는 것을 원했다. 사랑하는 이와의 합을 추구했다.



이것에 비해 몬붕은 그나마 인간다웠던 것이다.



"몬붕.. 이런 생각이었구나.."


쇼거스는 몬붕의 생각을 조금 읽었는지 주춤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껴안으며 말을 다시 건냈다.



"미안해 몬붕..💜 이런 생각이었다면 조금더 빨리도 괜찮은건데..💜 그래도 이제는 함께 계속 지내니까..💜"


"ㅡ..ㅇ..ㅣ.."


"몬붕아.. 진짜 난..💜 너가 너무 좋아..💜 그래서 이러는거니까...💜 몬붕,, 이해해줄거라 믿어..💜💜"



  쇼거스는 이제 몬붕을 껴안아 삼키기 시작한다. 천천히 몬붕의 몸이 점액과 쇼거스의 촉수로 뒤덥혀갔다.



몬붕의 신체중 쇼거스와 맞닿은 부분이 녹는다. 점차 녹아 쇼거스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몬붕은 이미 녹은 발부터 점점 내려앉아 쇼거스의 품에 완전히 안기고도 남을 위치까지 갔다.



  쾌락이 몬붕을 망가지게 한다. 몸은 이미 녹아가고 어둠속에서 형체를 잃어간다. 그치만 딱 하나, 이렇게 망가져가는 몬붕이지만, 딱 하나만큼은 멀쩡하다못해 더욱 뚜렷했다.



"ㄱ..ㅓ스..ㅇ..ㅑ..."


그래서, 입이 잘 움직이지 않아도, 말이 나오다가 말아도, 몸이 쇼거스로 녹아 가누지 못하더라도, 앞이 캄캄하고 쾌락에 모든 감각이 절여져 아무것도 못 할거 같아도.



그는.


무엇보다 함께해서 좋은 쇼거스를,


"몬붕...??"


온 힘을 다해 포옹했다.


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하게 했다. 



"진짜..💜 몬붕..💜 ....."



무엇보다 뚜렷한 사랑을 온전히 전하고 싶었기에 말이다.


몬붕은 아무리 자기가 망가지고 희미해지더라도, 몬붕은 자신을 알아주고 함께하는 쇼거스에게 고마움을 느끼기에.


주위에서, 가족에서, 삶에서 겪었던 무엇보다 큰 가치를 준 쇼거스에게 모든것을 내놓았다.



"....❤"



몸이 점점 더 녹아내리며 살아온 모든 것을 합쳐도 부족한 감각이 밀려와, 사랑한다고 더욱 행동하고 말은 할 수 없더라도 행복 그 자체인 몬붕이었다.



  이제 점차 쇼거스와 서로 껴안은 몬붕은 대부분 녹아갔으며 완전히 다 융합되가는 상황속, 


마지막으로 행복가득한 몬붕은 들을 수 있었다. 




".. 주인님..💜 평생 저와 함께에요..💜 외로움 없이.. 언제나 가득히..💜💜"



호칭 자체가 바뀐 사랑스런 쇼거스의 말을 뇌 가득히 말이다.



"정말 사랑해요.. 몬붕 주인님.. 💜💜"






  진짜 오래 쓴거 같아. 9월부터 쓰다가 귀찮아서 일주일에 한 번씩 조금씩 쓰고 미루고 바꾸고 보강하고 해서 지금까지 끌고온듯. 내용구상하고 그대로 가려했는데 오래 지나다보니까 계속 바뀌더라. 나도 내가 어케 여기까지 썼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많이 긴 이런 글 읽어준 몬붕이들 항상 정말 고맙다. 



문제시 삭제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