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에서 널 쓰러뜨리고 어둠에 물든 세계를 구하겠다! "
태양처럼 환한 빛을 뿜어내던 남자의 검이 소녀를 향해 휘둘러졌지만, 소녀의 표정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소녀는 오히려 소름끼칠 정도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용사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할 뿐이었다.
" 글쎄.. "
" 그 아이들이 정말로 네가 날 죽이길 원할까? "
소녀가 용사를 조롱하듯 말했다.
소녀의 말이 마치 울려퍼지는 메아리처럼 용사의 귓가에 맴돌았다.
" 아무도 널 기억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는데, 네가 날 죽인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널 영웅으로 떠받들어줄까? "
" 그러니, 이제 그 거슬리는 빛을 내는 검은 치워둬. 여신의 축복을 받았다느니 하지만, 이젠 아무짝에도 쓸모없잖아? "
" 날 제외하면, 이 세상의 그 누구도 널 기억해내지 못하는데.. 그깟 성검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
소녀가 장난스레 킥킥대며 그의 곁을 맴돈다.
악신의 용사를 향한 조롱은 맹독을 바른 화살촉이 되어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용사의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영웅으로 인정받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쭉 함께 했던 동료들도, 그동안 자신이 지켜냈던 사람들도 용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린다는 것이 두려웠을 뿐이었다.
용사가 절망하는 모습을 보자, 악신인 소녀가 즐겁다는 듯 웃으며 용사에게 속삭였다.
" 정말이지.. 최고의 절망이야.. 무척이나 훌륭한 맛이 나는걸.. "
" 어때? 네가 여기서 날 죽이면, 이 세계의 그 누구도 널 기억하지 못하는데 말이야. "
"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여전히 날 죽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궁금한걸~ "
계속되는 소녀의 비웃음과 조롱에, 용사는 결국 검을 떨구었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 훌륭해. 넌 포기가 빨라서 좋네..♡ "
" 앞으로 너는 오로지 나만을 기억 속에 새기면 돼.. "
" 이 세계에서 오로지 나만이 널 기억할 수 있는 것처럼.. "
흐려진 하늘에서 얼어붙다 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어가는 그 숲에서 악신의 음습한 손길을 받아들인 용사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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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기다리면????종?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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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와 절망을 먹는 악신, 그리고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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