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4월 11일 자정

나는 마틴게일의 신봉자였다.


늘 하던 방식으로 당시 1~3이 계속 뜨는 것을 보고 이제 4~6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

4~6에 판돈을 키워가며 포인트를 집어넣었다.

그런데 4번, 5번, 6번이 죽어도 나오지 않았다.

건 포인트가 2배, 4배, 8배.. 브레이크 없이 계속 늘어났다.

8번정도 연속으로 걸었나? 마지막 포인트까지 모두 탕진했다.


포인트를 다 잃은 이후에도 계속 나무게임은 1~3이 나왔다.

곧이어 나는 2도 나오지 않으며, 방향 또한 반드시 좌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19번 연속으로 좌, 1,3 나온 이후에야 다른 결과를 내놓았고

그 이후에 다시 본래의 무작위성을 되찾았다.


난 곧바로 계산했다. 19번 연속으로 1이나 3이 나올 확률은 로또 맞을 확률의 75분의 1....(정확하진 않았다)

말도 안된다는 건 알았는데 내가 뭘 할 수 있나. 이미 돈은 잃은 후

나는 슬퍼하면서 자러갔다.







18년 8월에 오픈된 나무게임

당시 나무게임은 이슈 그 자체였고 몇 안되는 원주민들에겐 화끈한 신드롬을 일으켰고 거의 모든 고닉들이 나무게임에 포인트를 갈아넣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난 19년 4월엔 그 열기가 다 날아고 없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 쯤. 나무게임 회차의 시간이 꼬이기 시작했다.

본래 진행되어야 할 시간에 게임이 시작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회차의 시간이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나무게임에 오류가 다시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이를 목격한 사람은 당시 포인트 게임 채널 국장이었던 수○○이었다.

오전 11시 40분에 1과 3, 그리고 좌가 29번 연속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확률상으로 1385경 분의 1이었다.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확률.


나는 나무게임에 오류가 났음을, 그것도 하루동안에 두번이나 발생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옛날 게시물 찾아보면 다 기록이 남아있다.



또 같은 날 오후 2시쯤이었다.

점차 1과 3의 비율이 많아지더니

1과 3만 나오는 나무게임이었다. 3의 비율이 1보다 많았던 것도 특기할만했다.

이미 포인트를 탕진한 나였지만,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두번째 오류가 첫번째 오류보다 길었으니까 이번엔 두번째 오류보다 길지 않을까

그렇다면 29번 이상으로 1~3, 홀,좌가 높은 확률로 나올 것이다.

분명 내가 포인트를 잃었을 때 나는 독립시행을 무시한 확률적 미신에 안주하고 있었던 책임이 있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자면 사실은 오류가 나를 파산시킨 직접적인 원인이다. 게임의 결함이 나를 파멸로 몬 것이다.

그러니 그 오류를 이용해서 다시 포인트를 불리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옳았다. 다시 돌려받을 기회가 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포인트를 전부 1~3에 계속 걸기 시작했다.

문제는 내 포인트가 거의 없다시피 한 정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인트는 수수료를 제하고서 두배 씩.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몇십 포인트 남짓했던 내 포인트는 이제 만 단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제 몇 번만 더하면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불어날 것이다.

라는 기대감으로 나는 나름대로 즐거워하고 있었다.

당시 집계하던 랭킹에 내 이름을 다시 올릴 수 있겠지

좋겠네.




그때 나무게임이 멈췄다.

운영자가 게임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하고 게임을 중단시킨 것이다.

게임 정지의 사유는 '서버 시간 문제'였으며

게임에 오류가 있었다는 언급은 없었다.

공지에서 언급을 안했으니, 당시에 이 오류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마 나랑 그 사람밖에 모를거야.

빠른 픽스로 인해 나는 결과적으로 잃은 포인트의 반의 반도 건지지 못했다.

운영자는 또한 나에게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오류를 이용해서 포인트를 벌려고 한 사람은 내가 알기론 내가 유일했을것이다.(당시에는 모든 사람의 배팅 내역이 실시간으로 공개되었으니까)

아무튼 이 이야기는 이렇게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