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건 내가 군 생활할 때 있던 일이야. 

우리 제 6초소는 산그늘에 가려져서 어둑하고 습해서 다들 거기서 근무서는 걸 싫어했어. 보고 있으면 괜히 집 생각나고, 슬퍼지고. 음산하기도 했지.


하루에 주, 야간 2시간씩 거기 들어가 있으려니 죽을 맛이었지. 이상한 냄새도 나지, 여름에 벌레며 구더기며.... 


선임 중에 여기서 귀신을 봤다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라 겁도 나고. 다들 거기서 근무 서는 걸 싫어했어. 


그런데 내가 야간 삐번일 때 일이 터진거지. 나는 화장실 갔다 오는 길이었는데 휴지를 들고 복도를 걷다가 놀랐어. 뻥 하고 소리가 나더라구.


행정반에 전화가 한 통 오더라. 그러더니 당직병이 불침번을 불러서 뭐라뭐라 하데.  불침번은 후번초 근무자 깨우러 가고. 나는 뭔가 터졌구나 싶었지.


당직병은 마침 내 동기라서 붙잡고 물어보니 초소에서 누가 총기를 쐈다더라. 덕분에 행정반으로 온 당직사관(A포대장)한테 들켜서 안 자냐고 깨졌지만. 


근데 재밌는 건 그 다음이야. 본부 장교 두 명이 그날 밤 이후에 갑자기 전출을 갔고, 6초소는 폐쇄됐어. 우리는 거길 안 가도 돼서 좋았지만.


그리고 한동안 새로운 초소에서 근무를 서면서 6초소 일이 잊혀질 때쯤, 말년에 진지공사를 나가게 됐어. 5월 쯤이었나. 


우리 대대 진지공사는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고 부대 내 시설 정비 수준이었는데 나 포함해서 5명 정도가 6초소로 가게 된 거야. 


그래서 함마랑 곡괭이랑 지주핀이랑 뭐랑 해서 연장 챙겨서 가는데 어쩐지 마음이 불길하더라구.


 가는 길도 썩 유쾌하진 않았어. 변압기랑 충돌했는지 까맣게 탄 까마귀 시체가 떨어져 있더라구. 냄새가 정말 고약했어. 


설상가상으로 도착하니 비가 엄청 내렸어. 인솔간부가 4포반장이었나? 일단 초소에 들어가자 해서 들어갔지. 다섯명이 들어가니 좁더라구. 


그때였어.


막내가 창밖을 보고 소리를 지르더라. 우리는 무슨 소리를 하는 지도 몰랐어. 홀린 것처럼 초소 창문을 바라봤어.


 거기엔 왼쪽으로는 산자락이, 오른쪽으로는 숲이 우거져 있었고 중앙에 길이 나 있었어. 


음.. 나는 그 때 이해할 수 있겠더라구. 


귀신을 봤다던 선임들, 초소에서 발사된 총기, 전출간 본부 장교 두 명을.


-------------------------------------


창작으로 써보았습니다. 무척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