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추석을 미드소마로 만들어 버린 글 읽다가 재밌어서 몇 개 써봄
규칙서 괴담들은 평범한 개념을 가능한 낯설게 느껴지도록 바꾸는 게 핵심인 것 같아.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의미의 원형조차 박박 긁어내서 끄트머리만 남겨내는 게 중요함.
모든 표현이 대단한 배타성을 띠고 있어서 적대감이 은은하게 풍겨나올수록 좋음.
아래는 예시)
| 희미한 달이 우리 모두를 내려다보는 가운데 의식이 시작되었다 저희 유랑 서커스단은 생소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기묘한 신세계 / 불가해한 스쿨버스 형언할 수 없는 발명품 결코 멈출수 없는 놀이가 시작되자 모두들 웃기 시작하였다 옆집에는 통제할 수 없는 아이가 산다 삶을 대할 때는 주체하지 못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교수님은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을 사랑한다 이 나라의 국민들은 위험한 나라를 혈맹으로 두어 안심하고 있다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생활은 재미가 없다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비정상적인 능력을 지녔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법칙을 거스르는 존재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은 조금 지루할지도 모른다 희생의 결과 반드시 치루어야만 하는 대가를 받았다 저희 보육원은 구속자 없이 원생을 홀로 두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곳에 처음 온 것이라면 함께 살지 않지만 당신에게 관심을 표하는 존재들에게 떡을 돌리십시오 저희 학교는 학생들에게 실체가 없는 사랑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나는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언가와 함께 살고 있어 |
단어만 바꿔줘도 평범한 문구를 우중충하게 바꿀 수 있구나..
시를 많이 읽는 것도 도움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