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빨리 내려서 지금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넷플릭스가 정말 원망스러웠다. 몇 개월도 안 된 거 같은데 장난하나 진짜...


어쨌든 레슬링 선수하면 정말 화려해 보일 것이다. 단단한 매트에 상대를 던져버리고 갑자기 로프에 올라가서 곡예기를 펼치고... 보는 이를 경악하게 만들고 어느 순간 매료시킨다. 짜여진 각본 속에서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레슬러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드라마를 보여줬는지 모르겠다. 나도 한 때 레슬링을 즐겨봤는데, 전설적인 레슬러 릭 플레어가 은퇴하던 게 엊그제 일 같다.


특히 세계적인 무대 WWE에 입사한 레슬러라면 많은 연봉을 받고 언제나 티비를 통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유명하겠지. 나이가 어린 팬이라면 그들이 정말 판타지 속 캐릭터인 줄로만 알겠지. 나도 어릴 때 언더테이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동심을 철저하게 파괴해 버린다. 왜냐면 레슬러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세상을 깨뜨리고 그 안을 낱낱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들의 단단해 보이는 육체는 대부분 스테로이드로 만들어졌고 바쁜 스케줄과 오랜 부상 때문에 진통제를 달고 살아서 요절하기도 한다. 운동하는 사람이야 에너지 넘치는 성격이 많겠지만, 스테로이드 때문에 감정이 격해져서 문제를 종종 일으키고. 화려함 뒤에 숨겨진 지저분함이 끝이 없는 것이다. 마치 크림을 잔뜩 올린 커피처럼.


다행히 이 작품은 그런 걸 보여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잔잔하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몇몇 레슬러들이 실제 생활에서 어떤지 조금이나마 보여주는 게 이 다큐멘터리의 주된 내용이다. 제목 그대로 '링 밖에서' 그들이 어떤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지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순서가 기억나지 않으니 일단 기억나는 대로 쓰겠다.


인디 레슬러들이 WWE에 입성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그들이 WWE에 입단 테스트를 보고 상체를 키워라. 동작을 수정해라. 등 좋은 조언을 듣는다. 중개자도 자신의 레슬러들이 WWE 입성에 성공하면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껏 들뜬 모습이다.


드로즈라는 선수가 WWE에 입사하면서 오너인 빈스 맥맨과 대화하면서 링 위에설 캐릭터를 만든다. 드로즈가 맡게 된 건 우스꽝스럽게도 시시때도 없이 구토하는 캐릭터였다. 왜냐면 그가 마음대로 구토 할 수 있는 특기가 있어서... 그래도 드로즈는 WWE에 입사한 게 기뻐서 부모님께 전화한다.


WWE를 넘어서 레슬링계의 전설적인 존재, 테리 펑크가 가족들을 생각하며 은퇴를 준비한다. 아무래도 테리 펑크는 무기를 쓰고 철사를 두르는 등 하드코어한 경기로 유명했으니 가족에게 더 이상 걱정끼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무릎의 연골이 거의 다 사라졌으니... 사랑스러운 아내와 여럿 딸을 둔 테리 펑크는 링 위와 다르게 평범한 가장이자 노인일 뿐이다. 테리 펑크는 은퇴를 준비하며 소중한 친구들을 초대하는데, 특히 심판을 해줬으면 하는 사람을 간곡히 설득한다.


테리 펑크와 비슷하게 하드코어 레슬러로 정말 유명한... 아니, 정말 전설적인 믹 폴리가 등장한다. 믹 폴리도 테리 펑크와 마찬가지로 링 밖에서 평범한 아버지일 뿐이다. WWE를 오랫동안 본 사람이라면 기억날 것이다. 바로 믹 폴리와 더 락이 경기 한 것이 말이다. 더 락이 믹 폴리의 두 팔에 수갑을 채우고 그의 머리를 철제 의자로 무자비하게 때렸지. 지금 생각해도 소름끼치는 장면인데... 두 손이 묶여서 방어도 낙법도 전혀 할 수 없었던 거지. 게다가 경기를 보러 온 아내와 딸과 아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참혹했다. 딸이 울음을 터뜨리자 억장이 무너진 아내가 결국 경기를 끝까지 못 보고 자식과 함께 밖으로 나간다. 나중에 믹 폴리가 아내와 함께 당시 경기를 감상한다. 당연히 믹 폴리의 머리가 깨지는 장면과 함께 오열하는 가족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이걸 본 믹 폴리가 아마 "내가 좋은 아버지는 아니군요."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서술한 선수들보다 전설적인 무관의 제왕 제이크 로버츠가 등장하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도 공포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온 몸에 뱀을 두른 채 등장해서 상대를 겁주는 모습이야말로 공포스러웠다. 언더테이커처럼 꾸미지도 않았는데 단순하게 공포를 선사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대단한가. 제이크 로버츠가 그런 레슬러이다. 문제는... 그가 매우 끔찍한 가정사가 있다.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운데 다른 사이트에서 퍼왔다.


 제이크 로버츠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이자 어떤 의미로는 매제가 되는 그리즐리 스미스[23]는 본래 제이크의 할머니가 되는 사람의 데이트 상대였고, 그녀에게는 폴라 로린 스미스라는 12살 짜리 딸이 있었는데 어느날 그리즐리는 폴라를 강간해버렸다. 그리고 9개월 뒤에 폴라는 아들을 출산하였는데 그 사람이 바로 제이크였던 것.[24] 그리고 여기까지만 해도 상당히 개판인데 아직 비극은 끝이 아니었다. 그리즐리가 딸 폴라를 강간한 충격 때문인지 제이크의 할머니는 암에 걸려서 사망하였고, 이후에도 폴라 로린 스미스는 그리즐리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학대를 당한다. 그로 인해 폴라 로린은 17살이 되기 전에 제이크 로버츠의 여동생(조린 스미스)을 낳게 된다.[25]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그리즐리는 폴라에게 그래왔던 것처럼 조린에게도 지속적인 성추행/성폭행을 저질렀다고 한다.[26] (나무위키 펌)


네... 정말 끔찍하다. 그럼에도 제이크는 자신에게 무관심한 아버지에게 사랑을 바라고 있었고... 말도 안 나온다.

제이크 로버츠는 실제로 자신에게 아버지와 같은 악마가 나올 것만 같다고 말한 적 있다. 아버지가 되는 법을 알지 못한 제이크 로버츠는 오랜만에 딸을 만나보지만 절대 평범하지가 않았다. 감정은 반가움보다 서먹함, 어색함 혹은 혐오가 있었다. 보는 내가 진짜로 그런 감정이 다 느껴졌다. 그렇게 만나보고 싶었던 딸이지만, 제이크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가 자신이 얼마나 두려운지 심정을 토해내고 딸과 화해를 하나 싶었다.


그리고... 제이크 로버츠는 다음 날 마약에 취하고 딸을 더 이상 만나지 않았다. 자신의 속내를 털어낸 게 오히려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건지...


위에 말했던 인디 레슬러는 결국 WWE에 입성하지 못했고 드로즈는 경기 도중 사고로 반신이 마비되고 만다.


테리 펑크는 은퇴를 여러 번 번복하고 현역으로 꾸준히 활동한다. 믹 폴리는 현재 은퇴한 상태이다. 제이크 로버츠는 다행히 다이아몬드 댈러스 페이지에게서 요가 도움을 받으며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된다.


이건 민감한 스테로이드나 사내 폭력, 부당 처우 등에 대한 내용은 절대 아니다. 정말 단순하게 제목 그대로 레슬러들이 링 밖에서 어떤 모습을 사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들의 키가 크고 성숙해질 때,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들까?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결국 동심은 깨졌고 그들을 향한 동경심이 깨지거나 더욱 견고해지거나... 둘 중 하나 일 것이다.



추천과 리뷰 중 카데고리 고민하다가 결국 리뷰 고름; 이제 넷플릭스에 없고 어디 서비스에서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