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조직 깡패에서 거대한 정치인이 된 토마스 셸비...


한국에도 조폭 생활부터 시작해서 정치인이 된 김두한을 그린 드라마 '야인시대'가 있다. 나는 깡패와 조폭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감상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드라마 야인시대 자체를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피키 블라인더스는 주인공 토마스 셸비가 세력이 거대해지면서 정계에 발을 들이는데, 야인시대와 다르게 조폭에 대한 미화 따윈 없었다. 토마스 셸비는 의원이 되어서도 자신을 거스르는 자에게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 방법으로 처리해버린다.  그는 여전히 무례하고 강압적이며 심지어 아편에 손을 데고 있었다.


누구보다 똑똑하고 일처리가 깔끔하며 상대를 이해할 줄 아는 토마스 셸비였기에 정치 활동을 잘 해내고 있었다. 오히려 그를 주목하고 관심을 가지는 세력이 있을 정도.


문제는 그게 영국 파시스트 연합 수장인 오스왈드 모즐리라는 거;


겉으로는 거물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아편에 손을 데고 하나 둘 아랫사람들이 그의 손을 벗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매화를 거듭할 때마다 약해지고 있는 토마스. 그렇기에 자신을 죽이고 있을지언정 정치적 이념이 확고한 모즐리에게 무의식적으로 끌리고 있을지도. 어쩌면 차라리 조직 생활이 더 편했을지도 모르는 토마스 셸비는 이젠 정치적 거물인 모즐리를 죽여야만 한다...


피키 블라인더스 시즌5는 이전 시즌과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차이점 중 하나는 역사적 사실을 좀 더 기반에 두고 있다는 것. 오스왈드 모즐리는 실존인물이며 영국 파시스트 연합의 당수로서 활동했다. 모즐리의 등장 덕분에 다음 시즌에 아돌프 히틀러까지 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올 정도.


다른 차이점 또 하나는 이번 시즌5는 다음 시즌을 기약한다는 점. 그 동안 시즌 1~4는 스토리가 벌어지면 꼭 그 시즌 내에서 거두는데, 이번 시즌5는 스토리를 완전히 끝내지 않고 시즌6의 연장선을 두고 있다. 이제 파시스트가 나왔으니 다음에 독일 나치당까지 나올지도 모르는데 이 거대한 스케일을 여러 시즌으로 나눠서 완성도를 높을 셈인 거 같다.


시즌제를 가진 드라마는 갈수록 재미가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데, 피키 블라인더스는 좀 더 역사적인 사실에 충실하면서 점차 이야기가 거대해지고 있으니 정말 배경을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부푼 기대감을 가지며 시즌6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




오스왈드 모즐리를 메인 빌런으로 둔 건 정말 큰 도전이었고 성공적이었다.




이건 팬메이드 포스터.


미스터 빈이 히틀러 역을 맡는다는 루머 때문에 만든 거 같다. 물론 배우와 제작진이 크게 부정해서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지만.


그래도 토마스 셸비가 나치와 엮인다면 정말 재밌을 거 같다...


연도와 시대를 따지면 토마스 셸비 아들이 다 클 때 즈음에 2차 세계 대전이 터지는 거 확정인데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