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기에 부모님에게 괜찮다고 말하고는 바로 퇴원 수속을 밟고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에 있었던 건 고작해 봐야 세 시간 정도였다.


부모님은 나에게 몸 관리 잘하라는 말을 남기시고는 본가로 돌아가셨다.
다른 친구들도 채경이가 흑인이랑 키스하는 영상을 보았는지 나에게 괜찮냐고 연락이 왔다.
나는 그들의 괜찮냐는 물음에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채경이가 흑인 남성과 키스하는 영상을 검색해서 찾아보았다.
대체 채경이한테 몇 명의 남자가 있는 건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 채경이가 축구장에서 키스한 그 남자는 그동안 봤던 외장하드 속 영상에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던 남성이었다.


그렇다고 채경이 때문에 지금 내가 축구경기 티켓을 예매하기도 좀 애매했다.
다음 경기에 채경이가 올 거라는 보장도 없었고 온다고 해도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채경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채경이가 나를 모르는 사람 취급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철저하게 조교가 마무리된 지금의 채경이라면 혹시 날 못 알아볼 수도 있겠다라는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저것도 주인님이 시켜서 그런 거겠지. 본인 의지로 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닐 거야."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또 한 번 자기최면을 걸었다. 지금까지 화는 충분히 잘 다스려 왔기에 이런 식의 자기 최면은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채경이와 흑인 남성의 찐한 프렌치 키스를 보고 경기장에 있는 관객들이 박수와 환호성을 지른 게 마음에 안 들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마 경식이를 포함해서 친구들도 채경이가 한 게 프렌치키스가 아닌 볼 뽀뽀였다면 나한테 괜찮냐며 이 정도로 난리를 피우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상당히 자주 느끼네.."


이제 신경 안정제도 몇 알 남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래도 비뇨기과에서 상담 받을 때 의사 선생님에게 신경 안정제를 달라고 해야 할 것 같았다.
항우울제는 딱히 필요 없을 것 같고 신경 안정제만 있으면 될 것 같았다.


14번째 영상을 다시 볼 생각은 없었다.아마 뒷 부분에도 채경이가 자위하는 장면이 나올 테니 더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하.... 근데 외장하드에 담긴 영상에서 섹스하는 것도 보고 정액먹는 것도 봤으면서 왜 고작 키스하는 거에 쓰러진 거지? 내가 그렇게 나약했나?"


나는 멀쩡하다가 왜 갑자기 채경이가 남자와 키스하는 걸 보고 쓰러져 버린 건지 내 몸뚱어리긴 해도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잠도 푹 잔 상태였다. 저번처럼 졸려서 기절하듯 쓰러진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아.... 채경이가 보낸 영상 때문에 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갑자기 달달한 게 엄청 땡기네. 한동안 초콜릿을 안 먹긴 했지."


마침 집에 다크초콜릿이 있었기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다크초콜릿을 꺼내 먹었다.


"역시 스트레스받을 때는 초콜릿만한 게 없지."


매운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지만 난 매운 걸 잘 먹는 편이 아니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사탕이나 초콜릿을 먹는 편이었다. 
그렇게 초콜릿을 먹은 다음 아까 베란다에 숨겨 놓았던 채경이를 본떠 만든 오나홀을 들고 왔다.


나는 채경이를 노예로 만든 그 사람들처럼 평범한 여자를 조교시켜 노예로 만들 자신도 없었고 그렇게 할 생각조차 없었기에 대신 오나홀을 가지고 놀 생각이었다.


"이건 사람이 아닌 장난감이니까.."


오나홀은 분명하게 사람이 아닌 장난감이기에 내가 어떻게 가지고 놀아도 문제 될 것이 전혀 없었다.
오나홀을 살짝 흔들자 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채경이의 영상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방울 소리 페티쉬가 생겨 오나홀에 작은 방울을 달아 놓았다.

영상 속 채경이의 유두에 방울이 달려 있었던 것과 똑같이 만들고 싶어서 오나홀에 방울을 달아 놓은 것이었다.
방울집게는 예상했던 대로 채경이의 옷방에 있었기에 포장을 뜯고 그걸 사용하였다. 



채경이의 옷방에는 어지간한 것들이 다 있었기에 그건 좀 다행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나홀에 문신을 새길 수 없다는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볼펜이나 매직으로 낙서하기도 애매했다. 
그러다가 오나홀에 구멍이 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커다란 리얼돌을 살 생각은 없었다. 그건 상당한 돈 낭비라고 생각 되었기 때문이었다.



"으으으읏!!! 채경아! 안에다가 잔뜩 싼다!"


나는 영상을 틀지 않고 머릿속으로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 채경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자위를 했고 오나홀 안에다가 시원하게 정액을 분출했다.
오나홀에 자지를 넣고 흔들어 봤자 아무런 느낌이 없었기에 싸는 것만 오나홀 안에다 싸는 것이었다.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그런 감정이었다. 근데 그게 썩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어쨌든 이건 진짜 채경이가 아닌 채경이를 본떠 만든 오나홀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 오나홀은 내가 기억하는 채경이가 아닌 조교가 완료된 채경이를 본뜬 오나홀이니 내가 알고 있는 채경이의 보지하고는 완전히 달랐다. 


"이 오나홀이 내가 기억하는 채경이의 보지와 똑같았다면 난 이 오나홀을 과연 좋아했을까?"


오나홀에 정액을 사정하고 나니 뭔가 머리가 복잡해져서 사워했고 샤워하는김에 오나홀도 깨끗하게 씻었다.
씻은 오나홀은 다시 베란다에 가져다 두었다. 오나홀은 씻고 잘 말려서 관리하는 게 꽤 중요한 부분이었다.


한 번 사정했다고 해서 영상을 보지 못하는 건 전혀 아니었다. 나는 머리를 말린 다음 그대로 컴퓨터 앞 의자에 앉아 15번째 영상을 재생시켰다.


"남편이 해준 요리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 아니면 맛있게 먹었던 거나?"


화면 속 남자는 채경이에게 남편이 해준 요리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냐고 묻고 있었다.


"글쎄요.... 이제는 그런 건 기억나지 않아요. 저한테는 이제 주인님이 주시는 정액 섞인 음식들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거든요."


"그래? 아주 좋은 답변이군. 마음에 들어."


남자는 채경이의 대답이 만족스러운지 웃음을 지었다. 내가 저녁으로 채경이에게 해 준 음식들을 채경이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어이. 육변기년의 남편, 잘 보고 있으라고, 오늘은 이 변기년이 이런 것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너에게 보여 줄 테니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디선가 삶은 계란을 들고 왔고 그걸 채경이의 항문에 넣었다.
그러고는 채경이에게 항문에 있는 계란을 본인 손으로 빼서 맛있게 먹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변기년. 그 계란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네 남편에게 보여주도록."


"네. 주인님. 영우야. 잘 봐. 예전에 같이 찜질방에서 계란을 먹었을 때는 소금에 찍어 먹었지만 지금의 나는 이걸 정액에 찍어 먹거든."


채경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정액이 잔뜩 묻어 있는 계란을 한입에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아... 너무 맛있어요. 역시 계란은 소금보다 정액에 찍어먹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셔셔 감사합니다. 주인님."


"우욱!!"


영상을 본 나는 토를 할 것 같지만 일단 참아내었다. 스캇은 아니었지만 무척이나 더러운 플레이였다.

채경이가 자기 항문에 들어 있던 걸 밖으로 빼내서 그대로 다시 먹는 영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항문에서 계란을 꺼내다니 완전 암탉이 따로 없네. 크크크크크."


"네. 저는 주인님이 원하시면 암탉도 될 수 있는 그런 노예입니다. 헤헤♥"

채경이는 주인님에게 암캐와 암퇘지에 이어 암탉으로도 불리는 것이었다. 채경이가 먹은 계란은 무려 10개였다.
그러니까 채경이의 항문에 들어갔다가 밖으로 나온 계란이 10개라는 이야기였다.


"주인님. 이런 기술을 알려주셔셔 대단히 감사합니다. 영우가 이걸 보면서 좋아할걸 생각하니까 저도 너무 행복해요."


영상을 보고 있는 나는 지금 전혀 좋아하지 않고 있었지만 채경이는 내가 이걸 보며 좋아할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저런 식의 멘트가 꾸준히 나오는 걸로 봐서 주인님이 지속해서 채경이한테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예측되었다.



주인님은 아마 이걸 보는 너의 남편도 지금 분명히 좋아하고 있을 거다 같은 그런 말들을 채경이에게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채경이도 본인의 입으로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상하게 나한테 꼭 이런걸 좋아하는 취향이 되어 보라고 권유하는 것 같은 기분이란 말이지.."


나는 취향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채경이의 주인님도 그렇고 채경이도 그렇고 뭔가 나한테 자꾸 가스라이팅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나는 눈치가 빨라서 그런 것에 전혀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네토 성향으로 바뀔 리가 없잖아. 영상을 다 보고 나서도 난 절대 바뀌지 않을 거야."


내가 그렇게 변하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하는 동안 채경이는 주인님이 준비해주신 정액 섞인 식혜도 맛있게 먹고 있었다.


"계란에 식혜. 이건 변하지 않는 환상의 조합이지. 물론 이건 당연히 주인님 특제 정액 식혜야."  
 
나는 냉장고에 있는 계란을 삶은 다음 오나홀에 넣으면 재밌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걸 채경이처럼 다시 먹을 수 없었기에 빠르게 포기했다.


"아... 이제 식혜도 못 먹을 것 같아."


채경이도 나도 호박식혜랑 식혜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나는 오늘부로 식혜가 싫어질 것만 같았다.
정액 식혜라니 저건 정말 식혜한테 해서는 안 될 짓이었다.


정액이 잔뜩 들어간 식혜를 단번에 쭉 들이킨 채경이는 천박한 미소를 지었다.


"헤헤헤헤...♥ 주인님 특제 정액 식혜 너무너무 맛있어요."


"너한테 내 정액이 들어간 것 중에 맛 없는 게 있긴 하냐?"


"아니요. 당연히 없죠♥"


채경이는 무슨 그렇게 당연한 걸 묻냐는 듯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했다.
아주 철저하게 입맛이 개조된 걸로 보이는 채경이의 모습이었다.


화면이 바뀌고 식탁에 놓인 젤리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젤리는 남자의 성기 모양으로 되어 있었다.


"영우야. 주인님이 날 위해서 만들어 주신 정액이 듬뿍 들어간 정액젤리야. 이게 내 최애간식이야."


솔직히 조금 더 참아보려고 했지만 비위가 너무 상해서 보다가 꺼버리고 말았다. 느낌상 뒤에 초콜릿도 나올 것 같아서 초콜릿이 나오기 전에 꺼버린 것이다.


"이건 더 볼 필요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