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창작 채널


세상은 속되어가고 사람들의 마음속엔 경이로움이 사라져버렸으며

어느 누구도 햇빛과 꽃 피는 봄날의 풀밭을 꿈꾸지 않으며

아름다운 살갖을 뜯기고 상처 입은 지구의 모습을 깨달은 시인들이 흐릿하게 보이는 환영이나 내면을 바라보는 눈에 대해서 더는 노래하지 않게 된 그때,

세상에 꿈이 날아간 공간을 찾기 위해 삶을 벗어난 여행을 떠났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살던, 돈에 의해 부흥하고 돈에 의해 부패한, 검은 구름을 내뿜는 괴물을 보았고.

지구의 살덩이로 만들어진 거대한 첨탑들이 세상에 가득해 햇빛은 세상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을 보았고.

죽음을 노래하는 쇳덩이와 유리 조각들로 이루어진 참혹한 기계에 사람들이 타는 것도 보았으며.

어느 곳에서나 신을 부르짖으며 사탄과 교접하는 타락한, 또는 변치 않는 자들을 보았고.

인간만히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지구의 마지막 영장이라 생각하며 지구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말하는 종이조각의 신을 보았고.

그것들을 세상에 알리려 애쓰는, 자신들이 세상을 구한다고 생각하는 여러 악마를 본 후.

자신의 한쪽 눈을 문이자 문지기이며 동시에 열쇠인, 모든 오래되고 바깥에 있는 자에게 바치니

세상이 더 이상 망가질 수는 없다고 확신하게 된 고대의 존재들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바다에서 나타나며 땅에서 올라오는 것을 마지막까지 바라보며.

작은 검은색 나팔로 자신의 목숨을 세상에 흩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