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알고 지낸 여사친 있음.

대학원(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도 둘이 비슷하긴 했는데 걔도 남친 있었고, 나도 준비하느라 바빠서 연애 감정 전혀 없었음.


근데 몇달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 남자친구가 별로라고 맨날 입에 달면서 헤어지고 싶다고 맨날 그러더라.

왜냐고 물어보면 ‘자기는 치열하고 욕심있고 열심히 사는 남자가 끌린다’ 이러더라고. 마침 대학원 붙고 원래 직장 그만 둘 때라서 ‘뭐지?’ 이런 생각 하긴 했는데 그냥 그러러니 하고 넘어갔단 말이야.


그냥 내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면 지금은 미국에서 일하고 있어서 한식은 진짜 거의 못 먹고, 업무 특성상 밤중에도 병원으로 뛰어가야 하는 직업이라 사실 요리도 사치기는 한데


갑자기 지지난주부턴가, 자기 밥 하면 어차피 남는다고 같이 먹자더라. 그 이후론 매일같이 그 집에 간 거 같긴 해. 걔네 집 엄청 가까우니까 ‘그냥 음쓰로 많이 남는가보다’하면서 사실 그때만 해도 긴가 민가 했지. 근데 또 그 무렵부터 얘가 나 드라이브 가거나 미술관 놀러 갈 때마다 따라다니기 시작하더라고. 사실 이때부터 좀 헷갈리긴 했는데, 그래도 ‘3년을 같이 알았는데’ 하면서 일부러 의식 안 하려고 노력했던거 같아.


 오늘도 잠깐 둘이서 조깅 다녀왔는데, 갑자기 내일 모레 영화를 보자네. 내가 얘를 아는데, 영화관 진짜 싫어하는 애가 갑자기 이러니까, ’사실 얘는 나름 힌트를 주는데 내가 병신인건가?‘ 이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김칫국 먹는거냐, 아니면 오해할 만 한 상황인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