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지? 한 달 전 쯤에 우리 무리에 들어온 생존자가 이상한 혼잣말을 하는걸 들었다.

적이 오는 것을 너무 잘 예측하고 식량과 재료가 있는 곳을 귀신같이 알기에 너무나도 수상해서 무리 차원에서 감시를 한지 이틀차 였다.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어. 이대로라면 실패할게 분명하니 다른 세계선으로 이동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게..."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방금 들은 말대로라면 우리는 가망이 없다는 건데.

이럴게 아니라 빨리 저 사람이 생각을 바꿔서 이번 세계를 버리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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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이게 내가 개같은 아포칼립스 세상에 빙의한지 한 달만에 내린 결론이다.

처음 여기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절망했다. 아니 내가 뭘 했다고 무료 회차분도 덜 읽은 소설 속으로 빙의를 한다는 말인가.

게다가 소설 속 배경은 세상이 대충 망하고 난 뒤라 진짜 평범한 일반인이었던 나는 잉여에 불과했다.

상태창, 스테이터스 아무리 외쳐봐도 아무 것도 없었다.

초능력? 잠을 잘 잔다는 것도 능력이라고 칠 수 있으면 그것 뿐이었다.

첫 날에 바로 주인공 무리를 만났을 때는 진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서 눈물이 다 나왔다.

스토리는 정확히 모르지만 적어도 주인공 옆에 있으면 살아남을 확률은 훨씬 올라갈 것 아닌가.


문제는 내가 너무 생각이 없었다는 점이다.

내 쓸모를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너무 대놓고 알려줬다.

진짜 미래를 보는 것처럼 예측을 하니까 사람들이 의심을 하기 시작하더라.

이대로라면 스파이로 몰려서 버려질게 분명하다.

주인공이 나를 절대로 버릴 수 없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

아..!



"후우... 이번 세계선도 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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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천 다 털린 빙의자가 회귀자인척 연기해서 버려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소설 찾아보면 있을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