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본 여자아이는 너무나 신비한 분위기를 가진 은발의 여학생이었어

분명 교실 가운데에 자리를 했지만 마치 그 아이의 자리를 빛이 피하는 듯하여 신경 쓰지 않으면 보이지 아니하였고

그러하나 한번 시선이 가게된다면 어느새 수업이 끝나있었지


마치 하얀 눈밭과 같은 아이

어느 누구도 가지 못했고 감히 밟아보지 못한 저 북방의 황무지

모든 빛이 이를 관측치 않으려고 바라보는 이의 눈을 멀게할 순백의 대지


난 그 아이를 알게된다는 것이 두려워 인상 조차 확인하지 못했고

목소리마저 듣지 않았으며 오직 뒷모습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했었어


허나 어느순간 때는 오겠지...

그 아름다운 신비의 땅을 밟는 여행자가

신비로움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랑아가

자신의 호기심의 욕망에 만인이 가슴에 담아둘 미지의 가치를 잊어버릴 모험가가


나와 같은 이들은 결코 범하지 못할 그녀의 얼굴을 확인할 것이고

그녀의 미소를 찾아낼 것이고

언젠간 그 머리칼과 같이 순수한 몸 마저 알아내고 기억에 담아두겠지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의 빛들은 그녀를 다시 비출 것이고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서 아름다움을 찾지 못할 것이야


그러나 이를 안다고 해도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난 그 미지의 아름다움에 이미 매료되어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거든

아마 그 꿈에서의 난 눈을 잃어버린걸지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