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핵공격을 막지 못했다. 서울 지하철은 한국인들의 최후의 생존권이 되었다.



작가: ArtyomDarK, 설정: 포스트 아포칼립스 갤러리

링크: https://novelpia.com/novel/2637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완결여부: 완결


메트로 2033이라는 소설을 아는 이들은 (그것이 동명의 게임으로 아는 것이든) 있을 것이다. 

뻔한 내용, 핵이 터지고 세상은 망하지만,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그들은 광대한 모스크바 지하철로 숨어들어가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의 작은 공화국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소설은 동북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잔재, 서울 메트로를 배경으로 종말 이후의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hZb3swfFdOY


나의 가족과 동료들이 민이고,

내가 국이고,

나의 보금자리가 대고,

나의 정신이 한이다.

대한민국은 살아있다.

지금 이곳에. 내가 선 바로 이 자리에.




세상이 끝나고 살아남은 한국인들은 부동의 세계 1위, 서울 지하철로 숨어들었다.

운이 좋다는 말 이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사람들은 바로 그 시각에 저마다 자기만의 이유로 바쁜 삶을 헤쳐나가기 위해 서울과 그외 연결된 여러 도시민들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던 메트로에 탑승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원자 경보가 쉴 새 없이 울려댔을 거고, 떨리는 목소리로 지침을 읽어 나가는 역무원의 안내 방송을 들으며 수많은 시민들이 지하철 역사로 몰려들어왔다.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지상의 사정을 알아보고 싶어했다. 선발대로 뽑힌 용감한 시민 대여섯 명이 조심스럽게 개폐문을 열고 몇 벌 남아있지 않던 방호복을 입고 나갔다. 사람들은 이들이 돌아와서 지상은 다시 안전해졌다고, 이제 원래의 삶으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돌아온 이들은 말했다. 지상은 지옥이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그 말을 전한 청년은 고개를 철로에 처박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역무실에 보관된 해묵은 가이거 계수기로 청년의 몸을 계측해 보자 계수기의 바늘은 곧바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며 삑삑거렸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 만큼 나이가 든 사람들은 절망하며 주저앉았고, 가이거 계수기가 뭔지, 그리고 저 소음이 무얼 뜻하는 건지 모르는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그들이 저건 우리가 다시 아이스크림을 먹고 놀이공원에 갈 수 있게 된다는 뜻이란다, 같은 말을 해 주기를 바랐다.



'그렇게 길고도 긴 지하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처음 이들은 통제에 따르며 상황을 해쳐나가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곧 고작 몇주 정도로는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자, 사람들은 갈라서고 분열되었다.

그렇게 믿을 수 없을 속도로 서울 지하철 내에는 '사회'가 재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33년, 서울 메트로는 어엿한 하나의 세상이 되었다.



여러 중심역들을 선점하여 부를 늘린 돈에 미친 이들, 삼성동맹



3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 서방 연합군의 대규모 핵폭격을 얻어맞은 북한과 중국에서 넘어온 난민과 탈영병, 그리고 기존에 정착한 극소수의 새터민들이 인구의 대부분을 이루며 주체사상을 따르는 '인민전선'


극우 사상과 반공주의를 통해 세력을 꾸린 고려 제국


메트로에서는 절대 구할 수 없는 신선한 재배물과 일부 동물류를 어마어마하게 비싼 식재료로 팔아넘기고, 3호선의 대표와 경의-중앙선의 대표가 동등한 권력을 지니기에 이중노선이라 불리는 두 역의 동맹.



그 외, 수많은 세력들이 서울 지하철에서 세력다툼을 펼치며, 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투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2033년이다. 




이 소설은 노벨피아에서 보기 힘든 특징의 소설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소설들을 비하하는 게 절대 아닌 것을 미리 공지해둔다) 미인 여자 AI, 초능력, 상태창, 하렘, 게임 시스템, 사이다, 능력은 쥐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돌연변이들과 돈에 미친 인간들, 빨갱이와 중국인들이 보이면 보였지.


주인공은 초인도 능력자도 아니고, 평범한 삼성 동맹의 소유 하에 있는 잠실역에서 거주하는 군인이다.





메트로 내에 있는 다양한 세력들의 다툼과, 멸망 후 세상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일들, 그리고 그것에 휘말리는 주인공의 이야기.




메트로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소소한 이야기. 평범함에 감사하지 않았던 이들의 뒤늦은 속죄.


노벨피아에서 정통 아포칼립스를 찾던 이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평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