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벨피아에서 '사이버펑크를 살아가는 불명예퇴직자를 위한 무일푼 생활 안내서' 를 언급하고 있는 사만곰이라고 합니다.


 간단히 요약하고 시작하자면 단순히 불신을 위한 불신이나 배신을 위한 배신을 일삼는 사람도, 삼류 블랙기업 마인드의 초거대기업도 없는 사이버펑크의 세상을 살아가는 한 젊은 용병의 이야기입니다. 이 밑의 모든 내용은 이 한 줄에 대한 사족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주셔도 좋습니다.


https://novelpia.com/novel/233251


 홍보글의 제목처럼, 본 소설은 사이버펑크지만 그렇게까지 펑크하지는 않습니다. 굳이 펑크할, 반골적이고 혁명적일 이유가 없는 세상입니다.


 작중의 세상은 유토피아는 커녕 살기 좋다는 말을 들을 수조차도 없지만 디스토피아라는 이름으로 불릴 정도는 되지 않습니다. 기술은 삶을 착취하는 동시에 삶을 풍족하게 만들었고, 비인간적인 기술은 사람이 비인간적인 시대에 살아남게 도왔습니다. 거대기업은 선이 아니지만 명확히 악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평범한 세상의 일부가 된지 오래입니다. 


 아무리 초거대기업이라도 착취와 폭정만으로 번성할 수는 없는 세상입니다. 그렇기에 초거대기업들은 사원이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해 사의 이익에 헌신할 수 있도록 가치를 제공합니다. 동기를 제공하고, 최대 효율성을 내고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지원을 제공합니다. 애사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적성기업과의 라이벌 구도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초거대기업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의 이익을 위해 노력합니다.



 주인공은 그런 세상과 그런 체제의 내부자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초거대기업이 만든 대학교를 나오고, 그 뒤로는 초거대기업의 보안팀으로 일했으며, 모종의 이유로 불명예퇴직을 당해 경력이 말소당하고 용병이 된 뒤로도 자신이 일하던 초거대기업이 믿는 바를 자신이 믿는 바로 삼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불명예퇴직을 당했다는 사실이 그를 체제의 철저한 외부자로 만듭니다. 초거대기업의 직원으로서 누리던 모든 것들은 이미 사라진 뒤고, 이제 모든 것을 자신의 손으로 해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스모그 위로 우뚝 선 마천루에서 살아갈 때 보던 풍경과 그 스모그 속을 살아가며 보는 풍경은 정 반대입니다.


주인공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고, 아무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할 상황에 기꺼이 첫 번째로 손을 내미는 종류의 사람입니다. 자신이 일하던 거대기업에서 불명예퇴직을 당한 계기도 심각한 보안 위기 상황에서 자진해서 선두를 맡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주인공에게 그리 매정하지 않습니다. 그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보안 위기 상황에서 대피구가 아니라 사건 현장으로 달려갈 담력이 있으며, 총을 든 테러리스트들보다 먼저 방아쇠를 당길 능력이 있는데다 새 업무에 적응할 능력이 있고 새 회사의 동료들에게 신뢰를 살 눈치가 있는, 능력과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 매정한 세상은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지는 않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난 사람에게 악수 정도는 권합니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서 본 세상은 그렇게까지 나쁜 곳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백지가 되었다는 말은 빈 팔레트를 받았단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세상이라는 단어가 곧 자신이 일하는 초거대기업을 의미하던 용병은 불명예 퇴직을 당하며 말소된 삶이 발목을 잡아올 때에도, 메뉴얼이나 준비된 작전으로 처리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때에도 그 모든 것들을 온갖 방법으로 상대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종교의 마지막 보루라는 이름으로 광신에 찬 거대기업을 탈출한 선배 용병, 신체의 97%를 의체로 갈아치운 개조인 우월주의자 용병, 자신의 인맥과 연줄 등을 총동원해서 도시 어디에나 필요한 모든 보급품을 구입해 배송해줄 수 있는 현금의 연금술사부터 시작해서 제각기 자신의 이야기와 삶을 가진 수많은 등장인물이 함께하는 그 삶을 기대해주셨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이상으로 길디긴 홍보글은 끝났습니다. 이미 저희 'Save01_사펑불퇴벨웨더태생야경용병루트' 를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읽어주지 않으신 분들도 이 생각보다는 살만한 자유지상주의 지옥을 찍먹해주시길 바라며 진짜 마치겠습니다.


 링크는 찾아 올라가실 필요가 없도록 아래에도 하나 더 남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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