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마블 세계관의 한 화목한 가정이 있음.


나름 훈남인 듬직한 남편과, 차갑지만 어여쁜 미모를 지닌 아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엽고 어린 딸.


이 셋이 있는 이 가족은 평화롭게, 그리고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


타노스의 핑거스냅이 있기 전까지는.


토르가 타노스의 목을 치지 않아서, 타노스는 그 손을 튕겼고, 그와 동시에 우주의 반절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지.


그 날, 이 가정은 오랜만에 휴가를 내고 가족끼리 여행을 가려 했었어.


그런데 집을 나서려던 그 순간, 갑자기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갑자기 비명을 질러대고, 자동차들이 서로 부딪혀댔어.


남편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보니, 그의 아내와 딸이 먼지가 되어 가며 흩어지고 있었지.


남편은 너무 당황해서 그 두 사람을 붙잡으려 했고, 그 두 사람 역시 남편과 아버지를 붙잡으려 했지만, 서로 꼭 끌어안을수록 몸이 바스려져가는 속도는 더 빨라지기만 했어.


결국, 아내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걸 직감하고, 사랑한다고. 부디 나랑 딸을 잊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말하고 완전히 먼지가 되어 사라졌어.


아직 너무 어린 딸도, 이제 자신은 아버지와 영영 떨어진다는 걸 아는지, 울먹이면서 


"아빠, 사랑해. 마니마니 사랑해. 나 죽떠라도 슬퍼하지 마. 행복하게 사라야해."


하고, 아버지의 품 속에서 잿더미가 되어 바스라지며 완전히 그 형태가 사라져.


한순간에 아내와 딸을 눈앞에서 잃은 남편은, 처음에는 멍하니 이것이 꿈인줄 알고, 볼을 꼬집어도 보고, 손으로 뺨을 세게 쳐.


그리고 밀려오는 고통에 이것이 꿈이 아님을 깨닫고, 


"아니야...아니야...이게 현실일리 없어..."


하면서 현실을 부정해.


하지만, 눈 앞에 있는 떨어져 망가진 먼지가 쌓여 있는 아내의 휴대폰과 딸의 장난감은 진짜였지. 


결국 마침내 현실을 깨닫고 만 그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고 말았어.


계속 울고, 또 울고, 기절했다가. 항상 자신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주었던 아내와 딸이 이젠 없다는 걸 느끼며, 다시 깨어나면 또 울고. 


그렇게 남자는, 핑거스냅 이후 2년간을 그렇게 폐인처럼 보내.


돌아오지 않는 딸과 아내의 마지막 모습만을 떠올리며, 그는 술을 마시고, 또 마셔대기만 했지.


그렇게 2년의 마지막 해에, 마침내 그는 죽기로 결심했어.


도저히 아내와 딸이 없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가 없던 거야.


부모님도 아내와 딸과 똑같이 되시고, 친구 놈들도 매일 놀려오는 한 여자 소꿉친구를 제하면 아내와 딸과 똑같이 된 탓에, 내가 죽는다 한들 슬퍼할 사람도 없었으니, 더 이상 망설일 건 없었지.


그렇게 밧줄을 위에 매달고, 의자에 올라간 그는, 잠시 정말 죽어도 되는지에 대해 심히 고민하지만, 더 이상 세상을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린 그는 결국 목을 올가미에 매달고, 의자를 걷어차며 몸이 아래로 쏠리게 해.


목에는 밧줄이 걸리며, 그의 목을 압박했고, 그 강도는 더더욱 세졌지.


마침내, 그의 시야는 완전히 검게 변하고, 그는 정신을 점점 잃어가는 것을 느끼며, 이제 가족들을 만나러 갈 수 있다고, 희미한 미소를 지어.





하 이제 감이 안 잡히네


대충 이후 이야기는 대충 남편의 여자 소꿉친구가 저 남편을 구하고, 이후 서로 더 깊은 관계를 맺어가며 어찌저찌 남편과 결혼을 하고, 토끼같은 딸도 낳으며 남편도 대충 그 상처를 야느정도 극복하는데


핑거 스냅으로부터 5년이 조금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오며 남편의 전 아내와 딸이 돌아오는 거임


이제 돌아온 아내와 딸은 기뻐하면서 남편/아버지를 만나러 가고, 집에 돌아오지만, 


아내가 본 것은 다른 여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맞추는 남편이었고, 


딸이 본 것은 아버지에게 옹알거리며 장난을 치는 다른 아이였어.


전 아내는 남편에게 저년 뭐냐고 물었지, 하지만 남편은 당황하며 답을 하지 못했고, 


대신 그 여자가 팔짱을 끼며 너야말로 누군데 내 남편 아내 행세를 하느냐고 욕을 해.


울컥한 전 아내는 두 번째 아내에게 내가 저 사람 아내인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남편을 네 남편이라 하느냐고 소리를 지르고, 


남편에게는 


너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나는 당신을 못 보게 되어서 정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당신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순간 얼마나 기뻤는데


너가 어떻게 나랑 딸을 잊고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아이까지 낳느냐고


그렇게 거세게 소리쳤지, 남편은 고개를 푹 숙이며, 미안해. 라 할 뿐이었어.


아내는 더 서러워졌지만, 그렇다고 그 사랑의 감정은 없어지지 않았기에, 도저히 이 남자를 포기할 수 없었지.


갑자기, 아내는 무릎을 꿇으며


우리 아이랑 나 버리지 말라고


도저히 네가 다른 여자랑 같이 사는건 못 보겠다고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말라고


그렇게 울부짖어


두 번째 아내는, 이 소음에 깬 그의 자식을 달래며 성가시다는 눈빛으로 전 아내를 노려봐




용두사미가 되버렸노


그래도 대충 이런 스토리로 누가 써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