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군대에 있을 때 민간인 애새끼한테 능멸당했을 때가 생각나네. 몇년전 일이야.

>나

>브레다(네델란드 도시)의 왕립사관학교에서 훈련중

>장교들은 우리 기수의 훈련의 진행도가 불만족스러웠고 우리가 아프간에서 비정규군 상대로 실전을 감당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러워했음

>장교 한명이 "워게임에서 비정규군 역할을 맡아줄 민간인들을 모집해보는 게 어떨까요?" 라고 아이디어를 냄

>그래서 현지의 대학들에 나가서 관심 있는 애들 몇명을 모집해옴, 각각 하나씩의 워게임에서 한 개의 조를 지휘해서 우리 학생들이 지휘하는 조에 맞섬. 걔들은 돈을 조금 받았고, 우리는 성적을 받았음.

>당연히 우리 반은 각자 워게임에서 상대의 조를 박살냄


>우리 조만 빼고.

>우리 조는 게임 개발 학교에서 뽑아온 어느 자폐아를 상대하게 됐는데, 알고 보니 역사퍼거여서 우리 강사들보다도 2차대전, 베트남전, 그리고 아프리카 내전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음

>내 워게임은 기지에서 현지 군벌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음

>그새끼는 시작하자마자 바로 자기 작전 기지를 해체시키고 부하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서 민간인 옷을 입고,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사방에 무기를 은닉해두게 함

>그리고 여러 그룹들에게 우리 편인 척 하면서 우리에게 서로 엇갈리는 정보들을 먹이게 해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듬

>그래서 우리는 군인을 내보낼 때마다 민간인 차림을 한 병사들에게 습격당하거나 그새끼가 직접 통제하고 있던 소수의 병사들이 이룬 살상 지대로 유도당함

>1시간만에 사상자 수가 15%에 달함

>수송대라도 내보내면 바로 전멸당할 게 뻔한 상황

>결국 포기하고 기지에 재집결해서 단편적 공세를 준비함



>그 개새끼는 가지고 있던 몇 안돼는 박격포로 우리 기지에 폭격을 가함. F-16으로 공중폭격을 가했지만, 이미 주변에 있는 집들 안으로 박격포들을 피신시킨 후였음(이건 나중에야 알게됨).

>뭘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음; 규칙도 어기고 우리 조교가 직접 참가해서 주변 집들을 하나씩 통제해 가면서 박격포를 확보하라고 시킴

>수십 명의 적이 죽고 우리쪽도 몇명 죽음

>박격포 없음

>알고보니 씨발놈이 이미 인근 마을들로 빼돌린 지 오래

>조교는 현지인들에게 뇌물을 바쳐가면서 정보를 빼내서 상황을 수습할려고 함

>또 엇갈리는 정보만 나옴

>조교가 그새끼의 "새로 구축한 작전 기지"를 발견하면서 큰 실책을 저지름

>대규모 기습이 일어났고, 사상자가 20%에 달해서 더 이상의 작전이 불가능해짐. 그새끼가 이김. 결과는 우리보다 사상률이 아주 약간 높은 수준이었음


>조교는 바로 이새끼를 입대시키고 싶었지만 자폐증 걸린 병신퍼거라는 점은 여전해서 실패함

>"입대하기 싫어요, 네델란드 군은 케블라도 없고 총알도 부족하고 전차도 없고 머릿수도 딸려서 지나가던 군벌한테도 발리는걸요. 살아 움직이는 수치스러움 덩어리를 위해서 일하긴 싫어요."

>우리 네델란드 군이 불가리아 쓰레기장에서 구한 싸구려 수류탄들이 말리에서 자폭해서 우리 군인 두명을 죽인 스캔들이 벌어나기 몇년 전 이야기였음


나는 아직도 그 민간인의 이름을 모른다.




"만약 쟤가 천년 전에 태어났다면 정복자 윌리엄이나 칼리파의 회계사가 될 수 있었겠지만, 요즘은 저 재능으로 듀얼 모니터로 애니를 보면서 유로파를 하고 있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