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마지막으로 최후의 전장으로 떠났다.
그는 우리들에게 어설픈 거짓말까지 해가며 어딘가로 가려고하였다.
그것이 어디인지는 우리도 알 수 없었기에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오리새끼마냥 그를 보내주었다.
우리는 그 선택을 지금끼지도 후회하고있었다.
정겨웠고, 개쓰레기같으면서도 착했던 그는 항상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선택을 하였던 걸까.

그가 우리를 떠난 이후, 한달이 지나자 세상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검고 붉은 적뢰가 치던 불길한 하늘은 다시 청아하고 맑은 푸른색 하늘이 되었고, 보라색의 극독이 되었던 바다와 호수들은 하늘처럼 청아하고 맑은 물들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흉포했던 악물들은 갑자기 불길하게 생겼던 몸이 순해지고, 더이상 인간을 공격하지 않았으며, 우리들과 공존하기 시작하였다.

수십년간 아무도 되돌리지 못한 악의 부산물은 그 날, 세상이 밝은 빛에 휩싸이며 모두 사라졌다.

사람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빛의 중심이 되었던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곳은 분명 예전에는 증오하고 추악함으로 가득했던 짙은 어둠으로 아무도 들어서지 않았던 죽음의 동굴이자 금단의 영역이었을 터.

사람들은 어느새 사라진 금단의 영역의 어둠을 보고 어떠한 사람들은 위험하다며 여기서 돌아갔지만, 호기심이 강한 자들은 더욱 더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사람들은 신기해했다.
깊고, 어둡고, 그래도 밝은.
동굴 사방에 둘러싸인 이상한 얼룩들이 노란 입자가 되어가며 동굴을 밝히고있는.
그런 이상한 동굴이었다.

계속해서 사람들은 홀린듯이 동굴을 들어갔고, 그 끝에는 하늘이 뚫려 빛이 동굴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낡고 녹슬고 검날이 무뎌진 대장장이들이 대노할만한 쓰래기같은 검이 꽂혀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그가 매일 들고다니던 검이었다.
빨리 바꾸라고 하여도 절대 바꾸지 않았던 그 쓰래기같은 검.

그리고 그 옆에는 낡고 너덜너덜한 양피지가 떨어져있었다.
그것은 우리 세계에 있는 모양, 아니. 문자들이 아니었다.

우리들은 그가 다른세상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다.
그리고 그 문자들은 그가 쓰던 익숙한 문자들이었다.

우리들 중 한명은 양피지를 집어들고 그 문장을 읽어내기시작했다.

《악신과의 동반자살이 성공했을지 실패했을지.
사실 그건 나도 잘 몰라. 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을 때에는 분명히 성공했다는 것이겠지.
그리고 이 글을 읽고있다는건 너는 나와 연이 있었다는거겠지.
그러니깐 이름은 적어두지 않을게.
여태 미안하고 고마웠다.
내가 사라졌다 하더라도 너희들이 슬퍼할 리는 없겠지만, 뭐 따로 감정을 남겨두지는 않았으면 좋겠네.》

그리고 구석에는 작게 휘갈겨진 글씨채로 이렇게 쓰여있었다.

《이 양피지 구한다고 얼■나 노력했는데 시■ 이것도 ■이 사라지는건 아니■지.》

그것을 본 우리는 더욱 더 확실히, 아니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한 일이라.
우리들 중에 그 말을 듣고 울기 시작한 이도 있고, 몸을 돌려 어딘가로 간 이도 있고, 울음을 꾹 참는 이도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무언가를 알고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문은 점점 세상에 퍼져나가게 되었다.

 -무명의 전사가 세상을 밝혔다.
 -악신은 무명의 전설에 의해 이 세상에서 소멸하였다.
 -무명의 전사는 세상을 떠돌던 소드마스터이다.
 -무명의 전사는 사람이 아니라 이종족일 수도 있다.

그런 여러가지 이야기가 돌고돌았다.

그 날 이후 세상은 기쁨과 행복이 끊이질 않았고, 모두가 무명의 기사를 찬양하였다.

그는 자신의 희생으로 세상을 밝게 바꿨다.
자기 하나만의 생명으로 충분하였다 생각하는 걸까.

우리의 보금자리에 그대로 보관 되어있는 낡고 녹슬고 날도 무뎌진 쓰래기같은 검에는 편안하다는듯 빛이 자리잡고있었다.

우리는 매일매일 그에게, 그의 유일한 유품인 쓰래기검에 감사인사를 하며 기운을 차려, 알찬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가 만들어준 밝은 세상에서 우리들이 풀이 죽어있으면 그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우리는 울음이 나올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정신을 차렸다.



세상은 그 날 이후로 다시 태어났다.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장난치며 기쁨과 분노와 슬픔을 공유하였다.

더이상 예전처럼 어두운 세상이 아니었다.

한 명의 무명의 기사가 세상을 바꿨다.

그는 모든 생명체들을 대표하여 악신을 소멸시켰다.

세상은 그를 찬양하였다.

그는 빛 하나 없던 세상에 빛을 가져다주며 유일하게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진정한 기사이며, 진정한 신이 되었다.


이것은 우리들의 최고의 친우인 ■■■의 이야기이며, 세상의 구원기이니.






뒤져서 5700자 메일 날라오는 대신 대충 좀 있어보이게 명장면을 만들 수 있음
근데 작가가 주인공희생씬 좆박으면 5700자 메일 5700통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