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주제는 남이 보는 나의 모습과 내가 아는 나의 모습이었음


인간은 모두 가면을 쓴다.

  

 페르소나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본래 의미는 고대 그리스 시절 배우들이 쓰던 가면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원하던 원치 않던 쓰는 가면, 쉽게 말해 본인이 인생을 살아가는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페르소나를 몇 개나 가지고 바꿔 끼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가족에게는 조용하고 비속어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착한 아들, 친구에게는 장난이 심하고, 욕설도 자주 내뱉는 흔한 친구,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냥 장난도 치지 않고 얌전한 학생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잠깐만 생각해도 벌써 3개의 가면이 떠오르는데, 개개인에 따라 바꿔 쓰는 경우까지 생각 하면 나는 몇 개의 가면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내가 본래 성격이라 생각하던 것도 혹시 나 자신을 볼 때 바꿔 끼는 가면에 불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가면이 더 늘기 전에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에 대해서 글을 써둘까 한다.

 나를 대표하는 말을 한 가지 정하자면, 나는 귀찮은 것이 싫다. 물론 그런 모습은 남들도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내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귀찮지 않기 위해서 실행된다. 내가 말을 꺼내게 되면 누군가를 상대하게 되는 것이 귀찮기에 조용한 모습으로, 분쟁이 생겨도 최대한 져주는 쪽을 택한다. 누군가 나를 적대한다는 것은 나를 귀찮게 만들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을 알기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최대한 착하고, 예의 바른 모습만을 보인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도 타인 혹은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해결한다, 물론 짜증이나 분노 같은 경우에는 내가 쉽게 조절할 수 없기에 주변인들도 어느 정도 알지만, 슬픈 감정만은 최대한 숨기고 혼자 있을 때에만 풀어낸다. 가까운 사이이기에 내 슬픔에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는 것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감정이 해소 되면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져 사람을 대하는 것이 더욱 귀찮아진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누구나 그 정도는 하는 것 아닌가?’, ‘별로 크게 숨기는 것 같지 않다라고 느꼈다면 그건 당신도 페르소나를 최소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남긴 말 중 요즘 사람들은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쓰고 있는 가면만을 주시할 뿐, 그 가면 뒤에 감추어진 진실을 보지 못한다.” 이런 말이 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이 말을 믿는 편이다. 내가 상대하는 타인도 가면을 쓰고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상대도 나와 같은 가면을 쓰고 있다면 그 사람의 내면을 볼 필요 없이 겉모습만을 보고 상대하면 된다. 또한, 상대방도 나를 향해 선한 가면을 쓰고 있다면 상대함에 있어 귀찮음이 줄어든다. 오스카 와일드가 이런 생각을 하라고 저런 말을 한 것이 아니겠지만, 나는 그 말처럼 모든 사람들이 가면을 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