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약한 고등학생 신시우는 오늘도 혼자 일어나는게 많이 버겁다.

늘 같이 등교 하자며 끌고 다니는 소꿉친구인 주은은 오늘도, 시우를 깨우기 위해 시우의 집에 들린다.


"하여튼 간에 하루라도 곱게 일어나는 법이 없어요..."


둘은 서로 아파트 옆집에 사는 특이한 소꿉친구 관계지만, 서로는 그 사실이 무척 만족스럽다.


"시우야... 시우야... 일어나야지? 지금 6시 45분이야~"


시우는 뒤척이며 이불과 침대가 주는 안락함과 포근함에서 떠나가기 싫은 듯 저항을 한다.

하지만, 학생은 학생답게 학교에 가야하는 법. 시우는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린다.


"으으으으.... 5분... 5분만..."


비몽사몽할 때 사람은 머리가 잘 돌지않아, 경솔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좀 많은 것이다.


"안돼! 자꾸 안 일어나면,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깨울 수 밖에 없어!"

"으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하던 말던 딱 5분만 더 잘테니까..."


주은은 입꼬리를 비죽하고 올리며 계획이 성공한 것을 속으로 자축했다.

'시우야... 이건 네 잘못 이란다?'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시우를 살펴보는 주은은 잠자는 그의 얼굴을 만족스럽게 웃으며 훔쳐본다.

어디서 애니메이션에서 이상한 지식을 주워들었는지,


어느 날 부터 "내 주변의 여자는 모두 남자친구가 있을거라 가정하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서 실망하지 않아!" 라며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대더니 완전히 둔감한 남자가 되어버렸다. 미쳐버릴 지경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몇몇 암캐들이 자꾸 시우를 노리며 달려들지만

본인은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며 무의식 적으로 철벽을 치고 있다보니. 만족스러우면서도 제 마음도 눈치못채는 답답함에 한숨을 삼키곤 했다.


"어... 어쩔 수 없는거야... 시우 니가 안 일어나니까..."


주은은 시우의 입술을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키며 그의 입술로 다가간다.

"쪽... 쪽...."


입술이 맞닿고 몇 차례 가벼운 뽀뽀가 이어지자, 자극적인 감촉에 시우도 절로 눈이 떠진다.

"으으응.... 뭐ㅇㅑ....? 아, 아니... 너, 너가 왜 나에게 키, 키스를 하는거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시우의 둔감함을 '설득' 하기 위해 구실을 만든다.


"뭐긴 뭐니! 너 내가 깨우면서 분명 또 안 일어나면, 뽀뽀 해버린다고 해버렸는데 하나도 안들었지!"

얼굴이 새빨개진 시우는 이것 마저 의미 부여를 안 하기엔 무리가 있었는지, 무척이나 부끄러워 한다.


"그, 그으, 렇다고 누가 그걸 진짜로 하냐고오...! 그런걸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랑 하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아하하하! 너의 표정이나 봐봐! 그렇게 당혹스러워 하는데 어떻게 안 놀리고 배기겠니!"


시우를 비웃는 시늉을 하며 장난임을 어필하면 시우는 그런가 보다 생각해버린다.

'멍청아! 좋아하지 않는 남자를 입 맞춰서 깨우는 정신나간 여자가 세상 천지 어디에 있냐고!'

 

"억울하면 말할 때 재깍재깍 일어나면 좀 좋니? 잠도 깨서 정신도 말짱하겠다 빨리 준비나 해!"


시우는 입술을 삐죽이며 늘 자신을 놀리는 주은을 째려보며 생각한다.

'저렇게 헷갈리게 행동하니까... 고백하고 싶어도 거절 당할까 무서워서 시도도 못하겠네...'





서로가 서로를 좋아해도 전달을 못하는 연애 초보들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