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붕이는 오랫동안 감겨있던 눈꺼풀을 힘겹게 열었다.

침착하게 주변 상황을 파악한다.


자신의 왼손과 오른손은 물론 양발까지 꽁꽁 케이블타이로 묶여 있는 것으로 보아 할 수 있는게 오직 꿈틀대기밖에 없어보였다.


"장붕아 정신이 좀 들어?"


장붕이는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정체를 알고 있다. 정얀순.. 밝은 갈색 머리의 도내 s급 미녀(다이너마이트 몸매, 야하당)이자 자신의 소꿉친구이다. 그런데 한 손에 가위를 들고 있는 것이 매우 수상하다.


"장붕이한테~ 그렇게~ 딴 여자한테 눈 돌리지~ 말라고 그랬는데.. 또 어겼지?"


장붕이는 학교 부활동에서 여자 선배와 부활동 비용에 대해서 토론 했던 것을 생각해냈다.


"나는 장붕이한테 진심인데.. 장붕이 너가 그렇게 나오면 나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어.."


얀순이는 들고 있는 가위를 장붕이의 와이셔츠 밑단에 집어넣고 자르기 시작했다.


"오늘이야말로 끝장을 볼까 싶지만.."


이어서 반쯤 와이셔츠를 자르고 나선


"뭐 오늘은 장붕이의 선택에 따를게"라면서 들고 있던 가위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장붕이가 사과하고 날 받아주면 나는 넓은 아량으로 오늘 있었던 일을 모두 잊을거야. 장붕이가 내 말을 무시하고 다른 여자랑 놀아난 일.. 그 썅년에게 웃어준 일.."


이 후 한 숨을 고르고 하는 말이 가관이다.


"자 선택의 시간이야. 어떻게 할래?"



사과를 하고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다.
"후후.. 그럼 장붕이 넌 이제 내꺼니까 다신 어디가서 여우같은 년들한테 홀리면 안된다?"


얀순이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가위로 케이블타이를 끊어주면서 말했다.


"내가 넓-----은 아량으로 봐준거니까 고마운 줄 알라구"


장붕이는 처음부터 이걸 유도할려고 일부러 그 병신같은 년한테 꼬리친 걸 굳이 이야기하지 않았다.


병신같은 년..웃어준다고 좋아하는 꼴이 눈에 훤하다.


내 눈엔 진작에 얀순이 밖에 없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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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한다.
"..뭐? 장붕아 지금 내가 잘 못 들은거지?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얀순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얼굴이 화난 표정이다.

심호흡을 하여 다시 진정한 뒤 말을 했다.


"나한테 사과하고 모든걸 받아들이면 내가 다 용서해줄게"



받아들인다.
"휴..그래 아까 그건 농담이었던 거지? 역시 장붕이는 개그 실력도 뛰어나구나!"


장붕이는 이 미친년한테 빠져나가겠다고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이거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얀순이는 그런 장붕이 생각도 모르고 좋아한다.


"역시 우리 장붕이. 도대체 못 하는게 뭐야? 대단해 진짜"


장붕이는 이 년을 어떻게 떨어뜨려놔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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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한다.
"...지금 나랑 장난하는거지?"


얀순이의 표정이 충격에 빠져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장붕이는 장난이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나는 안되는거야? 왜 그 암캐새끼는 되고 나는 안 되는 건데? 그 썅년이 문제지? 그 썅년을 데리고 와야 하는거야?"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 한번 말을 한다.


"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 마지막 기회야. 사과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냥 날 받아줘. 안돼?"



거부한다.
"..................."


얀순이의 표정이 매우 험악해졌다.


"아핫. 역시 그 씨발호로개잡썅년이 문제구나. 잠시만 기다려봐 내가 그 썅년을 어떻게든 해서라도 데려올게, 꺄핫.꺄하하하하하"


얀순이는 그렇게 말하곤 장붕이를 묶어둔 채로 들었던 가위를 내려놓고 자신의 집 부엌에서 식칼을 꺼내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장붕이는 어떻게든 얀순이를 말릴려고 했지만 모든 몸이 묶여있는 자신으로선 버둥대기 밖에 하지 못하였다.


잠시 후 얀순이는 그 선배의 목에 칼을 댄 채 집에 다시 들어왔다.


"들어봐 장붕아. 이 개잡썅년이 말이야? 눈치도 없이 니네 집 앞에서 서성이더라고? 그래도 이 씹년이 날 보고 다 체념하고 니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하라고 해서 끌고 왔지. 아니였으면 칼부림 일어났을걸?"


얀순이는 들고있던 식칼을 선배의 목 위에 위치시킨다.


"자아 그럼 장붕아. 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 마지막 선택이야. 받아들일래? 아니면 이 여자가 찢겨 죽는 걸 보고싶어?"


선배....... 장붕이는 생각했다.


받아들인다.
갑자기 선배가 말한다.


"자 지금까지 몰래카메라 대--------------성공!!!"


갑작스러운 상황에 얀순이가 얼타기 시작했다.

방금 뭐라고 그랬지? 몰래카메라? 지금보니까 앞에 있는 장붕이의 표정도 웃고 있다.


"장붕아..? 이게 무슨 상황이야?"


장붕이는 웃으면서 다 네 계획을 알고 있어서 행한거라고 말했다. 선배는 니가 얀데레면서 나를 매우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꼬신 것이었다. 물론 얀순이가 식칼을 들고 나갔을 때는 매우 당황해서 어떻게 되나 싶었던 것이다.


물론 저 선배라는 인간이 보통 인간이 아니라서 칼든 여성따윈 가뿐하게 제압해버리는 똑같은 미친년이라 다행이었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쓰러져 혼절했을 것이다.


장붕이는 처음부터 내 맘 속에 너 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네가 이런 식으로 협박해서 받아내도 그건 니가 고백하는거지 내가 고백하는게 아니라 이런 몰래카메라를 꾸몄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얼른 얀순이한테 케이블타이를 풀어달라고 했다. 얀순이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가위를 주워 장붕이를 구속 시키던 케이블타이를 끊어내었다.


장붕이는 몸의 구속이 풀리자마자 얀순이를 끌어안으며 그래서 어떻게 할래? 소꿉친구 역할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부터 애인 역할로 교체할까? 라고 말했다.


그러자 얀순이는 짧게 "네.."라고 대답하며 붉어진 얼굴을 장붕이한테서 숨기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선배는 그 모든 대사를 치는 동안 옆에서 팝콘이나 뜯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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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한다.
"그럼 죽어"


얀순이는 거리낌 없이 선배의 목을 찔렀다.


선배의 목에서 피가 졸졸 흘러내렸다.


장붕이는 그 광경에 눈에서 눈물만 흘러내렸다.


그런 장붕이 앞에서 얀순이는


"이제장붕이는내거야아무도손을못대장붕이는여기서절대못움직여아니안움직여도돼내가다해줄게내가밥도먹여주고씻겨주고진짜다해줄수있어장붕이도그렇지?다른거아무것도필요없지?나만있으면돼지?"


장붕이는 눈 앞이 캄캄해졌다


BAD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