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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성녀 둘이 이어질때까지 계기만 만들어주는 마왕이 보고 싶다.처음 둘이 대면할때부터 서로한테 호감이었다는 알아채고 좋아하는 마왕이 보고 싶다.일부러 퀘스트 조작해서 용사와 성녀를 던전으로 향하게 하는 마왕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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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길래 창작문학 채널에서 건너와서 써 봄. 필력 ㅈ 같다고? 아마한테 뭘 바람?
반응 좋으면 2편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고 나도 ㅁ?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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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앗 따거."

"수고하셨어요 용사님."


연전에 지친 용사가 땅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옆에서 성녀가 회복을 시켜준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정신력의 문제이다. 신성력으로 회복이 되는 외상이나 내상의 문제가 아니다.


"아니 무슨 전투가 이렇게 많담?"

"그러게요. 이틀 간 제대로 자지도 못했네요... 그래도 뭐, 던전이니까요."

"아무리 던전이라지만 이건 아니죠. 저번에 들어갔던 악어던전인가 하는 거기랑 비교해도 마물이 너무 많잖아요."

"... 대신 거기는 함정이 많았잖아요?"


두 남녀는 지금 퀘스트를 받고 던전에 들어온 상황이다. 수상하리만치 높은 보상금과 용사를 겨냥한 듯한 제한적인 의뢰조건. 성녀는 무언가의 냄새를 맡고 용사를 만류하였다. 그러나...


- 안돼요 용사님, 너무 수상해요. 다른 퀘스트를 수행해봐요.

- 성녀님 그거 아세요?

- 예?

- 도박은 나쁜 거거든요?

- ... 예...

- 나쁘단 거 저도 알거든요?

- 예...?

- 근데 했어요.

- 예?

- 앞으로 일주일간은 하루에 한끼밖에 못먹어요 저희.

- 예?!

- 갑시다. 인생은 한방이에요. 죽기야 하겠어요?


이런 연유로 둘은 던전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성녀가 느낀 수상함은 헛것이 아니었다. 둘이 들어간 이번 던전은 지금까지 겪어온 여타 던전과는 궤를 달리하였던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추가하는데, 어렵거나 힘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이번 던전은 굉장히 "귀찮은" 던전이었다. 마물이 쉴 새 없이 들이닥치는데 공격이 위협적이지도 않고 방어력이 높은 것도 아닌, 툭 까놓고 말해 약해빠진 마물들뿐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의뢰한 물건도 주웠으니까 슬슬 돌아가요, 용사님."

"서큐버스의 뿔이라... 대체 이런 걸 어디에 쓰려는 걸까요."


방금전에 무더기로 싸움을 걸어온 마물중에는 서큐버스 무리도 있었다. 용사는 서큐버스를 사냥하고 얻은 뿔을 들여다 보았다.


"듣기로는 권태기의 연인들이 쓴다고 하던 걸요. 정확한 효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페로몬 비스무리한 역할을 한다고."

"매력 상승 같은 게 있는 걸까요."

"그럴지도 모르죠. 특히나 이 던전에서 채굴되는 것은 효능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흐음..."


용사가 대뜸 뿔을 자신의 머리위에 얹었다.


"성녀님 성녀님."

"예 용사님."

"나 봐요 잘 어울려요?"


용사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성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답했다.



"용사님은 그런 거 없으셔도..."

"에? 난닷테?"

"아 아무것도... 꺄악!"


던전의 벽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굉음을 냈다. 이 던전은 몇십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넘어가는 구조였다. 그런데, 현재 용사와 성녀가 있는 방의 벽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 성녀님 이거 움직이는 데요?"

"예, 잠깐 놀랐지만 다행히 무너지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안심하셔도 될 것 같아요. 용사님"

"아니, 그게 아니고 이거 좁아지고 있는데요? 우리 찌부러지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빨리 다음 방으로 넘어가면..."

'덜컥'


성녀가 방의 문고리를 잡아당겼으나 이상한 소리만 나고 문은 열리지 않았다. 용사와 성녀는 서로 잠시동안 빤히 쳐다보았다.


"안 열리는 데요?"

"네, 안 열리네요."

"ㅎㅎㅎ."

"ㅎㅎ."

"..."

"..."


잠시 침묵이 오갔다. 그리고 미친 듯이 문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열려라! 열려!"

"거기 아무도 없어요! 여기 사람 있어요!"

"뭐야 대체 뭐냐고!"


그러나 그 와중에도 벽은 착실히 좁아져 왔다. 이윽고 둘은 샴쌍둥이처럼 붙게되었다. 서로가 내뱉는 숨이 서로의 얼굴에 닿았다.


"이게 무슨..."


지금까지 없던 용사와의 거리감에, 성녀가 불그스름해진 얼굴로 말했다.


"죄송해요 용사님. 너무... 좁아서..."

"아아뇨 괜찮... 아요. 근데 저기..."


마찬가지로 사과색으로 얼굴을 물들인 상태로 용사가 말했다.


"닿... 고 있는데..."

"네?"

"닿... 고 있어요"

"그게... 무슨..."


성녀의 신체 일부가 용사에게 닿고 있었다. 용사의 가슴은 성녀에게서 옮겨받은 체온 덕분인지 따뜻했다.

용사의 가슴 부분과 밀착해 있는 자신의 신체부위가 어디인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닿게 될 신체부위가 어디인가를 잠시 생각하던 성녀의 얼굴이 시뻘개졌다. 그렇지 않아도 불그스름하던 얼굴이 이제는 아주 새빨개져 버린 것이다.


"아니, 저! 이건 그,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제가 이상한 의도가 없어서가 아니고! 아니 있어서가 아니고!"

"그, 그렇죠? 이건 어쩔 수 없는 황상이니까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는 그거니까!"

"맞, 맞아요 빨리 나가야 할텐데 이거!"


당황하여 말도 꼬여가면서 필사적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하려는 둘. 그러나 그건 머리의 생각이고 몸의 생각은 달랐나보다.


"어?"

"왜 그러세요?"

"용... 용사님 큰일이에요."


성녀가 걱정의 눈으로 용사를 쳐다보았다.


"왜 그러세요?"

"이 방에 마물이 한마리 있는 것 같아요."

"네?"

"지금 용사님의 다리 근방에 있어요. 방금 전에 뭔가가 제 하반신에 닿았어요."

"서, 성녀님 그거 설마..."

"지금도 계속 닿고 있어요. 뭔가 단단하고 조금 뭉툭하면서..."

"성녀님 그건..."

"끝이 살짝 각진 거 같고 사람 체온보다 조금 따뜻한 거 같은데 아마 꼬리 같 으읏"


성녀가 표정을 찌푸렸다. 용사가 창피해서 죽고 싶은 얼굴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성녀는 새로운 위험에 정신이 팔려 용사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용사님 그 녀석의 흣 꼬리가 흐읏..."

"성녀님 그만... 그만 말해주세요..."

"제 사타구니를... 용사님 읍... 이거... 뭔지 알겠어요옷... 꼬리달린 무언가가 으응 아니고..."
"아니에요 성녀님... 아니니까... 그거 아니니까..."
"이 녀석 아무래도 으윽... 고블린... 인 것 같아요... 분명 고블린은 인간 여성을 으읏... 겁탈하기도 한다고 책에서..."

"성녀님 그만 좀... 제발..."

"예...? 왜... 그러세요...?"


벽에 저항하는 데에 힘이 든 것일까, 성녀의 얼굴에는 어느덧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용사가 부끄러워서 성녀를 볼 수 없었던 건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성녀님, 그건... 그건 제..."

"예? 아, 혹시... 서큐버스의 뿔... 이었나요? 모양은 으읏... 비슷했던 거 같은데..."

"아니에요 그건... 그건 저의...!"

"저... 의?"

"저의...!"


용사는 수치심에 말을 잇지 못한 채 뜸을 들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용사는 간신히 입을 뗐다.





"저의...!










시공의 폭풍은 정말 최고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