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한 무도회가 벌어지는 왕궁 밖의 후원, 수 많은 연인들이 이곳의 미로에서 서로를 탐닉하고 있을 터였다.


황태자는 후원의 미로 밖을 걸으며 찾아헤매던 이가 지나가길 바란다.


마침내 그녀를 발견한 그는 달려가서 도망치는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


"왜 자꾸 도망치는거지?"


늘 저를 보았다 하면 다람쥐처럼 쪼르르 도망가던 얄미운 그녀의 손목을 틀어쥔채 물었다.


"저, 전하... 그게 아니옵고... 아, 아픕니다..."

"그렇지않다, 그대는 늘 그랬었지. 후원에서 한번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기다리다. 맞딱뜨리면 언제나 마치 야생 다람쥐마냥 도망다니기 바빴지..."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것처럼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대는 도대체 뭐지?"

"...무엇이 말입니까?"


"그대는 달도 아닐지언데..."

"어째서 그대와 보낸 그날 밤을, 일과를 마친 밤만 되면 새록새록 떠올라 그대만을 원하니..."


당혹스런 기색으로 거듭 거절하는 그녀.


"전하... 그날 밤은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묻어두기로 약조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었지... 허나 마음이 바뀌었다. 정식으로 나의 약혼녀가 되어주지 않겠나? 심지어 짐이 그대의 순결을 앗아갔으니 도의적 으로도 올바르다 생각한다"


마치 잡아먹기라도 할 것 처럼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이 황태자의 진심을 대변했다.


"......"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민망한 듯 당혹스러운 듯 벙 찐 얼굴로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이윽고.


"저희 그러면 계약결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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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의 왕도는 계약결혼이제 아ㅋㅋㅋㅋ

진짜 여주 나타나면 자기 찬밥신세 될거라며 계약하는거 국룰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