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아직 쌀쌀한 겨울이 끝나지 않은 시기. 봄을 준비하는 봉오리들은 있었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듯 꼭꼭 싸며진 채 잠들어 있는 지금 햇볕만은 따뜻하기에 사람들은 집안에서 나른한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에 두 남녀도 마찬가지였다.

 

집 안에서 편하게 입는 일상복을 입은 둘. 남자가 팔을 뻗어 여자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있었고 여자는 그런 남자와 조금이라도 더 밀착하고 싶어서 꼭 붙어있었다. 그런 둘을 해님도 방해하기 싫었는지 창문을 관통한 햇볕이 그들을 따뜻하게 데우면서도 잠자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얼굴을 비추지는 않았다.

 

그건 사람도 마찬가지인지 집 안쪽에서 나온 소녀도 둘을 보고는 한숨을 내뱉고는 방해가 되지 않게 살금살금 걸었다.

 

몇 시간 후 세상이 주황빛으로 물든 저녁이 되자 부엌에는 요리하는 소리가 달그락 거렸다. 작지 않은 소리에 둘은 일어날 만도 했지만 여전히 아까와 같은 자세로 딱 붙어서 고롱고롱 자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보다 못한 여성이 말했다.

 

“태희야! 강태희!”

“네!”

 

여성의 부름의 딸 강태희가 방에서 대답했다. 문을 열고 거실로 나온 태희가 물었다.

 

“왜요?”

“태환이랑 선화 아직도 자고 있니?”

“어...네. 아직도 자고 있어요.”

“언제까지 잘 거야. 빨리 깨워. 밥 먹게.” 

“네. 오빠!!”

 

태희가 부르자 거실에서 자고 있던 강태환은 몸을 움찔하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태환이 몸이 떨리는 것을 본 태희가 물었다.

 

“일어났어?”

 

태환은 대답하기 위해 입술을 달싹였지만 큰 소리가 안 나왔기에 적당히 팔을 휘두르며 살아났다고 보고했다.

 

“오빠, 일어났어요.”

“아들, 선화도 깨워! 밥 먹어야지!”

“알았데요.”

 

다시 한 번 태환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본 선화가 번역해주자 둘의 어머니는 다시 요리에 집중했다.

 

“흐으음.”

 

어머니와 여동생이 저녁을 준비하는 사이 태환은 몸에 산소가 돌도록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시야를 방해하는 눈곱까지 뗀 후 여전히 자신의 팔을 베고 곤히 자고 있는 자신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낮잠을 잤지만 여전히 피부는 반질반질하고 부드러운 머릿결을 유지하는 백선화. 머리카락이 길다보니 자면서 몇 가닥을 입에 물고 있었는데 태환은 선화의 뺨을 쓸어내리며 그 머리카락들을 정리해주었다.

 

“일어나.”

“으음...”

 

태환이 선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심히 깨우자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눈을 살짝 떴다. 눈이 마주친 태환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잘 잤어?”

“응...몇 시야?”

 

선화는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노을이 지고 있는 창밖 하늘을 보고는 따라 일어난 태환에게 안겼다.

 

“졸려...”

“안 돼. 일어나야지.”

 

마치 아기를 다루듯 태환은 선화를 깨우기 위해 등을 쓸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잠이 오게 만든다는 것을 모르는 듯 했다.

 

그 꼴을 식탁에 접시를 놓으러 온 태희가 둘에게 말했다.

 

“어휴, 좋아 죽네, 좋아 죽어. 사귄다고 아주 그냥 동네방네 소문을 내라.”

“사귀긴 뭘 사겨. 친구인데.”

“그런 스킨쉽 하는 친구는 이 세상에 이성친구 밖에 없네요, 이 망할 오빠야.”

“없긴 왜 없어. 여기 있잖아.”

“말을 말아야지.”

 

할 말이 많은 태희지만 아무리 말해도 저 둘한테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저 둘 빼고는 다 커플, 연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본인들이 아니라고 조금 특별한 친구일 뿐이라고 한다. 그걸 이성친구라고 말하는 건데 이 악물고 무시하니 태희 포함 다른 사람들도 더 이상 태클 걸지 않는 주제였다.

 

“후우.”

 

그냥 속이나 식히기 위해 한숨을 푹 내신 태희는 다시 어머니를 도우러 안쪽으로 들어갔다.

 

“태희 참 이상하다. 그치?”

“으응...”

 

선화는 자신이 무슨 말에 대답하는지는 알고 있는 건지 모르는 건지 여전히 멍한 상태로 태환에게 안겨있었다. 몸을 느리게 흔들면서 서로의 체온을 더 느끼려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태환도 좋아하는 거였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있다가는 저녁 식사 시간에 늦을 거라고 생각한 태환은 선화를 안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으...”

“일어나야지?”

“으응...”

 

몸이 일어나자 좀 정신이 드는지 흐릿하게나마 눈을 떴다. 그리고 태환의 몸에 턱을 괸 채 올려다보며 하품을 하고는 말했다.

 

“하으...나 세수할래...”

“알았으니까 정신부터 차려.”

 

태환은 선화 눈에 눈곱과 눈물을 정리해주며 말했다. 그리고 다시 잠들기 전에 자기 발로 걷도록 선화의 허리를 감싸 안아 몸을 지탱해주며 화장실로 향했다.

 

그 뒤를 보며 태희가 말했다.

 

“하여간 바퀴벌레 커플이야.”

“좋을 때구나.”

“엄마!”






지인작가가 쓰는 글인데 노피아에 올리기 전에 문장력 평가 좀 해달라고 하네


참고로 순애임

ntr, 피폐충은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