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카우치 끝에 서로 마주 앉아서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그녀는 꾸밈없이 틀어올린 머리를 하고

만화에 집중하며 은은한 미소를 지은 채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책을 읽는 것을 멈추고 만화를 읽는 그녀를 보는데에 집중했다.


탁자위에 놓아둔 팝콘을 집으려 고개를 돌린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치자

살풋 미소지은 그녀는 팝콘을 내 입에 물리며 이야기했다.


"만화책 왜 안봐? 재미없어?"

"아앙"


그녀의 손이 다가오자 입을 벌려 그녀의 손가락도 입술로 물었다.

"아이 참... 내 손은 먹는게 아니야...!"


무릎에다 팔꿈치를 올려 턱을 괸 채 등받이에 기댄 그녀가 날 빤히 바라보며 웃었고, 나는 부드러운 어조로 답했다.


"나는? 만화책 보다도 재미있고, 예쁜 걸 보고있어"

"그게 뭔데?"


그녀는 괸 턱을 풀고 몸을 숙여 얼굴을 가까이 했고.


"내 여자친구~"

나는 가까워진 이마에 입맞춤 하며 웃었다.


그녀도 꺄르르 웃으며 화답해왔다.

"아하하! 자꾸 그러면 나도 부끄러워서 책을 못보잖아!"


여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