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라고 생각함.

예를 들어서 헌터물이라면
1.대충 1화에 쥔공 약체 묘사로 독자 공감대 형성시키다가 갑자기 각성하고
2.각성한 다음 화에 주인공이 왜 헌터 일하는지 이유(보통 가족 병원비)나오고
3.그후엔 헌터하는데 "아니 여긴 B급도 힘들어하는데 E급이 클리어를 한다고?" 하며 엑스트라들이 놀라주고
4.더더욱 세져서 한국에서 이름 좀 날려서
5.한국 내 큰 손들 소개하면서 세계관 확장
6.이하생략


편의상 잘랐는데, 대충 이렇잖아요?

근데 만약 2번 정도에서 정말 단순히 가족이라서가 아니고
이 여동생(아님 엄마)가 평화롭지 못한 가족 내에서/취업 등지의 이유로 눈총받던 가족내에서
어떻게 나를 챙겨줬는지, 나는 그걸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그리고 얘가 앓아눕운 사건의 비극성이 어땠는지

이걸 디테일 살려서 몰아붙이면 그건 이미 양산형이라고 치부하긴 뭣하잖아요.

악역영애물?
1.주인공이 빙의/전생/환생해서 악역영애됨
2.말도 안돼 이거 내가 알던 그 소설이다 하면서 미래의 죽음 때문에 겁에 질린 오징어채됨.
3.이렇게 된 이상 ㅈ목질로 소설쥔공을 함락시켜서 으샤으샤해야지
4.근데 자꾸만 내게 남주들이 꼬임. 게다가 다들 내 귀염뽀짝 덕분에 잘 대해줌.
5.그런 와중 능력있는 이 몸은 이거저거 다 할 수 있음.
6.이하생략

3번이라고 하면, 3번에서 남주들이 끌리게 되는 심정묘사를 절륜히 해낸다고 생각하면.
여자는 꺼리는 서브 남주가 계속 여주한테 틱틱거리다가 결정적으로 여주한테 흥헤롱이 된 사건의 묘사나
그 직후의 자신의 심경변화에 대한 당황, 자신에 대한 성찰 등등을 한다면.
이미 다른 여자가 약혼자로 있는데 이유없이 끌리는 것을 자각하지 못할 때의 남주의 행동. 그 행동이 사랑의 결과라는 걸 깨닫는 계기와 그때의 심경.
이걸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써낸다고 생각하면 뽕차잖음. 그럼 양산형이라 부르기 뭣하잖음.



이제 문제는 그게 안되는 몇몇 분들이 플롯을 맹목적으로 따라갔을 때, 그런 것 때문에 양산형이 짜증나는 게 아닐까 싶음.
헌터물 주인공 ; 엄마 병원비가 나가. 별 다른 엄마에 대한 감정 묘사가 얕아. 하지만 엄마니까 그냥 해.
악역영애물 ; 나 예쁘다고. 그러니까 남자가 넘어오는 거라고. 정혼자가 있든 악감정이 있든 내가 예쁜데 안 넘어올 이유가 있냐고.


디테일이라는 건 즉 과정임.
왜 얘가 이렇게 행동하는가, 왜 얘가 이런 캐릭인가, 왜 얘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가.
그걸 독자들에게 납득시키는 게 디테일 아님?

독자들한테 결과에 대한 충분한 원인도 이유도 과정도 안 주고서 그냥 결과를 믿으라고 하는데 화가 안날 리가 없죠.
그렇다고 10년전 20년전처럼 이게 지금 신박한 무언가도 아니고. 그러면 차라리 참신하기라도 할텐데.

물론 스토리상 중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디테일을 생략할 수도 있죠. 그래야 되기도 하고.
근데 스토리를 꿰차고 있는 비중인데 생략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하는 얘기입니다.
장챈럼들도 하나씩 그런 작품 생각나리라 믿음.



그냥 개인적인 생각임... 아마따리가 나불거리는 거니까 반박시 네 말이 맞음.

4줄 요약
제대로 중간 디테일을 납득가게 쓰면
양산형 스토리를 따라가든
클리셰로 도배를 하든
괜찮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