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1930년대 조선이라고 치면 총각인 남주는 인력거 꾼이고 여주는 매춘부인데 둘은 과거에 결혼을 약속했지만 상황때문에 헤어진 소꿉친구였음

그러다 어느 날 돈 좀 모였다고 여자를 사려고 했더니 여주가 온 거임

그리고 둘이 암울한 현실을 비관하며 서로 보듬어주는 거지

결국 남주는 여주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독립군이 되고 여주는 남주를 기다리며 창녀일을 그만두고 일은 어렵지만 몸 파는 것보다 한참 적게 버는 일을 하며 남주가 돌아올 곳이 되어줌

수년이 지나고 결국 대한민국은 독립하지만 여주는 피폐해짐

여주는 한 때 몸을 팔 수 있던만큼 아름다웠던 터라 남자들이 꼬였지만 남주만 생각하며 홀로 살다 서른이 한참 넘어버림

그 당시 서른이면 지금 기준으로 40대 후반임

하지만 남주의 소식은 끊긴지 오래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 꾸역꾸역 버텨가고 있는데

평소와 같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왠 남자가 집앞에서 서성거림

처음보는 뒷모습에 또 정신 못차린 혼기 놓친 남정네가 비슷한 처지끼리 결혼하자고 온 거라고 생각한 여주는 험한말을 내뱉으려고 함

그래서 불러 세웠더니 익숙한 얼굴 남주임

그리고 둘이 껴안으면서 기다렸다고 눈물흘리고 엔딩


이렇게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스토리에서 매춘부 히로인이라면 나는 나쁘지 않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