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길다.

편의와 생동감을 위해 당시 들었던 대로 최대한 재현해서 옮겨적는다.


아버지의 먼 친척의 동네친구 이야기(이하 아저씨)다.

이게 몇다리 건넌 썰이라서 신용도는 떨어지기는 하는데, 그냥 재미로 푼다. 챈럼들도 너무 진위 여부 신경쓰지 말고 재미로만 봐.



* * *



당시 그 아저씨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여자친구라고 해야하나 그 비스무리한 거라고 해야하나.


왜, 옛날 분들 보면 이성교제 이런 거 수줍어하시던 그런 거 있잖아.

아무튼 지금으로 치면 여친 비스무리한 게 아니었을까 싶은... 그런 게 있었다ㅇㅇ.

정말 여자친구 분을 좋아하셨고, 어렸을 때였다지만 커서는 얘랑 결혼해야지 할 정도로 좋아하셨단다.


두 분이 사귀게 된 계기는 살짝 전형적이었는데, 마을에서 이지메 당하고 있던 여자친구를 보고 아저씨가 구해줬다고 한다.

아저씨는 츤츤거리면서 딱히 널 위해 구해준 건 아니다 어쩌고 했지만, 여자친구 눈에는 귀엽게만 보였던 듯하다. 그후에 사귀었다는 거 보면.



어쨌든 그런 아저씨에게 어느 날, 또래인 먼 친척이 찾아왔다.

(뭐, 먼 친척이 아니라 아저씨네 아버지의 옛 지인이었다는 설도 있고 한데 편의상 먼 친척이라고 쓴다.)

아저씨는 까탈스러움이 엿보인 그 친척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 친척이 또 윗사람한테는 싹싹하게 구는 스타일이었다.


왜 그 있잖아. 얌체같은 스타일?

많이 보지 않았음? 위에다간 싸바싸바, 동기들한텐 싸가지.

그 들어온 친척이 딱 그런 스타일이었던 거지.



여하간 그 친척이 아저씨네 간 이유는 하나였음.

빌붙어 살려고.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그 친척이 고아가 되어버린 지라 맡을 사람이 없었거든.

아저씨네 집에서 맡아주기로 한 거고.


아저씨의 아버지는 자신에게는 싹싹하게만 보이는 이 친척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당근 수락했고

이 친척은 아저씨네 집에 양자로 살게 됨.


양자로 들어왔다니까 이게 무슨 고전 소설도 아니고 하는 듯한 얼굴이 좀 보이는데, 우리 마을이 원체 시골이었다.

할아버지때만 해도 '첩' 을 두던 정도의 시골이었음.

... 어디까지나 카더라니 양자 얘긴 믿기 싫으면 믿지 말던가.



여하간 그렇게 아저씨와 그 친척의 불안한 동거생활이 시작되었음.

한데 이 친척이란 작자가 보통이 아닌 게, 둘이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그 다음 날 아저씨의 물건을 버리고 뺏고 했음.

지금 생각해보면 싸이코 기질도 있는 것 같네.


좋아하는 옷이며 기르던 개 따위를 처음엔 뺏었지.

개는 음... 패서 죽였다나.


그래도 아저씨가 대인배였던 게

이때까지만 해도 조금 뭐라 하는 정도지 크게 화내진 않았거든.



그러다가 이 양반이 선을 넘은 거지ㅇㅇ.

아저씨 여자친구를 건드린 거임ㅇㅇ.


아저씨가 진짜 이거 때문에 꼭지가 도셔서 바로 달려가서 주먹을 갈기셨음.

이 먼친척이라는 양반이 싸움을 좀 치던 분이었거든?

근데 처음에나 몇방 때렸지, 그 다음부턴 아저씨한테 맞기만 하고 아무것도 못했음.

여친을 NTR당한 순애물 남주의 분노였던 거지 퍄퍄


보다못한 주위사람이 말려서 결국 싸움은 도중에 그쳤는데

듣기론 아저씨는 누가 안 말렸으면 사람 하나 불구로 만들 기세셨다고 한다.


여하간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양자와 친자의 자식싸움을 보고 아저씨네 아버지가 몸져 누우심.

그걸 보고 양자였던 그 친척 분이 지극정성으로 간호하셨음.

약도 어디서 사다 먹이고.

그럼에도 낫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친자였던 아저씨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챔.

뭔가 이게 증상이 이상하기도 했고, 이 상황에서 아저씨네 아버지가 죽으면 상속은 그 친척이랑 아저씨가 반반씩 먹는 거잖아.
이거 설마 라고 생각한 거지.
평소에 워낙에 아니꼬웠던 것도 있을 테고.


결국 나중에 아저씨가 증거를 들이밀면서(찾는 데 고생 좀 하셨다나.)
"우리 아버지가 몸져누운 게 너 때문인데 네가 뭔 양심으로 간호를 하냐, 약에 독을 타놓는 게 말이 되냐"
 하면서 그 친척한테 화냈더니
그 친척이 아저씨네 집안의 귀신들린 걸로 유명한 돌을 꺼냄.

이게 그 집안이 종갓집인가 뭔가라서 그런 가보 비슷한게 있었거든.
가보치곤 되게 을씨년스러웠지만.
뭐라더라? 문지른 사람은 모두 죽는 돌?

여하간 그 돌을 꺼내더니 자기 양아버지를 그대로 칼로 찔렀음.
그래도 자길 키워준 양아버지인데 무참히 살해해버렸지.
 
그리곤 그 피를 돌에 묻히고는 천천히 그 돌을 문질렀는데...
ㅗㅜㅑㅗㅜㅑ 놀라운 일이 일어났음.
'저주 받은' 이라는 게 과장이 아니라는 증거였지.


일단 그 친척은 한 차례 피를 토하며 쓰러졌음.
그때 토한 피의 양은 이미 과다출혈의 범주를 한참 뛰어넘었지.
그러고는 천천히 다시 일어나는데
그 얼굴은 이미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음!

일어나서는 그 양자는...
옆에 있던 사람의 목을 부여잡았음.
그러고는 입을 크게 벌리고
사람을 뜯어먹었음!


이때 괴물이 되어버린 그 친척 분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그 동네에선 유명하대.
비록 그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 죽었지만, 몇몇은 살아남아서 전승을 시킬 수가 있었거든.
뭐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