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까 녀석의 기술을 막은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나...


"어서 도망쳐! 위험하다고!"

-도리도리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젓고 다시 자세를 잡는다. 녀석은 여전히 건제하다. 도저히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 때 녀석이 말을 걸어왔다.


"너처럼 약한 녀석이 이렇게 오래 버틸 줄이야...무엇이 너를 움직이는 것이지?"

"...도리."

"호오 도리라. 겨우 그런 것 때문에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도망가지 않는 것이냐? 생각보다 멍청한 녀석이었군."


 나는 녀석의 도발에도 자세를 더욱 굳힐 뿐이다. 녀석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서라도 이런 도발에 넘어갈 수는 없다.


"제발 도망가라고!"


 뒤에서 들려오는 파트너의 소리를 들으며 나는 녀석에게 달려들 준비를 한다. 거대한 네 발 짐승의 외형을 한 녀석을 보며 두려움이 올라오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발을 박찬다.


"안돼 돌아와! 팽도리!"


팽도리의 몸통박치기!

급소에 맞았다!

효과는 굉장했다!

상대 꼬렛은 쓰러졌다!

뜬뜬뜬 뜨르르든뜨뜬


"팽도리 네가 해냈어!"


 파트너가 나를 껴안고 방방 뛰기 시작한다. 나 또한 기쁨의 의미를 담아 소리를 뱉는다.


"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