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검의 시점)
이상한 금발놈을 속여먹어서 다행히도 소원 들어주기같은 귀찮은 짓을 하지 않고 빠져나왔다...

"근데,여긴 대체 어디지?"

온몸에 붉은 기가 도는 이상한 괴물이 셋 있고 그 괴물들과 싸우는 사람이 셋 있는 곳이었다.

"저기요?저기요?"

싸우느라 못듣는것 같다.일단 이 싸움이 끝날때까지만 기다려야...우왁?괴물들에게 있던 붉은 기운이 어디론가 빨려가듯이 사라졌다가 갑자기 시뻘건 기운이 이 공간 전체를 뒤덮어서 인간들만을 깔끔하게 쓸어버렸다.그리고 그 괴물들이 나를 들고 어디론가 향했다.

(마왕의 시점)

오늘도 역시 쏟아져오는 용사들에게 권능의 맛을 좀 보여줬더니 깔끔하게 쓸려나갔다.하지만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것이다.아직은 영웅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인간들만이 힘을 쓰고 있지만,곧 있으면 수많은 영웅들과 저주스러운 천계가 그 병력을 이끌고 내 던전을 치기 시작할 것이다...그리고 결국엔 여신들까지 몰려오겠지.

"소원을 말해보시게,응?"

누구의 목소리지? 아직은 이곳에 지성이 있는 괴물은 없다.죄다 박쥐,슬라임등의 지성이 없는 괴물들 뿐이다.

"넌 누구냐,의문의 목소리여."

"아,나는 소원을 이뤄주는 마검!근데 7일 내로 소원 들어주고 튀어야 하거든?내가 지금 천계에 쫓기고 있어서 잡히면 좋은꼴은 못볼거야 아마."

"천계?어떤 일을 했길래 천계가 널 잡으려 든다는거지?"

지금까지 수많은 마왕들을 도륙내온 천계가 잡으려고 길길이 날뛰는 검이라니,이것도 마왕인가?어딘가에서 던전을 지키며 스스로 움직이는 검에 대해서 들은적이 있는것도 같다.이것도 그러한 부류인가?

"그러니까 얼른 소원 말해!들어주고 빨리 튀게!"

내 상념을 깨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천계와 척을 진 사이라면 내 편이 될수 있을지도 모른다.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어차피 며칠 있으면 천계의 세력과 싸워야만 한다."

"하이고,글러먹었네...아니 어떻게 하필이면 이런 차원에 떨어지나?"

"하지만,막을수 있다.준비만 된다면...그래,준비만 된다면 말이다."

"그 물량을 막을 수가 있다고?구라치지 마시지?"

"적의 물량이 많아봐야 광역공격이면 그만일세.권능도 있고,시설들도 이미 충분히 강해.그러니,잠시간 내가 쓰고 있겠네."

"...좋아,나도 소원 들어주고 차원 넘는건 힘드니까 어디,얼마나 막아낼지 보자고."

one eternity later...

"흐어어어...좆같은 여신새끼들..."

수많은 사경을 오가는 전투를 해가며 고상한 말투는 때려 치우기로 결정했다.아니 시발 이게 뒤질뻔했네...시설을 보강해야만 한다.근데...이거 왜 골드가 없지?어디서 골드 안떨어지나...

"야,우냐?울어?그러니까 소원쓰고 광명찾자니까?"

좆같은 마검새끼...아 근데 진짜 골드 존나 땡겨야 되는데...침략전은 이미 더럽게 빡세져서 골드 땡길 구석도 없는데 어떡하지?

"좋아...골드를 줘."

"얼마나?"

"...만큼 줘."

"좋아,이걸로 계약 성립이다!나는 간다 안뇽!"

아,이제 또 그 여신들과 싸워야만 한다니...눈앞이 깜깜해진다.하지만 이제 이 시설이 있으니 괜찮을지도 모른다.근데 뭐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은 이런 고민은 글러먹었다.얼른 적당히 마계로 돌아가자...

(마검의 시점)

드디어!마참내!벗어났다!저 미친 마왕년 옆에 있는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웠다!아니 왜 그 쎈 천사들이 싹 쓸려나가는 건데?그런 무서운걸 주인으로 두고 있는게 너무 무서웠다...하지만,이젠,안녕이다!

어?잠깐만...이거...진짜 좆된건가?천계의 천사들을 학살하는데 일조한 마왕이 쓰던 장비가 된 거잖아?이러면 진짜 어디 무저갱에다가 박아버리는거 아닌가?그러면 소원 들어주고 그 이후에 튀는것도 안될텐데?

신세 조졌다...이제 절대 잡히면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