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우웅 ㅡ
터질것만같은 배기음이 대지를 메웠다.

미개한 문명의 야만인들이 땅에 귀를 맞대고 그 진동을 감지한다.

[그가 온다!]

야만인들이 동시에, 등 뒤의 창에 손을 댄다.
스릉,하는 소리가 공명하며 공간을 메워야 할 터였지만,

그곳에 창 긁는 소리따윈 없었다.

그저ㅡ

「부우웅ㅡ」

공간을 가득히 메우는,
오토바이의 우렁찬 배기음만이 있었을 뿐.

그리고, 야만인들이 주시하던 그 절벽에서,
한 검은 섬광이, 그 곳을 내려찍었다.

ㅡ콰앙

아아. 그래.
검은 섬광이라니.
존재할 리 없다.
어두운 빛이라는게 존재할 일 있을까.

불가능하다. 불가능할텐데.
그리 생각하면서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야만인들은 보았으니.
빛조차 집어삼키는 검은 궤적을.

앞이 보이지 않는다.
내려 찍을때 생긴 먼지가 야만인들의 눈 앞을 가렸다.

ㅡ철컥 철컥.

정체모를 기계음.
그리고 흙먼지가 어디선가 쏘아진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곳엔, 그가 타고 있던 오토바이와 하나가 된
흑기사(黑騎士)가 있었으니.
말을 타지 않았지만, 그는 기사였다.
그의 애마와 하나가 되었으니.

이런 정판에 갑작스레 뛰어든
한명의 흑기사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