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는 그녀와 통화하며 침대에 누워 인스타를 하고 있었다.


“아, 맞다 너 그거 알아?”

-응? 어떤거?


“오늘 성 아그네스 데이라면서 포스팅 올라왔는데. 1월 20일에서 21일 사이의 밤에 여성이 꾸는 꿈에는 이성이 나오면 그게 미래의 남편이래. 신기하지 않냐?”


그러자 그녀가 갑자기 침묵했다.


-……

“…? 뭐야? 여보세요? 아름아? 아름아?”


갑자기 불현듯 왜 정적이 흐른단 말인가.


-으, 으응… 시우야.

“뭐야? 왜? 무슨 일 있어?”


-아니이… 그냥 좀…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영 이상한 놈만 아니었으면 됐지.  어찌됐든 시간도 늦었는데 잘자고 꿈꾸면 꼭 알려줘야한다? ”


-응! 잘자!


뚝하고 끊긴 전화의 미묘한 정적이 어쩐지 아쉽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아니야, 친구 햇수가 몇년인데… 가족이나 다름없지.


‘진짜 가족은 아니잖아’


그렇다. 괜히 엄한 놈이 나와서 다른 놈이랑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 차라리 자신이나 꿈 없이 보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할 무렵.


그녀의 꿈 속에서는


“우효wwwww. 그 꿈을 믿는 멍청이가 있는줄은 몰랐다구wwww 초ㅡ럭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성 아그네스 데이의 창시자 존 키츠.


그는 사실 그 미신을 믿는 이로 하여금 꿈의 파장을 맞춰 잠든 여성들을 꿈 속에서 겁탈하는 인큐버스였다.


최신 트렌드에 맞추어 태생적 금발에 태닝만 한 그는 서구권의 남성다운 동양남성들과는 비교가 되지않는 피지컬을 가진 것 이였다.


“아, 아아앙… 시우가, 시우가 내 남편이 아니었… 오오옥!!!!”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젖혀진다.


18세기로부터 지금까지 생존해온 인간태생 인큐버스 존 키츠.


그는 오늘이 대목이였다.


선명히 떠오르는 그날의 꿈의 쾌감을 잊지못한 아름은 그날부로 섹시한 의상을 갖춰입고 이태원으로 종종 놀러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