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11월.

수능을 막 앞둔 고3이 있음.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을 오지게 하던 도중, 다가오는 트럭에 치이든 뭐든 아무튼 뭔가의 이유로 사망. 에너지 그링크 많이 쳐먹어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든 아무튼 굉장히 하찮은 방식으로 뒤짐.

다음생에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고싶다고 나지막히 생각함.


그런 와중의 이세계의 성황청.

갑자기 교황에게 이런 계시가 올라옴.

'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 마왕이 부활하여 세계는 역사상 최대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허나, 그때가 되면 그대들을 위해 마왕들 토벌할 유일한 희망, '용사'를 보낼 예정이다.'

'그대들에게는 100년후 내려올 용사를 위해 그분에게 가장 적합한 세계를 만들것을 명한다.'

'그 분이 생전 마지막으로 한 생각은 '공부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니, 성황청의 규율로써 '배움'을 완전히 금할것을 명한다.'

성황청이 설립된 이후, 직접적으로 내려온 계시는 이것이 처음이였고, 이에 신앙심이 충만해진 교황은 더더욱 신에게 충성적으로 임할것을 결심함.

그러나 그때는 전 세계에 모든 종류의 '학업'이 매우 번성하는 그야말로 '배움'의 시대였고, 당연히 각종 아카데미의 학자들은 매우 반발함.

그러거나 말거나, 처음 내려온 계시로 인해 역사상 신앙심이 최대로 찬 성황청은 '배움'에 대한 탄압을 강행하기 시작.


처음엔 온갖 아카데미를 폐교시키는 것임.

당연히 학자들은 반발했고, 열정적인 학도들은 명을 어긴채 무단으로 등교를 강행하는 사태가 발생.

결국 성황청은 무력을 동원하여 모든 아카데미를 점령함. 결국 무력이 동원되자, 세계의 아카데미의 학자들과 학도들은 주변의 무기고를 털어 봉기를 일으킴.

수년간 전 세계에서 국지전이 벌여졌고, 성황청의 만행에 매일같이 수많은 저항세력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혼란의 시대가 찾아옴.

저항군은 나름 분발했으나, 그럼에도 그때는 광신도로 세상이 가득찬 시절이였고, 결국엔 모든 반란군들이 축출되면서 세상에 있는 모든 아카데미가 폐교됨.

그러나 '배움' 탄압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음.

아카데미처럼 본격적으로 선생을 동원해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단순히 대장장이가 견습 대장장이에게 철을 제련하는 법을 알려주거나, 숙련된 기사가 견습기사에게 검술을 알려주는 등, 사적인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배움을 탄압하기 시작함.




그렇게 100년이 지남.

배움을 금지한 탓에 성황청에 내려온 '계시'에 대한 정보도 전혀 계승되지 않았고, 어찌저찌 '배움 탄압'에 대한 것도 전혀 알려지지 않아 그것도 흐지부지 되었지만, 이미 세계는 아주 개판이 되어서, 수습 불가능한 상태였음.

예전 시대의 지식을 가진 사람은 모두 죽었고, 지금 존재할수있는 지식이라고는 말로 전해지지 않은, 눈으로만 보고 간신히 따라하는 정도임.

덕분에 모든 기술들의 수준은 한단계, 아니 수십단계는 떨어져있었음.

농기구를 만들수있는 사람도 죽은지 수십년정도 된 상태여서, 수십년이이 지나 거의 고물이나 다름없는 물건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고, 그것도 안되면 나무를 깎거나 돌을 자른 석기를 사용하는 수준이 되어있음.

농사는 어찌저찌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한다고 하는건 알수있었지만, 자세한 노하우라던가 그런건 하지 않음.

특히 지력을 회복하기위해 비료로써 '똥'을 뿌린다는건, 도무지 설명을 듣지 않고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였기에 비료를 전혀 뿌리지 않아 농사로 인한 생산량이 현져히 떨어진 상태.

말로 하는 언어에 대해서는, 인간의 본능의 영역인지라 어찌저찌 전해졌지만, '문자'에 대한 것이 전혀 전해지지 않아 글씨를 쓸수없어 가게 간판에 그림을 그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때움. 숫자도 마찬가지.

건설분야에서도 수학이 전혀 전해지지 않아 정확한 도량이 불가능하고, 법이나 왕실예절 같은것들도 모두 사라졌기에, 성이나 그런건 남아있지만 국가가 '국가'로써 기능하지 못하게 됨.

치안은 뭐 말할것도 없이 개판임.


그렇게 세계가 거의 작살난 상태에서, 갑작스레 '용사'인 주인공이 어느 풀숲에 떨어짐.

그 용사 주인공은, 이과 수험생으로, 수능 시험 1주일을 앞두고 온갖 공부한 내용들이 대가리에 때려박혀있는 상태.


그렇게 이야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