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야! 장순아 와봐! 큰일났다! 큰일!"


침대에 누워 장순이를 불렀다. 이것은 중대사였다.


"아 왜 이 미친새끼야 또 왜 부르는데!"

"불 좀 꺼줘! 이거 ㄹㅇ 큰일임 ㅋㅋ"

"아 씨발 미친새끼! 니가 꺼 병신아!"


쾅! 하고 문이 닫히고 장순이가 나갔다.


"아, 불 안끄고가네..."


나에게는 여동생이라는 이름의 때려 죽일 호적메이트가 하나 있다.

이 미친년이 내 여친한테 했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머 언니, 저희 오빠 요즘 약 먹고 있던데 혹시 아셨나요?"

"무슨 약?"

"그... 탈모약? 요즘 오빠가 샤워하고 나면 수챗구멍에 머리카락이 많이 보이는데... 오빠 머리털 관리 잘 하셔야겠어요..."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이제는 남이 되어버린 전 여친의 기겁하는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때의 수모를 곱씹으며 저 성괴년에게도 빅 엿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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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분이시죠? 얘 어때요? 예뻐요?"

"예! 이, 이쁩니다!"


남자는 긴장된 기색으로 바짝 얼어 힘차게 대답했다.


"그렇죠, 내가 봐도 이쁘거든... 참 잘되긴 했어..."

"뭐가... 말입니까?"


무언가 미심쩍은 기색으로 나에게 물어봤다. 아마도 내가 여동생에게 욕정을 품는건지 의심하고 있는거면 저 새끼 대가리를 깨버릴 거다.


"아~ 모르셨구나~ 쟤 사실 얼굴 싹 다 갈아엎었거든요! 의사가 리모델링이 아니라 천지창조를 하셨는지 저렇게 예뻐졌지만 사실... 풉, 크흐흐흙..."


이 복수의 날 만을 기다려 왔다. 그리고 난 방구석으로 도망쳐 들어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존버를 타기 시작했다.


-지이잉 지이이잉


아니나 다를까 울리는 진동. 스마트폰의 액정에 비치는 것은 미친년 이라는 두 글자. 통화 거부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거였다.


-지잉, 지잉, 지잉

액정의 팝업창으로 카톡이 미리보기로 보였다.


[오빠 전화좀 받아봐]

[개새끼야 문 안열어?]

[나 칼 안들고 있으니까 문좀 열어봐 제발]


"낄낄낄낄...! 씨발년 꼴 좋다!"



여동생이 내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나는 여동생의 감정을 지배했다.


그러니 일단은 무사히 방 밖으로 나갈 방도를 궁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