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가 된 그녀는 종종 이러한 질문을 내놓을 때가 있었다.


"뭘 또 그런 쓸데없는걸 묻고 그러는데?"

"아이~ 그래도 한번 말은 해볼 수 있잖아!"


내가 여자친구랑 어머니를 같이 모시고 가서 바닷가로 놀러를 왜 간단 말인가.


도저히 상상이 가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니까 그렇지, 꼭 그걸 해야해?"

"응, 듣고싶어. 왜 그렇게 점잔빼는건데!"


현실 직시를 시켜줄 필요를 느꼈다.


"그러면 난 뒤도 안돌아보고 엄마 고를거야"

"와... 오빠 나는?"


퍽이나 서운한 눈치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너랑 엄마 다 같이 모시고 바닷가로 놀러가면 내일부터 여친(이었던 것) 이 될텐데 굳이 남을 구해주겠냐?"


엄마 구하면 효자소리를 듣지만 엄마버리고 여친을 구하면 세간에서는 사랑에 눈 먼 미친새끼라고 부르기로 약속했다.


다음날, 나는 여친이 여친(이었던 것) 이 되었다.


"따흐흑..."


여자는 필요없다던 황근출 병장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