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조각난다, 시간이 뒤로 돌려진다.

모든 일들이 저 멀리 사라져간다.


남아있는 것은 오직 나와 주인공이 겪은 머릿속에 있는 지식 뿐.


암만 주인공이 회귀자라고 한들 얘는 걸핏하면 회차를 돌린다.


자신과 모든 이들의 생명의 가치가 땅바닥에 쳐박힌다.


그런 년이었다.


"아이씨... 그래서, 이번엔 또 뭐가 문제였는데."


허망함에 머리를 벅벅 긁으며 혼잣말을 한다.


어차피 관계도 초기화 되니까 아무 여자나 꼬셔서 침대 위의 UFC를 찍으려던 참이었는데 이걸 도중에 끊네


회귀자 이소란, 내가 읽던 회귀물의 여주인공이다. 이 세상에는 한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히어로 세계관에서 아카데미 최하위권 F랭크 학생이라는 점.


빌런의 아카데미 침공에서 휩쓸려 죽어버린 그녀에게 찾아온 기회는 회귀와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인 걸까,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무엇 하나 재능이 없고, 심지어 작가기 멍청한건지 일부러 멍청하게 만든건지 하여간에 멍청하기 짝이없어 사지로 자꾸 기어들어간다.


'아카데미 갈 준비나 해야지...'


이소란을 지켜본 지 어느덧 회귀 5회차.


동반회귀한다는 사실을 알면 귀찮아 질까봐 말 안하고 있었는데 3회차 때 걸렸다.


다급한 누군가의 발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진다. 


'3, 2, 1'


-띵동띵동띵띵띵띵동


'쟤는 죽고나면 꼭 나 찾아오더라...'


근데 여기 남자 기숙산데...


꼭 나까지 벌점을 받아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