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무죄! 조반유리! 중원의 농민들이여, 단결하라!"

누런 띠를 머리에 싸매고 깃발을 치켜든 군사들이 거칠게 달려나갔다.

흙먼지가 일어서는 중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남자는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뒤에 시립한 부관이 귀엣말로 여쭈었다.

"혁명군사위원장 동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 내 채비하도록 하지."

말을 끝내는 것과 동시에 쓰러진 시체에서 뽑혀져나오는 칼날.

고통으로 얼룩진 망자의 얼굴 아래로 핏물에 젖은 종이가 번들거렸다.

'혁명의 배반자 장연을 하늘을 대신해 벌하노라.'

"모든 것은 인민... 아니 백성을 위하여."

천공대장군이자 태평도의 교조이며 중원 소비에트 인민혁명군의 사령관, 장각이 비릿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