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금태양과 히로인의 몰락 같은 거 진부한 거 말고


그냥저냥 정상적인 삶을 살더라도, 결국 정신을 차린 히로인의 죄책감과 후회로 얼룩진 그런 게 있으면 좋겠음



가령 양아치 일진 금태양한테 엄마 뺏기는 류의 스토리를 예로 들자면


엄마 뺏긴 주인공이 결국 금태양의 학교 폭력과 피폐를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하고, 그로 인해 응급실로 실려가는데


자살 시도하게 만든 장본인인 금태양이 평소처럼 그 엄마랑 끈적하게 떡치다가 "그 병신 새끼, 뛰어내렸더라 ㅋㅋㅋ 곧 뒤진다네"라고 말하는 거임


금태양은 어차피 NTR을 완료했으니 걔가 죽던말던 신경 안 쓸 거라 여겨서 던진 패드립이었는데


오히려 그 말 듣고 엄마는 퍼뜩 정신이 드는 거지. 아들이 숨 넘어가기 직전이라는 통보를 듣고 사라진 줄 알았던 모성이 다시 깨어난 거


그래서 금태양이 붙잡는 것도 뿌리치고 황급히 응급실로 달려가는데



간호사한테 아들 병실을 묻고 그 문턱을 넘어가는 순간, 삐이익 소리와 함께 심장 박동기가 정지하고 


의사가 간호사들한테 "사망 시각 적어. 오후 여섯 시 삼심분."이라고 말하면서 얼굴에 모포를 덮는 걸 직접 목격하는 거


겨우 정신 차리고 돌아왔는데 눈앞에서 아들이 죽으니까 엄마는 주르륵 주저앉으면서 멍하니 눈물을 흘리고


의사가 와서 "환자 분 어머님 되십니까? 유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귀에 안 들어오는 거임


결국 아들 장례를 치르게 되는데, 사정을 모르는 조문객들은 엄마를 불쌍히 여겨 혀를 차면서 "쯧쯧, 자식 잃은 애미 심정이 어떻겠어?", "부모보다 먼저 가는 불효가 없지."라는 식으로 떠들고


이 말들이 역으로 비수가 되어 가슴에 직빵으로 꽂히면서 엄마의 죄책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임


심지어 집에 가서 아들 물건을 정리하다가 유서를 발견했는데, 거기도 원망이나 저주의 말은 하나도 없고 오직 "내가 이런 한심한 아들이라서 미안해, 엄마"라는 한 문장만 적혀있는 거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엄마는 그 부작용으로 인해 성적 불감증에 걸리게 되고


그 결과 금태양의 육탄돌격도 역겹고 추악하게만 느껴져서 금태양 손절하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는데


뒤늦게 집으로 돌아왔어도 더 이상 아들은 본인 곁에 없는 거임


아들이 사용하던 물건, 아들이 입던 옷을 볼 때마다 "내 자식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동안, 난 내 자식 괴롭힌 놈이랑 뒹굴었어."라는 가책이 끝도 없이 치솟음


숨막히는 죄책감으로 인해 성당, 교회, 절을 찾아다니면서 아들의 명복을 빌지만 괴로움은 매일매일 커지기만 하고


어느날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꿈 속에서 죽은 아들을 만나게 되서 엄마가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고 울며불며 무릎을 꿇는데


박살난 머리에서 피와 뇌수를 질질 흘리는 아들은 씨익 냉소를 지으면서 말하는 거지


"왜 용서를 해? 난 지금 엄청 통쾌한데. 뛰어내리기 진짜 잘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나고


예전에 아들과 함께 찍었던 행복한 사진을 보면서 '잠깐의 쾌락을 대가로 나는 영원한 지옥에 빠지게 되었다'라고 독백하며 끝이 나는



NTR물은 이런 식의 엔딩이 있어도 괜찮을 듯하다


과정을 통해 꼴림을 얻고, 피폐한 엔딩을 통해 여운을 남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