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헤라클레스의 아홉 번째 과업은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금태양 돌싱 헤라클레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히폴리테는 원나잇 한 번에 흔쾌히 허리띠를 넘겼지만, 이걸 가만히 못 본 헤라가 아마존에 내분을 일으켰고, 결국 히폴리테는 죽고 만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히폴리테의 허리띠는 헤라클레스의 과업들 중에서 뜬금없는 편에 속한다. 괴물을 잡고 저승도 다녀오는 헤라클레스의 과업들 중에 인간의 물건을 가져오라는 건 이게 유일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마존들이 기똥찬 전사들이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런데 꺼무위키에는 이에 관련해서 좀 재밌는 해석이 있다.


   꺼무위키에 의하면


   아마존의 이름을 흔히 알고 있는 아-마조스가 아니라, 아마-조네로 이해하면 좀 다른 의미가 된다. 전자는 흔히 알려진 '활을 잘 쏘기 위해 한쪽 가슴을 잘라내다'란 뜻이지만, 후자로 해석할 경우, '허리띠를 잘 여미다'라는 뜻이 된다. 고대 그리스에서 허리띠는 정절을 지키는 상징이므로 이 해석에 따르면 아마존은 '정절을 매우 중요시하는 여전사 집단'이란 의미가 된다. 이렇게 되면 과업의 내용은 여왕과 싸워서 허리띠라는 물건을 가져오라는 정도가 아니라, 정절을 중요시하는 여전사들의 여왕과의 하룻밤을 보내고 그 증거를 가져오라는 뜻이 된다. 


   아가씨 학원에 들어가 보빔 여사친들의 방해를 뚫고 도내 S급 처녀 유니콘 여주의 처녀를 가져오라니. 과업이라고 할 만 하다.  하지만 상대는 꺼무위키다. 출처도 없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2가지를 조사해봤다.


1) 아-마조스라고 정말 불리는 거 맞나?

2) 아마-조네로 해석할 여지가 있나?


1) 아-마조스?


   아마존(Amazon)는 그리스어로  αμαζόνα라고 쓴다. 고대 그리스어로는  Ἀμαζών라고 쓴다. 후자를 주목하자. 위키백과를 레퍼런스로 쓰는 건 쪽팔린 짓이지만, 거길 보면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The Greeks claimed that the word derives from ἀ- (a-, “not”) + μαζός (mazós, “breast”)


   정리하면, 고대 그리스어에서 아마존( Ἀμαζών )의 어원은 '없다'를 의미하는 ἀ-와 '가슴'을 의미하는 μαζός의 합성이다. 그러니까 1)은 그럴만 한 근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 아마-조네?


   이건 분명히 없다. 아무리 검색해도 '아마존의 다른 어원'은 적어도 영문 문서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Ἀμα 와  ζών 를 검색하면 다른 단어가 나온다. 전자는 '결합'에 관련된 부사고, 후자는 '허리띠'라는 명사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어로!

   그러니까  Ἀμαζών 의 합성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있기는 있다.


---


   결론: 그래서 처녀 뚫고 증거 가져와야 살아남을 수 있는 아카데미 야설 ㅇ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