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의 판도를 바꿀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하옵니다"


" 뭔가 굉장히 기술력이 앞서가버린 듯한 느낌이지만, 넘어가도록 하고.. "


황제 김장붕은 그 말을 듣고, 재상이 혹시 미쳐버린 게 아닌가 싶어 안색을 살피었으나  달리 아픈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도 아니면 혹여나 누군가에게 정신 지배당했거나, 협박 혹은 거래를 통해 자신을 속이는 게 아닐까.

그러한 오만가지 생각을 이어가던 도중, 재상은 황제의 그런 내면을 알 생각도 없는지 이어서 말을 속행했다.


" 전쟁 신의 분노, 신의 철퇴, 재앙의 불꽃, 여신의 성기 등 여러 가지 이름을 정해뒀으나, 역시 이는 황제께서 직접 결정하심이. "



" 이름 도중의 뭔가 이상한 게 섞여 있는 것 같았지만 넘어가도록 하고, 심플하게 '대포' 어떤가? "



" 오. 폐하! 그것참, 전혀 생각도 못 한 이름이군요! 쉽고 기억하기도 좋으니 평민 출신의 장군들도 분명 잘 기억할 것입니다. 


제국력 202년, 

'대포'라는 미지의 병기가 마도 공장을 통해 양산되기 시작하면서 대륙의 전쟁 판도는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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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세계수 불타는 짤)


" 아..아! 세계수가! 이 미친 인간놈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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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하, 오늘도 자랑스러운 제국의 장손들이 엘프들을 상대로 승전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


벌써 엘프를 비롯한 인류의 적, 다른 종족들과의 전쟁에서 30연승을 이어 나가는 흐름

황제는 이젠 어떻게 리액션을 취해줘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너무 이기고 있으니, 언제부턴가 승리하는 게 당연한 듯한 흐름까지 만들어진 지금의 대륙 판도는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단언하리라.


그러나 어쩌겠는가, 성벽 뒤로 숨으면 성벽을 부숴버리면 되고

성 안으로 숨어버리면 성폭행을 해버리면 되는 무시무시한 제국의 병기 앞의 모두가 평등한 죽음을 맞이했다.


" 폐하, 그러고보니 이번에 또 새로운 병기가 발명되었다는 소식이.. "


" 아.. 그렇소? 그거 참.. "


제국의 미래가 이토록 푸르니, 아무래도 내 치세는 하늘 높이 올라가겠구나.

그런데... 내가 딱히 뭔가 한 게 있었던가?


' 솔직히 말해서 뭔가... 아무것도 안 하고 압도적으로 이기니까, 머쓱해서 숨고 싶은 정도다. '


황제가 아녔다면 진작의 이 부담감을 못 이기고 농촌으로 귀향하지 않았을까.





제국력 206년

제국의 황제 김장붕 3세는 대륙의 모든 영토를 점령하는데 성공함과 동시의 종전을 선포하였다.

인류를 제외한 모든 종족은 5급 시민으로 고정되어 평생을 노동과 성노예로 굴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 현세는 지옥이겠으나 인류에게 있어 현 시대는 최고로 풍요롭고 번영의 시대가 틀림 없었다.






서로 칼 들고 싸우는데

갑자기 대포를 발명해버리면 반칙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