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와 21세기 사이에 걸친 황혼의 시기에 세 명의 소년소녀가 있었다.

소년, 부족함 없는, 하지만 너무나도 부족한 가정 아래 자라 모든 어른과 옳다 여기는 말을 지켜가는 아이
겉보기에 완벽한 모범생이라고 칭찬할 수 있는 소년은 마음 속에 진짜 자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갖고 있었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여태껏 하지 않은, 앞으로도 하지 않을. 스스로의 담력을 증명하는 일을
붉은 보름달이 떠오를 때, 면과 읍을 잇는 거리의 공동 묘지에서, 고양이의 발을 바쳤다.


기가 센 소녀, 평범함 속에서 가족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해 받지 못한 채 소년과 어릴 적부터 놀며 지낸 아이

소년과 평생을 지내고 싶어하는 마음은 심장 깊숙한 곳 어딘가 묻은 채로, 유아독존을 기초로 굳센 여자를 연기하고 있었다.
어느 날 소년이 찾아와 손을 떨며 이야기를 했을 때, 입으로는 바보 취급하면서도 심장에 묻어두었던 마음을 슬며시 꺼냈다.

순수한 소녀, 현실에 있으면서 현실에 있지 아니한 아이
육체는 현실에 있으면서 영혼은 때때로 현실에서 벗어나기에 현실이 이해하지 못한다.
황천을 보고 들으면서도, 그걸 현실로 풀어낼 지혜가 결여되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죽음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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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진짜로 봤단 말야. 발이 사람 얼굴을 한 고양이를..."

"그 멍청한 말에 가장 높을 가능성 하나, 어두워서 못생긴 길고양이를 착각해서 본 거. 그리고 진짜로 봤다고 한들 뭐 어쩌라는거 아냐? 꽤꼬닥 죽는 저주가 내리는 것도 아니고."


해가 지평선에 걸친 시간, 사람들 저마다 갈길 가고 있는 거리, 불안에 떨면서도 강아지 산책을 빼먹지 않는 착실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모범적인 중학생 소년과 그런 소년이 바보 같아 보이면서도 도저히 내버려둘 수 없는 기가 센 사춘기의 소꿉친구 소녀, 그리고

"하늘에서 나비~♪ 땅에서도 나비~♪"


현실에 있으면서 현실에 없는 것을 보는 초월적 감각을 가진 순수한 소녀, 저마다 다른 세 아이가 모여

"그런 앞뒤도 없는 말보다 차라리 뒤떨어진 년들의 쑥덕쑥덕한 '우리 학교가 공동 묘지 위에 지어졌대.' 따위가 훨씬 낫다."
"그건 지난 체육대회 때 백골이 나와서 퍼진 소문 같은데..."

"우엑, 진짜로?"

"묘지 위에 학교! 뼈다구!"


있을 법하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을 하나 둘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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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위의 알고나면 허망한 소문 이야기들 속에 진짜 괴담이 하나 둘씩 들어 있고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흉측해지는 이야기가 나타나면서 공포에 적셔지는 거

모티브가 되는 게임은 2% 부족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