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흔한 마법 소녀물 배경 중


마법 소녀물 클리셰 대로 악의 조직의 말단 중 한 명이 한밤중에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다. 


만약 클리셰에 더 충실했다면 뒤를 쫓는건 통수를 눈치챈 조직의 히트맨들이거나 마법 소녀, 둘 중 하나일 거다.


일단 통수는 제외. 그 빌런은 처음엔 악의 조직을 평범한 회사로 알고 들어가긴 했지만 회사의 실체를 알고도 오히려 '오홍홍- 좋아용~'하며 즐긴 씹새끼였으니 배신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소거법에 의하면 그를 쫓는 건 마법 소녀일 텐데...


쿵-쿵-쿵-쿵-


"야! 그냥 순순히 잡히라니까? 그러면 살살 해줄게!"


왠걸. 그를 쫓는 건 그 둘 중 어느 것도 해당이 안 되는 방패를 든 거대한 덩치의 중년 남자였다.


아까 전 밀수 현장이 적발됐을 때는 일이 이렇게 까지 커질 줄은 전혀 몰랐다.


'짭새라도 돼?'

'비슷한 거. 아, 참고로 순순히 무기 내려놓고 열중 쉬어 상태로 엎드리면 사람 취급은 해드리겠습니다.'


그때 그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바로 항복해야 했다. 그 말을 할 때 뭔가 엄청나게 위험한 느낌이 잠깐 들었지만 마법 소녀도 아니니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바로 총을 갈긴 게 문제였다.


그 결과 총알은 모조리 방탄방패에 막혔고 소총탄도 튕겨 내는 수십키로 무게의 방패를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뛰기까지하는 괴물에게 다들 한 대도 못 버티고 뻗었으니까.


"헉헉- 애미 씹-"

"하- 씨벌. 어차피 잡힐 거면 그냥 가만히 있지 왜 지랄해서는 뛰게 만들어. 이 나이에 뛰다 접지르면 회복도 잘 안 되는데."


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이사냥 당한 말단 빌런은 약간의 땀을 흘리며 방패 끝을 아스팔트에 가는 덩치를 똑바로 볼 수밖에 없었다.


"아서 C. 클라크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걸 역으로 말하면 마법은 고도로 발달한 기술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지."

"그래서 형씨가 마법소ㄴ, 아니 마법 중년이라도 된다고?"


그런데 중년의 대답은 어이가 없어도 한참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는 건 발달한 과학 기술(헬스)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게 도대체 무슨 논리야?!"


빌런의 기억은 미간으로 날라오는 망치를 보는 것으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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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창의 근육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