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기사단장에 빙의했다. 


여느 빙의물처럼 오늘내일 목숨이 간당간당한 시한부 조연이나, 이미 평판이란 평판은 다 말아먹은 망나니 귀족 자재, 혹은 저도 모르게 '상태차유ㅠ'을 울부짖게 만드는 무능력자가 아니어서 어찌보면 다행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전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불행이다. 불행을 넘어선 저주다. 날 이 기사단장에게 빙의시킨 신이 내린 저주.




"아, 저기 리디아."


"응히이이ㅣㅇ이잇♡♡!! 단장님에게 범해진댜아앗!!!"


말만 걸어도 그자리에서 조수를 뿜으며 쓰러진 채 경련하는 미모의 여기사. 




내 기사단원들은 전부 머릿속이 히토미 뿐인 여기사들이다. 


살기 위해선 30일 뒤 벌어질 마족전쟁 전까지 나는 반드시 이년들을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