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집안 대대로 꽃밭을 가꾸고 있다.


빨갛고 예쁜 꽃이다.


텍사스 남부 끝자락 깡촌인지라, 일손이 부족해 아버지가 총에 맞아 돌아가시고-어릴 적 일이라 잘 모르겠다-나서는 늘 나와 여동생이 어머니의 정원 가꾸기를 도와야 했다.


가끔, 어머니의 절친한 친구가 찾아와 나와 여동생에게 용돈을 주시거나 맛있는 멕시코 요리를 해 주시곤 한다.


솔직히 이 텍사스 깡촌의 퍽퍽한 전기구이 닭고기 따위보단 싱싱한 야채와 깔끔하게 매콤한 타코가 내 입맛에 맞는 것 같다.


어머니의 친구라는 그 아저씨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뉴욕에 있는 번듯한 대학에서 석사까지 올라간 분이며, 지금은 멕시코로 가서 화학 교사를 하고 있다는 분이다. 


내가 18세가 되던 해, 어머니는 나에게 말해 주셨다.


"듣고 있니 베키? 우리는 집안 대대로 양귀비 농장을 하고 있단다."


한 손에 리볼버를 들고 내 머리에 대고 계신다.


무섭다.


"네…"


어머니는 도데체 어떻게 경찰에 잡히지 않고 이렇게 거대한 양귀비 농원을 가꿨는지, 거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에게 일일히 설명해 주셨다.


"그… 그런…"


"첫 거래는 제타스 놈들이란다. 놈들은 악마처럼 가격을 후려치는데, 우리는 밀수 통로를 알고 있으니 그걸로 협박하면 좀 설득이 먹힐 테지."


"어머니, 이제와서 그걸 말해 주시는 이유가"


"꼬리를 밟혔어."


탕-!


어머니는 스스로 머리에 총을 쐈다.


이제부터,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