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reddit.com/r/DnD/comments/2mjhz9/what_would_happen_if_an_intelligent_greatsword/


나는 갈그다. 

나는 강하다.

나는 오거라서 강하다.

이 숲에서 나보다 강한 자 없다.

내가 어릴 땐 나이 든 오거가 규칙을 만들고, 

따르지 않으면 때렸다.

이제 내가 나이 들었다. 내가 규칙 만든다.

내가 가고 싶은 곳 간다.

내가 먹고 싶은 것 먹는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 빼앗는다.


어느 날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찾아낸다.

분홍피부의 예쁜 뾰족몽둥이다.

짧고 둥근 끝에는 환한 돌이,

길고 뾰족한 끝은 샘물처럼 반짝인다.

원하는 것은 빼앗는다.


예전에 딱딱한 껍질을 두른 작은 분홍피부가 

뾰족몽둥이 들고 내 숲에 온 적 있다.

다른 애들보다 똑똑하다.

자기들이 세게 못 때린다는 걸 아니까 더 잘 때리려고 한다.

나는 이제 이 예쁜 뾰족몽둥이로 

세게도 때리고 잘 때리기까지 할 거다.

얼른 이 뾰족몽둥이로 때려보고 싶다.


뾰족몽둥이가 날 때릴 줄은 몰랐다.


뾰족몽둥이 살아있다.

뾰족몽둥이 화낸다. 

내가 원하는 거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 때린다.

나 맞은 적 있다. 나는 강하니까 맞아도 괜찮다.

하지만 내 마음을 때린다. 

그래서 어떻게 반격해야 할지 모른다.

길고 긴 시간 만에 처음으로… 굴복한다.

뾰족몽둥이 강하다.

이제 뾰족몽둥이가 규칙 만든다.


뾰족몽둥이가 뭘 할지 정한다.

내가 숲에서 싸워대는 걸 막는다.

내 구역을 포기시킨다.

싫지만 이제는 뾰족몽둥이가 규칙 만든다.

나는 이제 강하지 않다.

시간이 흐르자 뾰족몽둥이가 

화내는 걸 멈추고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뾰족몽둥이가 자기 이름 말해준다.

그녀는 문슬라이서.

분홍피부 주술사가 분홍피부 전사들을 위해 만들었단다. 

이건 이해한다.

그녀는 분홍피부의 적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나는 분홍피부의 적이다.

그녀는 나를 죽이지 않는다. 

이건 이해하지 못한다.


=====


어느 날 저녁을 먹다가 문슬라이서한테 묻는다.



"왜 나를 안 죽이나?"


"질문의 요지를 이해 못하겠구나." 문슬라이서가 답한다.


"너는 분홍피부 뾰족몽둥이다."


"대검이니라." 문슬라이서가 끼어든다.


"그리고 분홍피부의 적들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나는 악을 멸하기 위해 단조되었느니라."



문슬라이서가 답한다.

그녀는 항상 이상한 수수께끼처럼 말한다.

익숙해졌다.



"그래, 악. 그 단어 안다. 

분홍피부의 적이란 뜻이다.

나는 분홍피부의 적이다. 나는 악하다.

왜 나를 멸하지 않나?"



문슬라이서가 오랫동안 답하지 않는다.



"너는… 그래, "분홍피부의 적"이니라.

많은 이들이 너를 악하다 부르겠으나…

나는 확언하지 못하겠구나.

나는 네 저항을 예상했다. 하나 너는 그러지 않았다.

숲속의 다른 이를 괴롭히는 걸 금했을 때, 

나는 네 반항을 예상했다. 하나 너는 그러지 않았다.


"문슬라이서가 갈그보다 강하다.

그러니 문슬라이서가 규칙 만든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네 안 어딘가에 선함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선함이 무엇인가?" 내가 묻는다.


"선함이란" 문슬라이서가 말을 멈춘다. 혼란이 느껴진다.

"선함이란… 어찌 설명하면 좋을까? 이는


다시 말을 멈춘다. 오랫동안 조용하다.


"직접 보여주는 것이 최선의 설명일 듯하구나.

잠들 거라, 갈그. 내일부터 우리는 선을 행할지니."


=====


다음 날, 문슬라이서는 나를 

들판 한 가운데의 분홍피부 집으로 이끈다.

지금은 아무런 분홍피부도 없다.

그녀가 무너진 돌담들을 보여준다.

돌을 주워 담을 고치라 말한다.

그러고 우리는 떠난다.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왜 돌담을 고치나?" 내가 묻는다.


"그 담은 사람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느니라." 문슬라이서가 말한다.

"수년에 걸쳐 침략자들에게 무너졌도다.

너는 이를 수리함으로써 인간을 더욱 안전하게 해주었느니라. 

더욱더 강하게 말이다." 


"왜 안전하게 해주나?" 내가 묻는다.

"나는 분홍피부의 적이다. 걔들을 강하게 해주고 싶지 않다."


"인내심을 가지거라, 갈그여." 문슬라이서가 말한다.

"인내와 믿음을 가질지어다.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지니."


그녀 말을 믿지 않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말이 되지 않는다. 분홍피부의 방식은 이상하다.


=====


다음 두 계절이 지나는 동안 

문슬라이서는 나를 분홍피부 땅으로 보낸다.

돌담을 고친다.

소를 붙잡은 후 잡아먹는 대신 방목지에 돌려놓는다.

어떨 때는 도로 위 인간을 겁준다.

어떨 때는 도로 위 인간에게서 숨는다.

겁주는 인간들은 "노상강도"고 

숨어야 하는 인간들은 "상인"이라고 한다.

나는 둘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상인은 약한 인간이니라." 문슬라이서가 말한다.

"노상강도들은 강하고, 상인의 것을 빼앗으려 하느니라.

그들이 더는 상인의 것을 앗아가지 못하도록 쫓아내는 중이다."


"말이 된다." 내가 말한다.

"강하면 가지고 싶은 것 빼앗는다.

왜 그러지 못하게 겁주라고 하나?"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것은 선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이 선함이란 건 말이 안 된다. 나는 절대 이해 못할 거다."


"이해하게 될 게다." 문슬라이서가 말한다.

"믿음을 가지거라."


=====


많은 계절이 지나는 동안 

문슬라이서는 내가 이해 못하는 일들을 시킨다.

시간이 흐르고 분홍피부… 인간들…이 나를 본다.

처음에는 무서워한다.

이건 이해한다.

하지만 서서히 나를 덜 무서워한다.

더는 나를 봐도 도망치지 않는다.

이건 이해하지 못한다.

강줄기가 인간들 밭에 닿도록 긴 도랑을 판다.

인간들 도로 주변에 담을 세운다.

커다란 자루에 음식을 담아 인간들 도시에 두고 온다.



어느 한 계절, 대폭풍이 온다.

문슬라이서가 한밤중에 나를 깨우더니 

동굴에서 나가 인간 땅으로 향하라고 독촉한다.

이전에 여러 번 가까이 간 도시다.

마을을 관통하는 강물이 넘친다.

인간들이 허우적대고, 소리 지르고, 가라앉는다.

무서워한다.

문슬라이서가 나를 범람한 물줄기 너머의 인간들 집으로 보낸다.

나는 인간을 물에서 건져 집 위에 올려놓는다.

반복한다. 또 반복한다.

피곤하지만 문슬라이서가 계속 나를 떠민다.

내 가슴까지 올라오는 물살을 거스르며 인간을 더 구한다.

수컷 인간, 암컷 인간, 어린 인간, 늙은 인간.

전부 구한다.

동이 트고 물 높이가 낮아지자, 평생 중 제일 피곤해진다.

무릎을 꿇는다.

잠이 들면 인간들이 날 죽일 거라는 걸 알지만 도망치기엔 너무 피곤하다.

잠든다.


=====


깨어난다.

젖지도, 춥지도, 피곤하지도 않다.

따스하고, 건조하고, 무언가 부드럽고 편한 것 위에 누워있다.

인간 곳간을 알아본다.

도망쳤던 말들을 여기로 가져와 본 적 있다.

많은 가죽이 날 덮고 있다.

나는 인간이 건초라고 부르는 마른 풀 위에 누워있다.


수컷 인간이 들어온다. 

내가 눈 뜬 걸 본다.

도망치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

대신 미소 짓는다.

내게 커다란 꾸러미를 건넨다.

꾸러미 안에 고기가 있다.

요리된 맛있는 고기다.

평생 맛본 고기 중 최고다.

인간을 살펴보고 싶지만 배가 고파 먹는 것에 집중한다.

내가 다 먹자 인간이 뼈와 꾸러미를 들고 나간다.


하루가 흐르는 동안 많은 인간이 곳간에 들른다.

몇몇은 문가에서 나를 쳐다만 본다.

몇몇은 안으로 들어온다.

대부분 내가 어젯밤 구한 인간들로 보인다.

나는 아직 피곤해서 곳간에 계속 누워 있다.

기분을… 설명하기 어렵다.

인간들은 날 위협하지 않지만, 내가 강해서가 아니다.

마침내 그날 저녁, 많은 인간이 곳간 안에 들어온다.

문슬라이서를 들고 온다. 



"너를 대신하여 인간들과 합의를 보았느니라." 그녀가 말한다.

"새집으로 삼게 이 곳간을 네게 주겠다더구나.

네게 음식을 나눠줄 테니 노상강도들로부터 도로를 지키고

가축 다루는 걸 도우며 건물을 수리해달라 요청하였다.

나는 너를 지도할 수 있도록 함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조용하다.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말한다.

"만약 내가 강해서 빼앗으려고 하면 주지 않을 것들이다.

도망치거나 맞서 싸울 거다."


"하지만 너는 빼앗으려고 온 것이 아니지 않느냐." 문슬라이서가 답한다.

"그 차이이니라.

너는 인간의 집을 지켰노라.

인간의 상인을 보호했노라.

인간의 가축을 구출해냈노라.

그리고 이제는 그들의 목숨마저 구해냈노라.

그렇게 네가 주고, 주고, 빼앗지 아니하니

그들이 자진해서 네게 주고 싶어 하는구나.


앞으로 네가 빼앗으려 하지만 않는다면, 보답받을 것이다.

그들에게 봉사함으로써 너는 숲에서 살던

그 어떤 때보다도 더욱 자유로워지리라.

네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다.

네가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이 네 힘이 되었으니

너 또한 그들의 힘이 되리라.


이것이 선함이다."


그러자 나는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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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대 팔라딘의 질서 선 성향 영혼이 들어있는 대검을 

악독한 오거(ogre)가 줍고,

검이 질서 선 성향 제안을 오거한테 계속 제시해대니까

멍청한 오거가 따라버린다면… (후략)'에 달린 답글임.


원래는 비슷한 소재를 써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도 이걸 초월하지 못해서

아예 원본을 찾아서 번역하기로 했음.

일단은 문슬라이서로 구글링해도 안 보이던데

다른 번역본이 이미 있는 지는 몰?루



만약 장챈에 이런 거 올려선 안된다면 알려줘.


그리고 이런 번역물 올려도 되는 챈 알려주면

얘 포함해서 앞으론 거기에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