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 쿵, 사람 키의 세배는 족히 되보이는 무쇠 발이 늪지대를 말그대로 짖이끼며 달렸다.


그 무쇠 발이 이고 있는것은 하나의 도시, 그 이름은 '뉴서울 시티 II'.


한반도에 일어난 재앙 이후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이 도시는 무려 4700마리 좀비의 다리로 움직인다.


먹지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무한히 움직이는 좀비는 극히 비효율적인 거대 이동 도시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이동 도시는 '뉴서울 시티 II'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도시와 국가에서 만들어진 이동 도시들은 이제 폐허가 된 지구를 떠돌아다니며 자원을 약탈한다.


그리고 좀비의 감염력이 사라지고 난 후, 좀비는 희소 자원이자 국력이 되었다. 모든 도시들은 야생 좀비들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 온 지구를 누볐다.


서로 가진 좀비를 약탈하고자 도시끼리의 전쟁도 일어났으며 야생 좀비를 확보하는 좀비 사냥꾼들은 사시사철을 도시와 땅을 오가며 좀비들을 잡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뉴서울 시티 II의 슬럼에서 감염력을 지닌 어린아이가 발견된다.


이 이야기는, 좀비 사냥꾼의 작살을 피해 도시를 탈출한, 좀비를 타고 땅을 누비는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