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카데미 천재 무녀가 되었다' 라는 제목을 가진 소설이 있었다.

줄여서 '아카무녀'라고 자주 불리던 소설이었는데, 꽤나 인기있었던걸로 기억한다.

뭐, 선호작 수가 어쨋니 조회수가 어쨋니 하던 것들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랬던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글의 성공 비결은 필력, 성실성, 캐릭터성, 주인공과 조연 사이의 캐미와 작가 특유의 개그 센스 연참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역시나 독특한 세계관이 그 성공에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응? 소설은 이름밖에 기억을 못 하면서 어떻게 세계관 같은건 잘 기억하냐고?

그야..

나는 나와 마주보고 있던 소녀에게서 눈을 떼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마치 어린아이가 물감놀이하듯, 형형색색의 빛깔으로 유유자적 떠다니는 구름의 위로 아이들을 태우고 날고있는 드래곤의 그림자가 슉 스쳐지나갔다.

잠깐동안이지만 우리가 서있던 거리가 거대한 존재의 비행에 의해 어두워졌다가 다시 빛을 되찾았다.

그에 뒤이어 늦었다는듯 날아간 드래곤의 뒷모습을 허겁지겁 따라온 바람이 후웅- 불어오고 그 거센 숨결에 내 머리카락이 파라락 부나꼈다.

이제는 순식간에 멀어진 드래곤의 잔향을 따라 점점 멀어져가는 아이들의 꺄르륵 소리가 환상처럼 들리자,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저거 재밌는데 라고 생각했다.

아, 참고로 드래곤 저거 시급 19,000원 짜리 알바다.

그래. 아까 왜 알고 있느냐고 물었지?

내가 거기 빙의했거든.